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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출처 : https://www.fimfiction.net/story/4656/18/anthropology/past-lives
역자 : Ad Hoc
인류학
by JasonTheHuman
라이라는 인간에 대한 미지의 전설 뒤에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기로 결심했습니다.
과거의 삶
"유니콘... 이라." 오드리는 그 말을 되풀이하곤,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라이라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맞은편 침대에 앉았다. "내가 전에 살았었던 이퀘스트리아에 어떻게 가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어. 내가 이 세상에서 사라졌을 때 일어난 일이었지."
"그러니까... 지금까지 숨겨왔던게... 네가 유니콘이라는 거야?"
"유니콘이었지." 라이라는 말을 바로잡았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내가 인간인지 몰랐어. 사실, 난 평생동안 인간을 연구해왔어. 근데 셀레스티아 공주님이 말씀하시길, 인간은 실존하고, 내가 인간이었..."
오드리는 손을 들어 라이라의 말을 끊었다. "아냐. 잠깐... 좀 멈춰봐."
라이라는 의아했다. "사실을 말해주길 바랬잖아."
"물론이지. 난 사실을 원해. 그리고 지금까지 네가 어디서 왔는지에 대해 말한 걸 보면, 유니콘에 관한 얘기같지는 않아." 오드리는 무언가를 떠올리려고 말을 멈추었다. "예를들어... 넌 네 어머니는 기상청에서 일하신다고 했잖아."
"음, 엄마는 유니콘이 아냐. 페가수스지. 그리고 클라우즈데일에 있는 날씨 공장에서 일하셔. 비구름 생산을 담당하시지."
오드리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아냐, 그건... 말도 안 돼. 지금까지 나한테 거짓말을 했다는거야?"
"난 거짓말 안 했어. 사실을 덜 말했을 뿐이지, 거짓말은 안했어." 라이라는 자기 목에 걸린 목걸이를 내려다 보았다. 그리고 오드리가 그 리라 모양의 장식물을 볼 수 있도록 목걸이를 내밀었다. "보여? 여기 오기 전에 공주님께서 주신 선물이야."
"뭐, 마법이나 그 비슷한거라고 말할거야?"
"아냐. 마법은 그런 식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뿔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라이라가 말했다. "인간이 될 때 사라졌지. 대신 이걸 얻게 되어서, 별로 신경쓰이진 않았지만." 라이라는 두 손을 들었다.
오드리는 거의 웃을뻔 했다. "너 정말 정신나간 말을 하는구나. 알고는 있어?"
"받아들이기 힘들단거 알아. 그래서 전에 절대로 말하지 않았던거야. 그리고 난 이퀘스트리아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내 진짜 부모님을 만나고싶어. 인간 부모님을."
"그니까... 내게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던 이유는, 네가 인간 사회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중인 유니콘이기 때문이란거지."
"정확해."
오드리는 작게 웃었다. "너 진짜 그렇게 믿어?"
라이라는 오드리를 쳐다보았다. "물론이지. 인간 세상에선 그리 오래 있지도 않았어. 아직도 적응해 나가는 중이고. 여기 처음 오게 되었을 땐, 완전 압도당했지. 디 모인은 포니빌보다 훨씬 크거든."
"포니빌?" 오드리가 말했다.
"그래, 내가 전에 살았던 곳이야."
"거긴-"오드리는 말문이 막혔다. "아니다."
"넌 내가 사귄 첫 인간 친구야. 널 만나기 전엔, 인간은 그저 머나먼 존재로만 느껴졌어. 내가 인간이랑 비슷하다는 생각도 안들었어. 하지만 넌 우리가 비슷하단걸 보여줬어. 너에게 많이 배웠지. 네 도움이 없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지도 모르겠어."
"내가 널 만나기 전까지는 유니콘이었어?"
라이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집을 떠난 바로 그 날에 널 만났어." 라이라가 말했다. "너... 내 말 믿지?"
"물론 안 믿지. 유니콘이니 뭐니... 말도 안 돼잖아! 내가 이런말까지 해야 할진 모르겠는데, 유니콘은 진짜가 아냐, 라이라."
그 말은 전에 들었던 말과 많이 비슷했다. 내용은 반대였지만. 라이라는 오드리를 보았다. "너 봉봉같다."
