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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출처 : https://www.fimfiction.net/story/4656/21/anthropology/living-a-lie
역자 : Ad Hoc
인류학
by JasonTheHuman
라이라는 인간에 대한 미지의 전설 뒤에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기로 결심했습니다.
거짓된 삶을 살다
아침에 라이라는 주변 풍경이 많이 달라졌다고 느꼈다. 새로운 곳에서 깨어나면 매번 그랬다. 다행히 이사를 하는건 이번이 마지막일것이다. 결과는 곧 나오게 될테고, 그러면 이 집에 머물 수 있을테니까.
라이라는 침대 밖으로 몸을 이끌고는 복도를 걸어가 어머니의 스튜디오를 지나, 클로에의 방 건녀편에 있는 화장실로 갔다. 지난 9일간의 생활 끝에, 라이라는 집의 구조를 터득했다.
라이라는 거울을 보고 자신의 머리가 완전히 엉망진창이 되었다는걸 깨달았다. 그녀는 세면대 가장자리에 빗을 찾고는 머리를 빗질하기 시작했다.
라이라는 조랑말이었을 때보다 지금 자신의 외모에 더 자부심을 가졌다. 아직 포니시절의 외형이 조금 남아있긴 했지만 머리 색과 눈동자 색에 그쳤다. 그건 별로 문제되지 않았다.
빗이 엉킨 푸른색 머리카락에 걸려, 라이라는 빗을 잡아당겼다. 그녀는 눈을 비비고는 거울에 반사된 자신의 모습을 피곤한듯이 눈을 깜박거리며 보았다. 라이라는 갈색 머리를 한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 생각해 보았다. 평범한 인간에 가까워 보일것이다. 좋을 것이다.
라이라는 손가락을 내려다보았다. 기타를 연주해서 생긴 거친 것이 손가락 끝부분에 생겨나 있었다. 처음에는 아팠지만, 괜찮아질 거라고 들었다. 이게 생기면 기타 현을 더 쉽게 튕길수 있을 것이다. 랜달이 이걸 뭐라고 했더라? '굳은살'. 맞아.
대부분 오른손에 생겼지만, 왼손에도 조금 생겨났다. 라이라는 그 특이하고 뻣뻣한 질감이 궁금해, 굳은살을 쿡쿡 찔러보았다. 라이라는 빗이 다시 머리에 걸리자 움찔하더니, 이내 다시 손을 보았다.
라이라는 동작을 멈췄다.
두 손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라이라는 계속 자기 머리를 빗질하고 있었다.
라이라는 다시 거울을 보았지만, 빗 주위의 희미한 아우라만 볼 수 있을 뿐이었고, 이내 빗을 바닥에 떨어트리고 말았다.
당황한채, 빗을 다시 주우려 무릎을 꿇었지만... 손가락이 사라져 있었다. 민트색의 두 발굽이 소매 밖으로 튀어나와있었다.
라이라는 벌떡 일어났다.
밖은 아직 어두웠고,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들려오는것만 빼면 완전히 조용했다. 라이라는 침대 옆 테이블 위 시계를 보려 몸을 돌렸다. 시계에는 '2:43 AM'라고 빛나고 있었다. 부모님을 저걸 '디지털' 시계라고 불렀었다.
라이라는 손가락이 아직 달려있는지 확인하려고 손을 들었다. 모든게 제 자리에 있는 것 같았다. 그러고는 확실하게 확인하려고 손가락으로 이마를 문질렀다. 라이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뿔이 있을거라 생각한건가? 물론 아니다. 인간에겐 그런게 없으니까.
하지만... 라이라는 자신이 정말 정상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두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자, 라이라는 방을 훑어보았다. 화장대가 있었다. 그리고 방 구석에 기대어 있는 저 커다란 형체는 기타였다. 라이라는 어둠속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리라를 겨우 알아볼 수 있었다. 리라는 대략 3미터 정도는 떨어진 화장대위에 세워져 있었다. 라이라는 마법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떠올렸다. 정신력을 집중해, 그 정신력을 물체에 투영하고는 들어올렸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건 그저 꿈이었다. 마법같은건 사용할 수 없다. 마법을 사용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자니 미칠것 같았다.
