[1편] [2편] [3편] [4편] [5편] [6편] [7편] [8편] [9편] [10편] [11편] [12편] [13편] [14편] [15편]


원본 출처: https://www.fimfiction.net/story/4656/16/anthropology/a-new-challenge

역자: Ad Hoc


 


인류학

by JasonTheHuman



라이라는 인간에 대한 미지의 전설 뒤에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기로 결심했습니다.




새로운 도전


지난 그랜드 갤로핑 갤라가 너무 오래전처럼 느졌지만, 아직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다. 그날이후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첫 밴드 연습을 하러 랜달의 집에 가는 건 평소의 일상으로 돌아간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네이선이 집 앞에 차를 세우자, 라이라는 차고의 문이 열려 있으며, 랜달이 다른 뮤지션과 함께 서 있는 걸 보았다. 그 다른 뮤지션은 자신의 기타를 조율하고 있었다. 저들 뒤에는 드럼 세트가 있었다. 랜달은 라이라를 알아보고 손을 흔들었다. 라이라는 웃더니, 랜달을 만나러 뛰어갔다. 네이선은 뒤에 있는 트렁크에서 앰프를 꺼내오러 갔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랜달은 옆에 서 있는 다른 인간으로 시선을 돌렸다. "마이크, 이쪽은 라이라야. 이번에 새로 들어온 리드 기타리스트지."



"만나서 반가워요." 라이라는 악수를 하길 기대하며 손을 내밀었다.



랜달이 마이크라고 했던 그 인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라이라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좀 어려 보이는데."



"맞아, 얘는..." 랜달은 잠시 생각했다. "기억이 안나서 그러는데, 몇 살이었죠?"



마이크가 악수를 받아들이지 않자 라이라는 손을 천천히 내려두었다. "16살이요."



"맞아, 그랬지..." 랜달은 고개를 끄덕였다. "공연때 나이를 언급할 일도 없을거고, 별 문제는 없을 것 같은데. 그리고 다른 사람한테 술이라도 얻어먹는게 아닌 이상 법적인 문제도 없을거고."



마이크는 어깨를 으쓱했다. "알겠어."



"저랑 마이크가 이 밴드를 처음 만들었어요. 그리고 케이시라고, 당신처럼 포스터를 보고 들어온 사람도 만났죠. 마이크는 밴드의 베이스 연주자고, 케이시는 드럼을 연주하지만, 리드 기타리스트 없이 진짜 공연을 할 수는 없죠."



"근데 케이시는 어디있어? 우린 지금쯤 출발하기로 되어 있는데. 드러머가 박자 감각은 좋은데 시간 감각은 없기라도 하나?" 마이크는 자기가 한 농담에 웃었다.



"그런거지 뭐." 랜달은 라이라쪽으로 몸을 돌렸다. "별로 신경 쓰지 마요." 랜달이 말했다. "아무튼, 우린 곡 몇 개를 연습해 왔어요. 대부분은 80년대에서 90년대 초반 음악을 커버하는거 뿐이지만. 오랫동안 인기 있던거라, 전에 들어본 적 있을거예요." 라이라는 들어본 적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한걸 따라잡으려면 연습을 더 해야할거예요, 그래도 전에 한걸 보니 잘 하는 것 같던데."



"전 정말 빠르게 배우거든요." 라이라가 말했다.



"다행이네."



라이라는 랜달의 큐티 마크를 한번 더 보았다. 왜 자기가 만난 다른 인간들은 큐티 마크를 가지고 있지 않은지 아직도 궁금했다. 게다가 라이라도 어렸을 때 큐티 마크를 얻었는데, 자기도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큐티 마크의 위치로 어느 정도는 이해되는게, 옷에 가려지는 팔 쪽에 있어서 잘 볼 수 없는 것 같았다. 라이라는 랜달의 재능이 어떤 것이기에 그런 드래곤 무늬를 가지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네이선은 한 손으론 앰프를 들고 라이라의 뒤로 다가갔다. 라이라를 위해 앰프를 미리 세팅해 둔 상태였다. "저기, 어, 렌달씨..." 네이선은 고개를 조금 꾸벅이고는, 마이크로 시선을 행했고, 그 뒤엔 문 쪽으로 시선을 향했다. "안에서 기다리고 있어도 될까요? 얼마나 오랫동안 연습하는건가요?"