"누구?"
"내 예전 룸메이트. 그 얘도 내 말을 믿지 않았어."
"그렇겠지! 그 얘도 유니콘 뭐시기를 믿지 않았는데, 나는 믿을거라 생각한 이유가 뭐야?"
"아냐. 봉봉은 인간을 믿지 않았어. 포니들은 우리가 그저 옛 이야기에 나오는 상상속의 생물이라고 생각했지. 대부분의 포니는 우리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어. 인간이 진짜라는 증거가 주위에 많이 있는데도 말야."
오드리는 그 말을 듣고 웃었다. 라이라에겐 가혹하겠지만. "라이라. 이건 터무니 없는 얘기로 받아들일게. 네 아버지가 소설가라는건 말이 되네. 넌 이야기를 진짜 잘 꾸며내. 근데..." 오드리의 표정은 다시 진지해졌다. "아직 넌 네가 한 말이 진짜라고 믿는구나. 그치?"
"물론이지." 라이라가 말했다.
문제는 증거가 아무데도 없다는 거였다. 있다 해도, 달라지긴 할까? 봉봉은 라이라가 얼마나 많은 증거를 찾아내도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그리고 라이라가 맞았다. 셀레스티아 공주님께선 라이라의 의심을 다 인정하셨고, 이제 라이라는 여기서 인간과 함께 살고 있다.
"유니콘이 진짜라는걸 인간에게 설득해야할거라곤 생각도 못했어..." 라이라는 말을 중얼거렸다.
"나도야. 이런 대화를 하게 될 줄은 몰랐어." 오드리가 말했다. "우리 부모님한텐 이런거 말하지 마."
"그럴 생각도 없어. 난 그냥 인간이 되고 싶었을 뿐이라고. 애초에 이런 얘기 하고 싶지도 않았는데..."
"좋아. 우리 부모님은 네가 마음에 드셨어. 내가 생각했던것보다 더 오랫동안 이 집에 살 수 있게 해주고. 근데 만약 네가 유니콘이니 포니세계니 뭐니에 대해 말한다면..."
"포니빌."
"아무튼. 요점은, 부모님은 널 미쳤다고 생각할거란 거야. 그리고 미친거 맞고."
라이라는 왜 이 이야기를 시작했는지 후회되었다. 이럴 줄 알았어야 했는데. 인간 세상은 이퀘스트리아랑 그렇다 다르지 않았다. "알겠어..." 라이라는 중얼거렸다.
"우린 너희 부모님이랑 연락해볼거야. 정말 너희 부모님인지 알아봐. 아무래도 넌 계속 지낼 곳을 마련해서 현실 감각을 갖추는게 최선일 것 같다."
"하나만 물어볼게." 라이라가 검지를 핀 채로 물었다. "유니콘이 뭔지는 알지?"
"알아, 근데 본 적은..."
"어떻게 아는거야?"
"음... 유니콘에 관한 이야기가 있으니까. 그치만 다 판타지야. 상상속의 동물이라고." 오드리가 말했다. "라이라. 이게 네 아버지가 쓴 이야기면, 네 아버지도 그건 다..."
"이퀘스트리아에도 인간에 대한 이야기는 있어. 그리 많진 않지만, 찾아보면 있어. 그리고 그건 인간이 존재하기 때문이야. 그 이야기는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오드리는 손을 얼굴에 대었다. "너한테는 그게 논리적으로 들리나 본데, 아무런 근거가 없잖아."
"우리 세계랑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난 많은 걸 알아내왔어. 포니들은 이퀘스트리아에 프랑스가 실존하는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프랑스가 뭔지 알고 있다고." 라이라가 말했다. "포니들은 내가 거길 갔었다는걸 믿지 못할거야."
"프랑스엔 언제 갔는데? 넌 펜실베니아에서 왔잖아. 적어도 네가 말한대로면 말야." 오드리가 말했다.
라이라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네가 그랬잖아... 디 모인은 프랑스에 있다고."
"여긴 미국이야. 프랑스 외래어는 얼마든지 있고."
"잠깐, 우리가..." 라이라는 시선을 아래로 하여 자기 발을 내려다보았다. "하지만 난 미국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는데. 내가 읽었던 이퀘스트리아 역사엔 그런게 없었어."