아무일도 아니었다는걸 알았음에도, 라이라는 가쁘게 숨을 쉬었다. 다시 마법을 사용한다는 그 느낌이 들자. 라이라의 머릿속에는 가장 먼저 자기 가족에게 어떻게 설명해줘야할지에 대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지난 며칠 동안, 라이라는 계속 가족에게 기억을 잃었다고 말했다. 똑같은 말을 반복한다는거는 알지만, 달리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특히 오드리가 보였던 반응을 보면 말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가족에게 거짓말을 할 수 있을까?
라이라는 머리를 뒤로 젖혀 베개를 베고, 이불을 걷어 올렸다. 모든게 어떻게든 잘 풀릴 것 같았다. 어떻게든...
인간이 된 후에도 변하지 않는것이 하나 있었다. 라이라는 여전히 늦잠을 잤다. 적어도 대부분의 날은 말이다. 하지만 오늘 아침은 일찍 일어났다. 그 꿈을 꾸고, 편히 잠을 잘 수 없었다.
라이라는 천천히 평소대로 생각을 되뇌였다. 평범하지 않은건 없어... 마법은 없어. 발굽도 없어. 그렇게 생각하니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일주일이 지났다. 그리고 라이라는 자기 가족과 함께 지내는데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가족에겐 가족 나름의 일상이 있었다. 라이라는 갑자기 모든걸 사실대로 알려 가면을 집어던지고 싶을 때가 있었지만, 부모님은 라이라가 돌아온걸 기뻐하는 것 같았다. 적어도 대부분의 날은 말이다. 아직도 가끔씩 의심을 하는것 같긴 했지만, 곧 해결될 것이다.
클로에의 방 문은 아직 닫혀 있었다. 아마 아직 자고있을 것이다. 라이라는 자신에게 여동생이 있다는 것에 점점 익숙해져 갔다. 지난 7년간, 라이라에겐 여동생이 있었다. 인간인 여동생이. 클로에는 라이라가 주변에 있는 것엔 적응한것 같았지만, 라이라와 대화를 하는건 별로 달가워하지 않았다. 게다가 클로에는 라이라가 누구인지도 알지 못했다. 만약 결과가 나와 라이라의 생각이 맞았다는게 드러나면 부모님이 클로에에게 말해줄 것이다. 그때까진, 일단 라이라는 그저 "우리 집에서 잠시 묵는 사람"일 뿐이다.
클로에는 큐티 마크 크루세이더와 거의 동갑이었다. 라이라는 그 아이들과 잘 어울리곤 했다. 하지만 인간 아이는...무엇을 할까? 인간은 큐티 마크나 그 비슷한것엔 관심도 없어보였다. 게다가 라이라는 클로에가 좋아하는 그 유니콘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다.
부모님의 방은 홀 안쪽에 있었다. 라이라의 어머니도 자고 있을 것이다. 아마 어머니는 곧 일어나, 뒷쪽 베란다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는 그림을 그릴것이다. 스튜디오에는 반쯤 완성된 그림이 있어, 라이라가 걸어가면서 볼 수 있었다. 그 그림은 날개가 달린 인간의 형상 같았다. 마법을 사용하는 인간만큼이나 터무니없는 것이었다.
라이라는 다시 침실로 가 침대 옆 테이블 근처에 놓인 책을 집어들었다. 책갈피가 조금 튀어나와있었다. 라이라는 책을 들고갔다.
아직 아무도 여기에 내려오지 않았다. 아버지는 아마 일어났을 것이다. 그는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 글을 쓰곤 했다. 음, 그는 그걸 글쓰기라고 했지만, 종이가 아니라 컴퓨터로 글을 썼다. 인간은 모든 분야에 컴퓨터를 사용했다. 아마 라이라도 언젠가 컴퓨터를 사용하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타이핑"이란건 재미있어 보였다.
라이라는 책을 부엌 식탁에 내려놓고 찬장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찬장을 열었지만, 다른걸 열었다. 이 찬장은 접시만 있었다... 라이라는 다음 찬장으로 넘어가고, 그 다음 찬장으로 넘어갔다. 라이라는 아직 뭐가 어디있는지 알 수 없었다. 아, 이 찬장이다.