"몇 시간은 될 겁니다. TV 보셔도 돼요. 냉장고는 건드리지 말고요." 그는 자기가 한 말을 강조하려고 그 말을 하는 중에 네이선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네이선은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난 괜찮아. 나중에 보자." 네이선은 문을 닫기 전에 마지막으로 라이라를 돌아보며 안으로 들어갔다.



네이선은 전에 라이라에게 여기에 내리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었다. 왜 그렇게 걱정을 많이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덕분에 마음은 편안해져서, 네이선이 고마웠다.



라이라는 기타 케이스를 꺼내어 세팅을 하기 사작했다. 땅에는 전선이 엉켜져 있었고, 라이라는 자신의 기타에다 코드를 꽂기 위해 그 줄을 밟으면서 넘어갔다. 그러곤 몇 번 소리를 내어 잘 되었는지 시험해봤다.



"자, 이젠 기타리스트도 있는데..." 마이크가 말했다. "매니저는 언제 생기지? 공연을 하지 않으면 밴드가 아니잖아."



"그건 진행중이야. 지금은 연락을 기다리고 있고, 곧 있으면 공연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랜달이 말했다.



기타 소리에 만족한 라이라는 언제쯤 연습을 시작할지 궁금해하며 서 있었다. 그리고 어떤 곡을 연주할지도 궁금했다. 그게 중요했다.



"저기, 랜달?" 라이라가 말했다. "악보 같은 거 있어요? 뭘 연주하는지도 잘 모르겠는데..."



"태블러처* 말하는거죠? 아, 예. 저기 어딘가 있을 거예요. 가서 찾아보죠." 그는 집 안으로 향했다.



(* 음높이보다는 운지법에 중점을 두어 표시한 악보. 기타 등의 프렛이 있는 현악기에 사용.)



라이라가 차고에서 기다리는 동안, 마이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베이스 준비는 이미 다 마치고, 음정도 잘 맞았는데도 계속 자기 베이스를 신경쓰는 시늉을 했다. 그의 앰프에서 들려오는 낮은 음의 소리만 빼면 조용했다. 라이라는 뭔가 담소라도 나눠야 할지 고민했다.



랜달은 몇 분 뒤에 돌아왔다. "여기 있어요. 우린 지금 몇 곡을 연습해서. 따라잡으려면 따로 연습해야 할지도 몰라요."



라이라는 그 종이를 살펴봤다. 기타 태블러처. 인간은 이걸 그렇게 불렀다. 일반적인 악보와는 달랐지만, 대부분의 표기법은 이퀘스트리아의 것과 같았다. 이건 우연일리가 없다. 이퀘스트리아의 역사에서 읽은 것과 같은 나라와 언어가 있다는 것도 우연일리가 없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그저 편리하다는 것 말곤 별 의미는 없었다.



밖에서는 원래 파란색이었을 것 같은 아주 지저분한 차가 우르릉거리는 소음을 내며 주차를 했다. 그 차는 하도 더러워서, 더럽다는 농담을 듣는 네이선의 차가 고급스러워 보일 지경이었다. 앞좌석에서 다른 인간이 내렸다. 금발이었고, 얼굴에 털이 듬성듬성 나 있는 남자였다. 그는 밴드에 합류하려고 차고로 빠르게 다가왔다.



"케이시! 드디어 왔구나!" 랜달이 말했다.



새로온 인간은 라이라는 빤히 쳐다봤다. "얜 누구야? 네 여동생? 그나저나 헤어스타일 미쳤는데." 그는 그 말을 하면서 웃었다. 라이라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몰랐지만 말이다.



"우리 밴드의 기타리스트야." 랜달이 말했다.



"진짜로? 아니, 얘가 누군데?"