"미국을 들어 본 적이 없다고?" 오드리가 말했다. 그리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일어섰다. "라이라... 넌 정말 도움이 필요해. 자, 난 네 아버지랑 연락할 방법을 생각해 볼게. 넌 그냥... 모르겠다. 이 일은 내가 처리하게 해줘."
라이라는 자기 방으로 들어가, 침대 위에 쓰러지고는 천장을 바라보았다. 처음엔 인간에게 이퀘스트리아에 대해 말할 생각은 없었다. 거기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일단 이 세상에 적응하고 싶었다. 마치 몇 년 전부터 이 세상의 일부였다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라이라는 자신이 어디서 왔는지, 그리고 이 세상을 뒤덮고 있는 종족이 스스로의 멸종을 야기시켰다는걸 설명하고싶지 않았다.
그리고 또다른 세상이 존재한다는걸 증명할 증거도 없었다. 그리고 그걸 주장하면 인간들은 자신을 보고 미쳤다고 할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진짜로 그랬다. 오드리는 유니콘도 믿지 않았다.
포니빌에서 살았던 때랑 너무 비슷했다. 봉봉은 자신이 미쳤다고 생각했고, 그 "인간"이란 걸 떨쳐내길 바래서, 라이라는 인간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다. 그렇게 사태는 진정되었지만, 너무 힘겨웠다.
이퀘스트리아에선 모든 곳에 증거가 있었다. 인간은 이퀘스트리아에서 살았었고, 발명품을 남겨두었다. 그리고 인간은 멸종되었다. 라이라는 아직 그 부분을 오드리에게 말하지 않았다. 라이라는 자신을 포니보단 인간이라고 생각했으니 그 전쟁을 떠올리는 것은 더 힘들었다.
그리고 또... 이퀘스트리아에서의 삶은 다른 삶처럼 느껴졌고, 그러면서도 어제 거기에 있었던 것 처럼 느껴졌다. 라이라는 오드리네 가족과 밤마다 저녁 식사를 하는것에 익숙해졌다. 하지만 자신이 증명해내려고 노력한 생명체와 함께 이 집에 머무른다고 생각하니, 놀라웠다.
하지만 인간은 유니콘을 평생동안 본 적도 없었다. 그리고 몇 주 전에 봤던 그 포니가 무엇이었든 간에, 이퀘스트리아의 포니와 비슷한 구석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그 포니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라이라는 하릴없이 자기 손가락을 살펴보았다. 만약 유니콘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면, 오드리를 설득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자기가 미치지 않았다는 것도.
라이라는 자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이 세상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 라이라는 지금까지 "미국"이라는 곳에 있었다. 오드리의 반응으로 보아, 프랑스도 실존하는것 같다. 하지만 얼마나 멀리 있는 곳인지는 알 수 없었다. 적어도 가까운 곳에 있는것 같진 않았다.
라이라는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의 진짜 가족에게는 뭐라고 말해야할까?
오드리는 거실에서 노트북으로 작업중인 아버지를 찾았다. 오드리는 천천히 아버지께로 걸어갔다. 심각하게 다루어야 할 문제다...
"저기, 아빠?"
"왜그러니?" 그는 고개를 들지도 않았다.
"조금 갑작스럽긴 하지만... 라이라의 부모님을 찾았어." 오드리가 말했다.
그는 즉시 일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정말이니?"
오드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라이라의 친구가 어떻게 라이라의 아버지를 알아봤는지, 컴퓨터로 찾은 뉴스 기사를 설명해주었다. 방금 라이라가 얘기해준 얘기는 빼고. 그 이야기는 미친 소리에 불과했으니까. "왜 전에는 아무도 몰랐는지 모르겠어. 아빤 토마스 미켈라코스에 대해 들어본 적 있어? 꽤 유명한 것 같은데."
"잘 모르겠구나. 하지만 그 사람인게 확실하니? 왜 지금껏 아무도..."
"왜 아무도 몰랐던걸까?" 오드리가 말했다. 뭐, 라이라는 그에 대해 완벽하게 해명해 주었지만... "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사진 속 인물은 같은 사람같았어. 그리고 뉴스에 써져있던 실종 날짜는 라이라의 나이랑 딱 맞아 떨어졌어... 정말 확실하다고는 못하겠지만,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 같아."