이제 그게 어디 있더라... 반짝이는 호일 포장지에 감싸인 과일로 채운 얇은 페이스트리 반죽을 찾아보았다. 라이라는 선반을 뒤져 그게 있을 파란 상자를 발견했다. 그 상자는 높은 곳에 있었다. 라이라는 어지간히 잠이 덜 깼는지, 그걸 염동력으로 꺼내려했다. 라이라는 머리를 흔들고는, 상자로 손을 뻗었다. 그러곤 한동한 멍하니 상자를 응시하며 서 있었다.
"일어났니, 라이라." 라이라는 아버지의 목소리에 바짝 정신이 들었다.
"아... 일어나셨어요." 라이라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일찍 일어났구나. 괜찮니?"
"네, 물론이죠..." 라이라의 시선은 손에 든 상자를 향했다. "그냥... 밤에 이상한 꿈을 꿨어요. 그게 아직도 신경쓰이네요."
"어떤 꿈이었는지 기억나니?" 그가 물었다.
"아뇨." 라이라가 대답했다. "벌써 왜 신경쓰이는지도 잊어버렸어요. 항상 꿈을 꾸곤 했는데."
"언제부터 그랬지?"
"그건... 어..." 라이라는 손가락을 무의식적으로 움직여, 상자를 통통 쳤다. 그러곤 자기가 뭘 하고 있었는지 떠올리고, 포장지 하나를 꺼냈다. "모르겠어요. 전... 그냥 그랬어요."
라이라의 아버지는 커피를 타기 시작했다. 여기엔 자동으로 커피를 만들어주는 기계도 었었다. 라이라가 보기엔, 인간은 다들 커피 중독이었다. 부모님도 예외는 아니었다.
라이라는 테이블 앞에 앉아 의자에 등을 기대고는 다리를 꼬았다. 라이라는 호일을 뜻고, 페이스트리를 하나 꺼내어 가장자리의 한 부분을 베어 먹었다. 이걸 "토스터기"라고 불리는 걸로 데울수도 있었지만. 오늘은 그러고싶지 않았다. 조금 오래되긴 했지만, 맛은 여전히 좋았다. 봉봉에겐 충격적이겠지만, 이런 포장된 음식은 인간의 식단의 큰 부분을 차지했다.
몇분 뒤 라이라의 아버지는 커피를 들고 라이라의 반대편에 앉았다.
"어... 아빠..." 라이라가 말했다.
"왜 그러니?"
"아빠 책 읽고 있었어요." 그 책은 라이라 앞에 놓여져있었다. 라이라는 한 손가락으로 그걸 톡톡 두드렸다. "그런데 몇 부분이 마음에 걸려서요."
"무슨 말이니?"
"음, 일단 마법이요. 어떻게 마법을 사용하는거죠? 책에서는 배울 수 있다고 나와있는데... 누구든지 할 수 있다고요?"
"마법은 복잡한 정신적인 집중과 수년간의 수련이 필요하지만, 결국 누구든 배울 수 있단다." 그는 전보다 더 편하게 말하는것 같았다. 덜 심각한 대화 주제이기도 했다. "물론, 성체엔 누구나 들여보내지 않는단다. 성체 사람들은 자신의 권력을 보호하고 자신이 자격이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게만 마법을 가르치고 싶어하니까. 너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읽어 보았지?"
"음..." 라이라는 과거를 회상했다. 자신이 처음으로 마법을 사용한건 우연이었다. "마법은 그런식으로 되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그게 마법의 특징이란다." 그는 미소를 지었다. "명확하게 정의되어있지 않아서, 작가들이 뭐든 원하는대로 할 수 있지."
라이라는 얼굴을 찡그렸다. 그건 옳지 않았다... 마법은 사용할 수 있다 하더라도 쉽사리 획득할 수는 없었다. 몇가지 기본적인 전제가 있다. 우선 마법을 사용하려면 마법을 집중시킬 수 있는 뿔이 필요하다. 그리고 유니콘은 마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태어나, 그가 말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배우기 쉬웠다.
"어, 그리고... 유니콘 말인데요." 라이라가 말했다.
아버지는 라이라를 쳐다보았다.