"전 라이라예요. 어서 빨리 함께 공연하고 싶어요!" 라이라는 손을 내밀었고, 케이시는 마지 못해 악수를 했다.



"야, 우리 상황이 절박하긴 하지만, 얘는 어리잖아." 케이시가 말했다.



"전 프로 경험도 있거든요." 라이라가 말했다.



"나한테 말해 준 적도 있어." 랜달이 말했다. "연주 한번 들어보면 너도 이해할거야. 자 그럼 이제 시작합시다. 오늘 일 끝나고 연습하고 싶어서 죽겠다고."



"그래, 그럼 그냥 해보지 뭐." 케이시는 드럼 세트 뒤쪽에 자리를 잡았다.



랜달 외의 밴드원들은 갈라 공연때 음악가들 처럼 남에게 쌀쌀맞게 구는 것 같았다. 라이라는 데바쥬를 느꼈다. 첫 곡을 시작하기 까지는 말이다. 라이라는 이제 막 기타 태블러처를 본 참이었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이해할 수 있었다. 리프는 곡 전반적으로 몇 개의 똑같은 코드가 반복되는 형식으로, 충분히 쉬웠다.



곡이 끝나자, 모두가 조용히 하고 있었다. 마지막 음이 차고를 통해 오랬동안 울려 퍼지는 것 같았다. 아마 에코일 것이다.



"얘 이 곡 처음하는거 맞지?" 마이크가 천천히 말했다.



라이라는 고개를 그덕였다. "네, 2절 쯤 어디서 좀 잘못 한 것 같은데. 한번 더 해 볼 수 있을까요?"



"너 얘 어디서 만난거야?" 케이시가 말했다.



랜달은 "잘한다고 했잖아." 라고 말하는 듯 한 눈길을 그 둘에게 주었다. 그 뒤, 다시 곡을 시작할 수 있도록 셋부터 숫자를 세었다.


연습은 몇 시간 동안 계속되었다. 음악에 대한 느낌은 항상 같았다. 락 음악은 꽤나 짧고, 중독적이고, 에너지가 넘쳤다. 라이라가 캔틀롯에서 연주했던 복잡하면서도 기억에 남지 않는 느린 곡조의 고전작과는 완전 달랐다. 



라이라는 네이선의 차로 돌아왔다. 어떻게 하는건지는 몰라도 몸을 뒤로 밀어낼정도로 빠른 수레에 익숙해지는 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처음 탔을 때보다는 더 나아졌다. 다른 인간들처럼, 익숙해 지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것 뿐이다. 라이라는 과거 사과 수레 처럼 통제 불능이 되는걸 본 적이 없다는걸 다시 상기했다. 하지만, 그런 사고는 너무나 쉽게 머릿속에 떠오르는 법이다.



"오드리가 문자로 저녁 식사 할 수 있는지 물어봤어." 네이선이 말했다. "축하해 주려는 거겠지, 아마도. 근데 사실 난 그냥 심심해서 가는거야. 내 부모님은 내가 몇 시에 돌아와도 별로 신경 안 쓰기도 하고."



"재밌겠는데." 라이라가 말했다. 하지만 그건 곧 차를 좀 더 타고 있어야 한다는 것임을 깨달았다.



차는 네이선이 오드리를 데려 올 수 있도록 오드리의 집 앞에 주차됐다. 오드리를 태우고, 차는 인간이 "쇼핑몰"이라고 하는 곳으로 향했다. 라이라는 전에 그런 데를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둘은 이미 라이라가 그런 말을 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네이선은 다른 인간의 차로 가득 찬 공터에다가 차를 세웠다. 라이라는 차에서 남들보다 더 빨리 내렸다. 비좁은 자리에서 나오게 되었다는 안도감은 쇼핑몰에 대한 관심만큼 컸다.