"결정을 내리기 전에 나도 보여주렴." 오드리의 아버지가 말했다. "그리고 라이라가 어디서 살았었는지 뭔가 말하지 않았니?"
그래. 라이라는 납치당한게 아니었다. 유니콘으로서 마법의 땅에서 살았었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 햇살과 무지개로 가득한 세상이었으니까. 하지만 오드리는 자기 아버지한테 이렇게 말했다. "아니... 아직 아무것도. 라이라한테 무슨 일이 있었지 않을까 생각돼. 예를들면..."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뭐라 말할 필요도 없었다. 이미 그럴 가능성에 대해 여러번 얘기해봤으니까.
"라이라는 아직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나보구나. 네가 찾은건 그 얘한테 보여줬니?"
"보여줬어. 라이라는... 그거에 대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어."
이윽고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하지만, 오드리..."
"응?"
"가족이 아니라는 걸로 판명이 되어도. 라이라에 대해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할거란다. 착한 아이지만, 언제까지고 여기 있을 수는 없어."
"그건 나도 알아..."
"이것만 끝내면 올라가서 네가 찾은 것좀 보마."
오드리는 다시 윗층으로 갔다.
어두컴컴한 방에서 컴퓨터의 화면이 빛나 오드리의 얼굴을 밝혔다. 늦은 밤이었다. 오드리의 엄마도 찾아낸 자료를 확인했다. 오드리는 라이라의 아버지가 썼다는 책 시리즈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지만, 읽어본 적은 없었다. 판타지 소설은 자기한테 맞지 않았다. 하지만 15년 전 라이라 미켈라코스의 실종 이야기에 대한 모든 것이 나열되어 있는 것 같았다. 이제 문제는 연락을 하는 거였다. 라이라는 이메일이 뭔지도 모르기 때문에 오드리에게 해결해달라고 말했다.
그런데 왜 라이라는 일을 훨씬 더 복잡하게 만들어버린걸까?
사실, 라이라는 점점 더 괜찮아지고 있었다. 오드리가 라이라를 처음 만났을 때까지만 해도, 라이라는 완전 가망이 없었다. 총체적 난국이었다. 그리고 오드리는 좋은 일을 해 주었다. 라이라를 며칠... 로 예상했던 것보다 더 길게, 몇 주동안 머물게 해 주었다. 하지만 저런 가출한게 분명한 여자얘가 대도시에서 혼자 있다. 사서 고생을 하는 짓이다. 만약 오드리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라이라가 어디에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살아만 있다면 어떻게든 밀고 나가겠지만... 거의 불가능하다.
꽃을 먹으려 하는 이 푸른 머리카락의 낮선 사람이 미치광이가 아니라는 걸 부모님께 납득시키는건 힘들었다. 부모님은 유니콘에 대해 들어보려하지도 않을 것이다. 오드리는 확실하게 해야 한다. 부모님을 설득하면 이 일을 혼자서 처리할 수 있을 거고, 그게 더 나을것이다.
라이라에게 과거에 대해 묻는 일은 처음엔 별 의미가 없었다. 오드리는 신뢰를 쌓으면 대답을 들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 일이 일어났다.
그러니까. 라이라는 자신이 "포니빌"에서 왔다고 했다. 참 창의적인 이름이다. 그 이름을 지어내는데 시간좀 많이 썼나보다. 게다가 자신이 유니콘이었다고 했다. 지금은 공주의 마법덕에 인간이 되었고 인간 사회에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보다 더 이상한 망상도 있긴 하겠지만, 참 바보같은 망상이다.
오드리는 아동학대가 있었을거란 느낌을 떨쳐낼 수 없었다. 오히려 그게 더 그럴듯 했다. 증거는 충분히 있으니, 라이라가 진짜 그 라이라 미켈라코스라고 가정하고, 아기였을 때 납치를 당했다면, 자기가 어디 있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라이라는 기억을 잘 떠올리지 못하고 있다. 틀림없이. 라이라가 자신의 "비밀"에 대해 입을 열 때마다 보이는 행동을 보아, 자기가 말하는 것이 다 진짜라고 믿고있다.