"이 책에 유니콘이 있나요?" 라이라가 말했다. 그러곤 말을 덧붙였다. "클로에가 좋아한다고 하는데... 아시죠."
"내 세계관에는 신화 속의 동물이 그리 많지 않단다. 평범한 말만 있지."
한 달 조금 넘게 전의 라이라의 친구와 가족같은 신화 속의 동물들. 그 "말 등에 타는 것"은 이 책에 자주 묘사되었다. 마치 말이 그냥 동물인 것 처럼. 라이라는 자신이 그걸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확히 설명하기가 어려웠다. 이 책의 말은 외형만 빼면 포니같지 않았다.
이 이야기 속의 수많은 요소는 라이라가 전에 연구한 인간과 비슷했다. 인간이 말을 타는 것에 대해서는 읽어본 적이 없었지만. 공주님이 인간에 대한 기록을 말소하고자 하셨다면, 그런 기록을 가장 먼저 없앴을 것이다. 전쟁과 더불어서... 아버지의 책에도 전쟁이야기가 많았다.
"정말... 흥미로운 이야기네요." 라이라가 말했다. "전에 이런건 한번도 읽어본 적 없어요."
그는 미소를 지었다. "너무 진부하다고 하는 평론가들도 있단다."
"이런 이야기는 인간..." 라이라는 말을 멈췄다. 이 질문을 어색하지 않게 하는건 어려웠다. "이런 이야기가 흔한가요?"
라이라의 아버지는 어깨를 으쓱했다. "매우 폭넓은 장르지만, 몇가지 변하지 않는 요소가 있지."
라이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창문 너머를 보았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어느 정도 역사에 기반을 두지 않나요? 아빠는 마법이랑 국가같은 요소만 더한거고..." 라이라는 대답을기다렸다. 라이라에게 있어 에마시아 왕국과 미국은 똑같이 낯설게 들렸기 때문이다. 라이라는 그걸 실제 있는 장소로 생각할 수 있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스쪽의 영향을 좀 받았단다. 그 나라는..."
"그리스요? 그니까... 옛날 이야기랑 리라로 연주하는 노래같은거죠. 들어본 적 있어요."
"우리 가문의 절반, 그니까 내 혈통의 절반은 그리스에서 왔단다. '미켈라코스'라는 이름이 그리스에서 유래됐지. 내 할아버지께서 그곳에서 사셨지만, 난 살면서 딱 두 번만 가봤단다."
"굉장해요!" 라이라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트와일라잇의 책을 몇 페이지 읽고 나서 그리스에 푹 빠졌었다. 그리스 인간들은 이퀘스트리아에서 매우 인기있는 악기인 리라를 발명했다. 그런데 라이라가 그리스 혈통이라니.
"라이라 너도 나처럼 문화 유산에 관심이 많구나."
"사실 지금 막 관심이 가는거지만요." 라이라는 자신이 캔틀롯 태생이 아니란 걸 알게 되면서 자기 자신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었다. "예전엔..."
"뭐라고했니?"
"어..." 라이라는 불안한듯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아무것도 아니예요. 무슨말을 하려는지 까먹어 버렸어요." 라이라는 아침 식사를 마치고, 아버지에게서 떨어져 다시 창 밖을 바라보았다.
"라이라..." 그는 자기 턱을 만지작거렸다. "의사는 네게 아무 이상이 없어 보인다고 하더구나."
"이상이 왜 있겠어요? 전 정상인걸요." 라이라가 말했다.
라이라의 아버지는 한숨을 쉬었다. "수년 전, 우리가 널 잃었을 때... 나와 네 엄마는 아무 소리조차 듣지 못했단다. 모든게 사라졌는데, 누가 침입한 흔적은 하나도 없었고, 문도 다 잠겨있었지. 넌 사라져서는 다시 갑자기 나타났는데, 이젠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는구나."
라이라는 고개를 숙였다. 오드리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을 때 들었던 말과 너무 비슷했다. "정말 기억나지 않아요. 절 믿어주세요." 라이라는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저를 믿으시죠?"
그는 손을 뻗어 라이라의 손을 잡았다. "말하고 싶지 않은 게 있으면..."
"전 정말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요." 라이라는 고집을 부렸다. "죄송해요."