이 건물은 거대했다. 캔틀롯 성에 필적할 정도였고, 인간의 주 의회 건물이 조그마해 보일 정도였다. 이곳에 들어가자, 그 안의 풍경에 라이라는 숨을 쉴 수 없었다. 이 건물 하나에는 포니빌에 있던 가게보다 더 많은 가게가 있었다. 이곳의 모든 것이 캔틀롯 출신 포니...아니, 인간에게 깊은 인상을 주기엔 충분하고도 남을 정도였다.



네이선은 라이라의 눈이 휘둥그레진 것이 마냥 재미있었다. 네이선과 오드리는 둘 다 자기 세상의 놀라운 풍경에도 별 감흥이 없이 익숙하다는 것처럼 행동했다.



"중식이 좋을까?" 네이선이 물었다.



"초밥이 더 좋을 것 같은데. 여기 중식은 별로야." 오드리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예전에 식중독 걸린게 여기서 먹은 중식 때문이었을껄."



"윽, 그럼 오늘은 거창한걸 먹어볼까." 네이선이 말했다.



"난 다 좋아...거의 다." 라이라가 말했다. 라이라는 처음 보는 음식을 얼마나 많이 먹어봤는지, 특히 디저트를 얼마나 많이 먹어봤는지 잊어버렸다. "하지만...음..."



오드리는 라이라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챘다. "채식주의자용 음식도 있을거야." 오드리가 말했다. "생선도 괜찮다면 말야. 어떤 채식주의자는 생선은 예외로 먹는 걸로 알고있어."



라이라는 몸을 떨었다. "아니, 난....그냥 채소만 먹을게."



이 셋은 가는 길에 꽃가게와 미용실을 지나쳤다. 이곳엔 정말 모든게 있었다. 시장이 열렸을 때 로즈럭이 일했던 꽃가게와 봉봉과 함께 몇 번 가본 알로에와 로터스의 뷰티샵을 떠올리게 했다.



식당은 2층의 발코니 앞에 있었다. 위 아래 층에도 가게가 여러개 있었는데, 전부 인간으로 꽉 차 있었다. 라이라는 머리 위 하늘에서 내려오는 햇살을 반사해 반짝이는 모자이크 타일을 내려다보려고 난간에 몸을 기대었다.



"오긴 할거야?" 오드리가 라이라에게 말했다. 라이라는 몸을 돌려 식당 앞 일행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향했다. 벽에는 메뉴판이 붙어 있었다. 오드리는 메뉴판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여기 좋네, 여기 채식주의 음식은 다른 식당보다 싸. 여기 몇 번 더 올지도 모르겠는걸."



대부분의 인간이 고기를 먹는다는건 아직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인간은 고기가 어디서 나오는지도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래도...고기를 먹는 동물은 많으니까. 자기 종족을 존속시키기 위해서일 것이다. 다른 동물들이 식물이나 보석을 먹는 것처럼.



셋은 카운터에 주문을 했다. 라이라는 인간과 대화하는 것에 능숙해졌다. 얼마 전엔 주변에 한 인간만 있어도 입이 마를 정도로 떠들 정도였다. 이젠 일상적인 것이다. 인간 세계에 어울리게 된 것만 같았다.



일행은 테이블에 앉았다. 쇼핑몰엔 사람이 많았지만, 이 가게는 앉을 곳이 있었다.



"그래서, 밴드는 어땠어?" 오드리가 물었다. "기분 좋아 보이는데."



"굉장했어! 랜달은 우리가 음악을 커버할거라고 했어. 다른 밴드가 쓴 곡을 연주한다는 거야." 라이라가 말했다. "나는 밴드는 자작곡만 하는 줄 알았거든. 원래는 그렇지 않아?"



"잘하는 사람은 그렇지." 네이선이 말했다. "유명한 사람은."



"근데 랜달은 자기가 작곡한건 별로라고 하더라고." 라이라가 말했다. "어려울것 같아. 작곡도 하고, 연주도 한다니? 그러려면 정말... 정신없이 힘들거야, 그렇지 않아?"



"그렇겠지. 건즈 앤 로지스*가 그랬다던데." 네이선이 말했다.



(* 1985년 결성된 록 밴드. 2009년에 내한 공연을 한 적이 있다.)