처음 만났을 때는, 라이라가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그래, 흥미로'웠'다. 오드리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고 앓는 소리를 냈다. 이 일을 빨리 끝낼수록 더 좋을 것이다.
오드리는 성급하게 스페이스바를 눌러대서 컴퓨터 화면을 밝혔다. 그리고 웹 브라우저를 통해 토마스 미켈라코스의 공식 웹사이트에 들어갔다. 이 사이트는 자기 책 시리즈를 광고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 사람은 판타지 세상에 대한 글을 써서 돈을 벌었고, 라이라는 자신이 그 판타지 세상에서 왔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가족이라 해도, 라이라를 그런 곳에 보냈어야 했나?
한편으로는, 라이라는 유니콘이 되고 싶지 않다는 것처럼 행동했다. "포니빌"에서의 삶이 어땠던 간에, 그런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건 그럴듯했다. 라이라의 목표는 자신의 부모님을 찾고 평범한 인간이되는 것이었다. 그건 별로 위험한 것 같지는 않았다.
그리고, 한편으론... 라이라는 자신이 유니콘이었다고 생각한다. 하필이면 유니콘을. 그나저나, 그런 말에 어떻게 반응했어야 했을까?
라이라는 도움이 필요하다. 망상이 그렇게 심각하지 않기만 하다면... 치료나 의약품은 아마 비쌀 것이다. 라이라를 당장 미국의 절반을 가로질러 보내는 것이 최선책은 아닐 수도 있지만, 오드리의 가족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것도 아니다. 그리고 라이라가 자기 가족에게 갈 수만 있으면, 가족이랑 같이 살 수 있다.
웹사이트를 샅샅이 뒤지는 데엔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오드리는 그 페이지에서 작가의 이메일 주소를 찾아냈다. 아마 팬레터 같은걸 보내라고 있는거겠지만, 연락을 할만한 다른 방법은 없었다. 오드리는 부모님과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었다. 뭘 해야 하는지, 그 사람에겐 뭐라고 해야하는지에 대해서.
오드리는 메시지를 적는데에만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글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었다. 학교 신문 기사처럼 보이지 않길 바랬다. 너무 격식을 차렸나? 아니면 부족하려나? 오드리는 라이라에 대해 약간 가볍게 표현하려고 애썼다. 정신나간 것처럼 글을 쓰면, 사실일지도 모르는 얘기를 다 망쳐버릴 수도 있다.
미켈라코스씨에게
전 오드리 로렌이라고 해요. 16살이고, 아이오와주 디 모인에서 살고있죠. 몇 주 전에, 라이라라고 하는 제 또래의 아이를 만났어요. 지금은 저희 집에서 아마추어 음악가로 일하고 있어요. 라이라는 자기 성이 뭔지 모르고, 입양되었단걸 안 이후로 자기 친부모를 찾고 있어요.
라이라가 가지고 있는 사진이 작가님과 부인되시는 분이라는걸 최근에 알게 되었어요. 라이라는 작가님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지만, 이름과 나이는 작가님의 실종되었다는 딸과 똑같아요.
라이라는 과거에 있던 일이나 전에 누가 돌봐줬는지 제게 말해주지 않아요. 그리고 망상에 시달리는것 같아, 약물 치료를 받거나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지도 몰라요.
오드리는 이 부분에서 잠시 글을 멈추었다. 라이라의 망상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는 말하지 않는게 좋을 것 같았다. 이 사람의 딸은 납치된데다, 몇 년동안 보지도 못했으니. "그런데, 라이라는 자기가 유니콘이었다고 했어요"같은 말을 쓰는건 좋지도 않은데다, 짓궂은 농담같은 거로 받아들여지지도 않을것이다.
15년 전 따님이 실종되었을 때 물건을 몇 가지 도난당한 걸로 알고 있어요. 라이라가 이 사진을 얻게 된 것은 그때 도난당한 것중에 그 사진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답장 부탁드려요.
라이라가 가진 사진을 찍은 사진도 메시지에 첨부했다. 오드리는 스캐너를 가지고 있지 않았고, 이렇게 하면 그 사진이 복사된 것이 아니란걸 증명할 것이다. 그리고 오드리는 라이라의 사진도 첨부했다.