"그거 알아? 우리가 하고있는 곡은 내가 전에 연습했던거랑 완전 달라. 소리가 엄청 커. 그래도 난 신경 안쓰지만." 라이라가 말했다. "다른 밴드 멤버들은 나보다 더 오래 연습한 것같아. 그래서 집에 가면 좀 더 연습하려고."



"그래, 그 밴드 멤버 말인데..." 네이선이 말했다. 네이선은 밴드 멤버를 만날 기회가 없었다. 그저 연습이 끝날때까지 집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었다.



"다들 좋은 사람이야. 근데 내가 거기서 제일 어려." 라이라가 말했다. "사실 좀 놀랐어."



"우리 또래 얘들은 대부분 학업에 집중하니까." 오드리가 말했다.



"맞아..."라이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걸 잠시 잊고 있었다.



"밴드 멤버는 다 20대처럼 보였어." 네이선이 말했다. "애초에 랜달이 널 끼워준 게 신기하다."



"난 같이 음악하는 다른 포... 다른 음악가들에 비해서 나이가 어린가봐. 항상 그랬어." 갈라 공연때의 음악가들은 다들 라이라보다 몇 살 더 많았고, 이런 행사에 고정적으로 초청을 받는 것 같았다. 근데 이 인간들은 6~7살 더 많으려나? 별로 많이 차이가 날 것 같진 않았다.



 "그래. 미스터리한 과거를 가진 어린 신동이네." 네이선이 말했다.



오드리는 더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고 한숨을 쉬었다. 그리곤 얊은 종이 포장을 뜯어 그 속에 든 긴 나무 막대기 두 개를 꺼냈다. 라이라는 오드리가 손가락을 능숙하게 움직여 그 막대기로 음식을 집어드는 것을 배가 고픈줄도 모르고 바라보았다.



"그건 뭐야?" 라이라가 막대기를 가리켰다.



오드리는 잠시 멈춰, 라이라를 바라보았다. "아보카도 롤인 것 같은데..."



"아니, 음식을 집는데 사용하는 그거 말야."



"젓가락?"



"젓가락질은 전혀 익숙해지질 않는다니까." 네이선이 말했다. "너무 번거로워. 그래도 포크가 있으니 다행이네." 그는 포크로 음식을 찔렀다.



라이라는 그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그저 복잡해 보이는 오드리의 손의 움직임에 집중하고 있었다. 새로운 도전거리였다. 그리고 꽤 재밌어 보였다.



라이라는 자기 접시를 내려다보고, 접시 주위를 훑어보았다. 여기있다! 그 종이 포장이 여기에도 있었다. 라이라는 그걸 포장을 뜯고 막대기를 꺼냈다. 라이라는 그걸 들어올리거니, 얼굴쪽으로 치켜 들어 꼼꼼히 살펴보았다.



"전에 젓가락 써본 적 없어?" 오드리가 말했다. "질문이 좀 그랬지? 써봤을거 아냐."



"이런건 본 적도 없어." 라이라는 오드리쪽은 바라보지도 않고 말했다. 이 막대기를 어떻게 잡을지 알아내려고 애썼다. 오드리는 이걸 쉽게 사용했다. 이 막대는 특별한 것도 없어 보였다. 그저 매끄러운 나무 막대일 뿐이었다. 인간은 자신의 재주를 과시하기 위해서, 아니면 기량을 시험하는 용도로 만들었겠구나. 라이라가 떠올릴 수 있는 설명이라곤 그런 것 뿐이었다.



"거길 좀 더 세게 잡아봐, 라이라." 네이선은 먹는걸 잠시 멈추고 라이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라이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모든 집중력을 이 작은 나무 막대기에 쏟아부었고, 어떻게 해야 떨어뜨리지 않고 손가락으로 잡을 수 있는지 알아내려 했다. 그리고 막대기를 가지고 음식을 집어내려 했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너도... 포크 있어." 네이선이 말했다. "알곤 있지?"