"제발 이걸 확인해 주었으면 좋겠다." 오드리는 그 말을 중얼거리고, 전송했다.
라이라의 부모님을 찾게 된지도 며칠이 지났다. 라이라는 이 집이 불편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라이라는 기타를 들고 침대에 앉아 있었다. 기타를 연주하지도, 코드를 꽂지도 않았다. 그저 혼자서, 생각을 하는데에만 시간을 보냈다.
오드리의 부모님은 예전 가족에 대해 무엇을 기억하는지 묻기 시작했다. 그걸 물을 때마다, 라이라는 오드리의 표정을 알아보았다. 그 때의 대화 이후로 라이라는 이퀘스트리아에 대해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오드리도 말하지 말라고 부탁했다.
오드리의 부모님은 계속 라이라를 친절하게 대해줬지만, 문제는 다시 시작되었다. 라이라는 필리델피아... 필'라'델피아로 가고 싶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이 꿈꾸던 평범한 인간의 삶을 살고 싶어했다. 이곳에서 평범한 인간인 척 했지만, 지난 몇 주 동안은 외부인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제 라이라는 인간 세계에 굳건한 소속감을 느꼈다.
음... 어쩌면 진짜 부모님은...
"답장 받았어."
라이라는 막 방 안으로 들어온 오드리를 쳐다보았다. 오드리의 표정엔 일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고 쓰여져 있는 것 같았다.
"아빠한테? 뭐라고 하셨어?" 라이라가 물었다. 그리고 기타를 옆 쪽에 내려놓았다.
오드리는 라이라의 옆에 앉았다. 팔짱을 끼고 고개를 숙여 무릎을 빤히 쳐다보았다. "일단... 그 분은 너가 딸이라고 확신하지는 않고있어."
라이라는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 "뭐? 하지만 네 컴퓨터에선..."
"네가 실종된 후에 몇 년동안 너를 찾고 있었대. 네 부모님은 딸을 찾고 싶었지만, 결국 네가 살아있을거라는 희망마저 포기했어." 오드리가 말했다. "그리고... 자신이 라이라 미켈라코스라고 주장한 사람은 네가 처음이 아니야."
"그 말은... 누군가가 내 행세를 했다는 거야? 어째서?"
"그 사람은 딸이 실종되었는데, 돈도 많잖아. 생각을 해봐." 오드리가 말했다. "자기 가족에게 부담을 주고싶지 않으셔. 그래도 그 사진에는 관심을 가지셨어. 네가 실종되었을 때 사라진 물건을 찾지 못했는데. 그 사진이 그 때 잃어버린 물건이래."
라이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지? 말했잖아. 그게 모든걸 해결해 줄거라고. 그치?"
"유전자 검사를 하기 전까지는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일단 그 사람은 너와 대화를 하고 싶어하셔. 내게 전화번호를 주셨어." 오드리가 말했다.
"전화번호..." 라이라는 그게 무엇인지 기억했다. 랜달과 처음 대화할 때 사용했던 거였다. "그럼 아빠랑 얘기할 수 있겠네?"
"그런 셈이지. 대화할때 이상한 말은 하지마. 알겠지?"
"이퀘스트리아 말하..."
"그래. 그거. 말하지마."
라이라는 멋쩍게 웃었다. "물론, 물론이지. 난 내가 유니콘이 아니란건 안다고. 그냥... 농담이었어."
"지난 15년동안 어디서 살았는지 가족에게 말할거야? 너희 가족도 알고 싶어할거야."
"음..."
오드리는 고개를 저었다. "어떤 말을 할지 생각하던 간에, 아직 아슬아슬한 상태란거 명심해. 그 사람들이 너가 자기네를 이용해 먹으려 한다고 생각하게 하면 안돼."
"절대 그러진 않을게."
"라이라... 지금까지 많은 일이 있었지만, 난 널 믿어. 어쩌면 믿지 말아야 할지도 몰라. 어쩌면 너가 미친걸 수도 있고." 오드리는 라이라에게 작은 쪽지 한 장을 주었다. "내게 보내준 번호야. 지금 할 수 있는건 그 사람이랑 얘기해보는 것 뿐이야."