"포크는 평소에도 썼어. 이건 새로운 거야." 라이라는 막대기를 좀 더 만지작거렸지만, 다시 떨어뜨리고 말았다. 라이라는 다시 막대기를 집어들곤, 다시 시도해 보았다.



오드리는 테이블을 가로질러 손을 뻗었다. "여기, 하나는 여기다 놓고..." 오드리는 막대기 하나를 라이라의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 사이에 끼워 놓았다. "그리고 다른 젓가락을 움직이게 하면 돼."



라이라는 초밥을 집으려고 했지만, 떨어뜨렸다. 몇 번 더 했지만, 다를 건 없었다. 몇 번 더 한 뒤에야, 초밥을 하나 입 쪽으로 들어올릴 수 있었다. 몸을 숙인 채였지만.



네이선은 박수를 쳤다. "잘했어."



라이라는 환하게 웃었다. "해냈다." 그 뒤엔 얼굴을 찌뿌렸다. "이게 대체 뭐야? 맛이 이상해. 맛없는건 아닌데, 좀 예상 밖인걸."



"아보카도랑 오이일껄, 아, 해초도 있을거야." 오드리가 말했다. "그건...괜찮지?"



"아니. 근데 난 전에 해초를 먹어본 적 없어. 어디서 구한거야? 근처에 바다라도 있어?"



"그랬음 좋겠네. 아이오와는 사방이 육지거든." 네이선이 말했다.



"그리고 우리가... 아이오와에 있는거고." 라이라는 네이선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말했다. "그렇지?"



"맞아." 오드리가 대답했다. 그녀는 얼굴을 찡그렸다. "라이라, 여기가 어디인지는 알..."



"농담좀 한거야." 라이라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여기가 어디인지 정도는 알고 있지. 난 그렇게 바보가 아냐." 라이라는 웃었지만, 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래, 아이오와라? 이 단어는 왠지 익숙하게 들렸다. 어쩌면 인간이 몇 번 언급했을 지도 모른다. 프랑스에 있는 작은 지역의 이름일 것이다. 라이라는 한동안 지도를 보진 않았지만, 프랑스에 바닷가가 있다는걸 기억하고 있었다. 그럼 디 모인은 내륙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저 둘은 이미 라이라가 자신과 다르다는걸 이미 알아채서, 어떤 명분 없이 지도를 구하는 건 쉽지 않았었다. 



라이라는 다시 젓가락을 사용했다. 하나를 집고, 입까지 들어 올렸지만 곧 떨어뜨리고 말았다. "말똥같은..." 라이라는 작은 목소리로 욕을 했다.



오드리는 터져나올것 같은 웃음을 참았다. "뭐라고?"



"음, 어... 아무것도 아냐!" 라이라가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었어." 라이라는 다시 초밥을 집으려 해봤고, 이번엔 성공했다.



"너희 부모님은 라이라가 그렇게 오래 지내는거 어떻게 생각하셔?" 네이선이 물었다. "벌써 일주일도 넘게 살았잖아?"



"괜찮은것 같던데..." 라이라가 말했다. "날 좋게 보시잖아. 그렇지?"



"흠, 그래. 부모님도 너랑 지내는게 익숙해졌어." 오드리가 말했다. "항상 집안일을 도와서 그런거야. 정원 정리하는거 도와줘서 기타로 시끄럽게 연주하는것도 괜찮아 하시고."



"난 내 손으로 일하는게 좋아." 라이라는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일이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인간이 마법 없이 어떻게 살아온건지 알 수 있는 기회일 뿐이었다. 그리고 인간은 마법 없이도 일을 잘 해냈다. 다 인간이 만들어낸 도구 덕분이다. 몇몇 도구는 이퀘스트리아에도 있었지만. 모종삽만 봐도 손잡이를 손으로 잡을때가 사용하기 훨씬 더 수월했다.



"너, 오드리네 부모님이 돈도 주셔?" 네이선이 물었다.