한 손에는 핸드폰을, 다른 한 손에는 쪽지를 잡고 있었다. 라이라는 그 물건에 숫자를 입력하는 법을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입력하는 법은 꽤 직관적이었다. 그래도 지금껏 전화통화를 한 건 딱 한 번이었고, 그것도 꽤 오래 전이었다. 처음으로 아빠와 대화를 하게 될 거란건 물론이고 말이다.
라이라는 심호흡을 했다. 라이라는 오드리와 부모님간의 가족 관계를 봐 왔었다. 오드리네 가족은 사이가 좋았다. 하지만 오드리는 항상 인간이었고, 가족을 평생동안 알고 지냈다. 인간인 아버지는 라이라에게 있어 완전히 낯설었다. 처음으로 인간을 만났을 때보다 인간과 대화하는 것이 이렇게 낯설게 느껴진 건 처음이었다.
라이라는 이를 악물고, 숫자 하나하나를 세게 쳤다.
"음... 안녕하..."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윙윙거리는 소리가 났을 뿐이었다. "저기요? 아무도..."
"여보세요? 누구십니까?" 그 작은 물건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라이라는 얼어붙어버렸지만, 마침내 다시 말을 했다. "전 라이라예요." 라이라는 부드럽게 말하고, 반응을 기다렸다. 그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라이라는 이어서 말했다. "받으신 분이... 토마스 미켈라코스?"
"예..." 그의 목소리가 갑자기 낮게 깔렸다. 아마 그 역시 라이라만큼 긴장한 것 같았다. 그 남자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가, "너에 대한 이메일을 읽었다."
"아, 그랬... 어요?" 라이라는 뭐라 말하기가 참 어렵다는걸 알았다.
"네... 친구가 말해줬단다..."
"오드리요? 네, 편지를 보냈죠. 전 컴퓨터 쓸 줄을 몰라서." 라이라는 짧고, 멋쩍게 웃었다.
또 긴 침묵이 이어졌다. "그 사진 얼마나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니?"
"제가... 어렸을 때부터요. 그 사진속 인물이 누군지도 몰랐어요. 제 다른 친구가 아빠가 쓰신 책에 대해 말해줬어요. 마법에 관한 책을요."
"라이라..." 그는 그 이름을 이상하게 발음했다. 마치 그 이름을 말하는 것이 익숙치 않은 것처럼. "그동안 어디 있었던거니?"
피할수 없는 질문이다. 그가 알고 싶어하는것도 당연하다. 그리고, 라이라가 한 말을 아마 믿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라이라의 가족,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단단한 연결고리를 가진 가족과, 유일한 고향집이 자신을 버린다면, 모든걸 잃게 된다.
라이라는 듀이가 자신에게 그 사진을 보여줬던 그날 밤을 기억했다. 이퀘스트리아에서의 마지막 밤의 한 순간을. 그 사진 속 인간을 보고, 그 인간이 누군지 몰라도, 이퀘스트리아에 계속 머무는 건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지금 라이라는 사진속의 인물과 대화를 하고있다.
라이라가 팬실베니아에서 살고 싶다면, 이퀘스트리아는 과거의 일로 남겨 두는 것이 가장 좋을것이다. 영원히.
"사실대로 말하자면..." 라이라는 머리를 긁적였다. "저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아요."
"이메일에는 네가... 예전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혼란스러워한다고 하더구나."
"네." 라이라의 목소리가 떨렸다. "전부 다 희미해요."
핸드폰은 다시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잠시 후 "괜찮은거니?"
"물론이죠. 나쁜일은 없었어요. 하지만 디 모인에 오기 전의 기억이 떠오르지 않아요. 오드리랑 그 얘 가족이 저를 잠시 보살펴줬어요. 그 전엔... 여기 어떻게 왔는지도 기억이 안 나요."
목소리가 허약하게 들렸다. 라이라도 그걸 알았다. 라이라는 지난 며칠 동안 깊게 생각해봤는데, 인간 세상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했다. 미국 한복판에서 살았었는데도, "미국"이 뭔지도 몰랐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니?" 그가 말했다.
"그러길 바라고요."