"음, 주셔..." 라이라가 말했다. 하지만 돈을 바라고 한 일은 아니었다. 일을 도와주고 난 뒤 오드리네 부모님이 돈을 주겠다고 했을 땐 놀랐지만, 받아들였다.



"이쯤되면 여기 눌러 앉아도 될 것 같아." 오드리는 미소를 지었다.



라이라도 그건 인정했다. 그 말에 일리가 있었다. 이곳에 오래 사니 여기가 다른 세상처럼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고향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라이라는 아직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를 알아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게 가능하다면 말이다. 오드리는 어떻게 한건진 몰라도 컴퓨터로 네이선네 집을 찾았는데, 왜 라이라의 부모님은 찾지 못한걸까?



다시 식사로 돌아와서, 라이라는 이 나무 막대기로 다른 초밥 피스를 집었다. 다른 친구들의 접시를 보고, 식사를 이미 다 마쳤다는 걸 알아챘다.



"보아하니 여기 좀 더 오래 있게 되겠구만." 네이선은 천장의 유리창을 통해 하늘을 보며 말했다. "여기 더 있어도 돼, 라이라."



라이라는 결국 이 막대기를 다루는 법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


매주 월요일, 목요일, 금요일은 평소처럼 연습이 진행되었다. 랜달의 말로는 이 날이 다른 멤버들과 일정이 겹치지 않는다고 한다. 연습이 있는 날마다 네이선이 찾아왔다. 라이라는 가방에 짐을 다 넣고, 기타를 등에 멘 뒤에 네이선의 차를 타곤 했다.



아직 가방 안엔 일기가 있었다. 만약 오드리나 오드리네 부모님이 우연히 일기를 보게 되면, 설명해야할 것이 너무 많아질 것이다. 그래서 그냥 곁에 두고 있는 것이 낫다. 그리고 라이라는 아직도 일기를 쓰고 있었다. 젓가락을 어떻게 쓰는지에 대해서 쓰느라 페이지를 다 채웠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마지막 연습날이기 때문이다. 마이크와 케이시는 이미 차고에서 준비를 마쳤지만, 랜달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라이라는 기타가 잘 조율되었는지 확인하고 플러그를 꽂은 다음, 코드를 조금 쳐서 잘 되었는지 시험해 보았다. 연습을 하려고 랜달의 차고에서 이렇게 조율을 하는것도 익숙해졌다. 물론 캔틀롯 성이나, 평범한 연습실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곳에서 인간이랑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라이라는 랜달이 자신에게 준 곡을 한번 봐 보려고 가방에서 태블러처를 꺼냈다. 이 밴드에선 한번에 여러 가지의 곡을 연습하고 있었다.



"자, 얘들아. 방금 통화 끝났어." 랜달은 문을 휭하고 열면서 들어왔다. 기분이 좋아보였다. "2주 후에 뮤직 페스티벌에서 공연이 있을거야. 전에 너희한테 그날 비워두라고 한게 그거 때문이었어."



"진짜?" 케이시가 말했다. "시간이 촉박한데."



"라이라. 연습량을 두 배로 올리는게 좋겠어." 랜달은 손가락으로 라이라를 가리켰다. "시간이 별로 많진 않지만, 넌 재능이 있어. 마이크랑 케이시도 지금까지 수고 많았고, 하지만 우린 더 나아질 수 있어. 언제나 더 나아질 수 있지."



마이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물론이지."



"자, 지난번에 연습했던거랑 똑같은 곡이야. 완벽히 연주할 수 있게 하자. 돈 받고 하는 일이니까, 게으름 피우면 안돼."



돈 받고 공연을 한다고? 라이라는 랜달이 밴드 공연을 맡으리란건 알있지만, 이렇게 빨리 성사될 줄은 몰랐다. 언젠가 이런 날이 올 거란걸 기대해 왔었는데도. 인간들 앞에서, 다시 무대에 오르게 된다니, 굉장했다.



"그럼 Highway to Hell* 부터 시작하자." 랜달은 셋부터 숫자를 세었다. 그리고 시작되었다.



(* AC/DC의 6집 앨범의 대표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