라이라의 다리는 쉴 새 없이 떨렸다. 핸드폰에 대고 얘기할 때 이상한건 다른 인간을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뭘 하고 있는건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 그게 자기 아버지와 대화하는걸 더 힘겹게 했다.
"그래... 머리가 푸른빛이더구나."
"네"?" 라이라는 주위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방에는 자기 혼자만 있었다. 어떻게 안거지?
"네 친구 오드리가 사진을 보내주었단다. 솔직히 말해, 내가 예상한 모습은 아니더구나." 그 말은 진심으로 한 것 같이 않게 들렸다. 아버지를 볼 수 없어도 그건 분명했다.
"어... 네. 그런 것 같네요." 라이라는 조금 웃었다. 다른 인간들은 다들 라이라가 머리카락을 염색했다고 생각했다. 라이라는 사실 자기가 어떤 머리카락 색을 가졌었는지도 몰랐다. 적어도 초록색 머리로 태어나지 않은건 분명했다. 부모님은 아시겠지만, 라이라는 아니었다.
"그리고 음악가라고? 내가 말한게 맞니?"
"네. 기타를 연주해요."
긴 침묵이 다시 흘렀다. "마법에 관한 책을 쓰신거 봤어요."
"그래... 그 말 할 줄 알았단다. 하지만 요즘은 마법보다 더욱 판타지 스러운것도 많지."
"그거엔 별로 관심 없어요..." 라이라가 말했다
"그렇다면 네가 특별한 걸수도 있구나. 내 아내는 미술을 한단다. 내 책에 대한것도 많고, 그리고... 네 여동생... 음, 그 아이는..."
오드리가 컴퓨터로 정보를 찾으면서 여동생에 대해 말한 이후로, 라이라는 자기 여동생에 대해 궁금했었다. "그 아이 이름이 뭐죠?" 라이라는 몸을 앞으로 숙였다.
"클로에란다."
"만나보고 싶어요." 라이라는 미소를 지었다. 라이라는 외동아였었지만, 어린 망아지들과 잘 어울렸다. 여동생은 아마 큐티 마크 크루세이더랑 비슷한 나이일 것이다.
"난 아직 가족에게 너에 대해 말하지 않았단다. 그저..." 라이라는 그가 한숨을 쉬는 걸 들었다. "라이라, 난 정말 너를 믿고 싶지만, 좀 주의깊게 다뤄야 할 문제라서 말이다. 어디서 사진 줍고 거짓말 하는건 아니지?"
"물론 아니죠! 전 이걸...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순간에도 가지고 있었어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잖니."
"어, 완전 다 기억나지 않는건 아닌데... 아무튼 그 사진은 정말 가지고 있던 거예요. 몇 년 동안이나요." 라이라는 몇 주 대신에 그렇게 말했다.
뭐, 듀이가 몇 년 동안 사진을 보관해왔으니까. 그런데 인간의 사진은 어디서 얻은걸까? 진실을 말해줄 것 같진 않았다. 마지막까지, 부모님은 라이라가 평범한 유니콘이 되길 바랬으니까. 그게 불가능하다는건 몰랐던 걸까?
"무슨일이 있었는지, 어디에 있었는지 말만 해 주면... 음..."
"못하겠어요. 죄송합니다."
둘 다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리로 올 수 있겠니? 펜실베니아로?"
"네? 음... 있을거예요..." 라이라는 펜실베니아가 디 모인과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는 전혀 모르지만, 아마 어떻게든 그곳에 갈 수 있을것이다. "저를 믿는다는 뜻인가요?"
"기대를 좀 하는걸지도 모르겠구나."
"전 달리 갈 곳이 없었어요. 정말 고마워요..." 라이라는 속삭이며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네가 같이 살고 있다는 가족과 대화좀 할 수 있겠니?"
"음, 네... 찾아볼게요... 그냥 핸드폰만 주면 되는건가요? 죄송해요, 전 이런거 처음이라."
"괜찮단다."
라이라는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오드리의 부모님을 찾을 때까지 핸드폰을 가지고 돌아다닐 수 있을 것이다. 라이라는 여러번 관찰해봤지만 아직 이해가 안가는 이걸 사용할 때 따르는 일종의 예절이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더 중요한건... 마침내 집으로 가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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