라이라는 자신이 그럴듯한 거짓말을 꾸며낼 수 있기를 바랬다. 하지만 자신이 인간 세상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걸까? 디 모인은 알고 있고, 시카고를 들어본 적이 있었다... 공항에서 일기에 적었던 마을을 다시 생각해 보았지만, 각 마을이 어떨지도 알지 못했다. 뭐든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을것이다.
라이라는 손을 이마에 갖다 대고, 문질렀다. "전... 전 바람좀 쐬어야겠어요. 잠시 산책좀 할게요."
라이라는 자기 아버지가 뭐라 하기도 전에, 일어나 신발을 신고는 문 밖에 나가버렸다.
라이라는 그리 오래 밖에 있을 생각은 아니었다. 정말 산책이나 좀 할 생각이었다. 여기 숲은 정말 조용하고 좋았다. 이곳엔 차가 없어, 특유의 냄새가 별로 나지 않았다. 이 숲은 라이라가 아직... 포니였을 때 가을 낙엽 달리기를 했던 그 숲과 많이 비슷했다.
하마터면 실수할 뻔했다.
물론 작은 실수긴 했다. 하지만 자신이 항상 독서를 좋아한다는걸 말할 수 없었다. 그건 자기가 망아지였을때, 포니 아버지와 캔틀롯 도서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서 그런거였으니까. 그리고 라이라가 갑자기 '지금 막'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뭘까? 라이라는 지금까지 자신이 마법 능력이 약한 반 유니콘 혼혈인줄 알았는데, 이제 알고 보니 고대 인류의 후손임을 알게 되어서였다. 라이라는 가면 갈수록 가족에게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할 수 없게 되었다.
아마 라이라는 여기가 집처럼 느껴지지 않는 모양이었다. 거짓말을 하는건 일을 어렵게만 만들 뿐이었다. 하지만 라이라는 자신이 정말 이퀘스트리아를 그리워하는것인지, 아니면 디 모인에서 랜달과 공연을 했을 때 느꼈던 그 기분을 그리워하는것인지 확신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직 라이라는 인간 가족과 함께 살 기회를 포기하지 않았다.
라이라는 여기밖에 걸을 곳이 없어, 이 길을 따라 걸었다. 한 인간이 얇은 두 바퀴가 달린 이상한 기계에 앉아 다른 곳으로 가고있었다. 라이라는 잠시 멈춰 그 모습을 바라봤다. 그 기계는 인간의 다리로 움직이는것 같았다. 게다가 그냥 걸어 가는 것보다 더 빨랐다. 정말이지 인간은 항상 놀랍기만 하다.
라이라는 길을 걸으며 지나치는 길가 표지판과 집에 주의를 기울였다. 라이라는 멀리까지 갈 생각은 없었지만, 적어도 길을 잃고싶진 않았다. 나무 줄기가 점점 가늘어지더니, 근방의 집들이 자리를 차지하고있었다. 이 곳은 디 모인과 닮아서, 디 모인에서 그리 멀리 온 것 같지 않게 느껴졌다.
라이라는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결국 도심지에 다다를 때까지 그저 나아갔다.
작은 가게가 몇 개 있었다. 큰 도시의 가게와는 달랐다. 그런 가게는 어지간한 집보다 훨씬 컸으니까. 라이라는 자기 집이 이 가게보다 더 크다는걸 깨달았다.
인도에는 금속으로 된 울타리가 있었다. 거기에 두 바퀴가 달린 기계가 사슬로 묶여 있었다. 라이라는 그걸 더 자세히 보려고 걸음을 멈췄다. 라이라는 무릎을 꿇고, 한 손으로 페달을 살짝 눌렀다. 페달이 돌아가면서 찰칵이는 소리를 냈다. 다른쪽 페달을 눌러보자, 약간의 저항력이 느껴졌고... 바퀴가 움직였다. 라이라는 이게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게 되었다.
다른 인간이 지나갔다. 그 인간이 라이라를 이상하다는듯이 쳐다봐, 라이라는 재빨리 일어서 걸음을 옮겼다.
주위를 둘러보니, 여기엔 식당이 몇 군데 있는 것 같았다. 피자, 중국 음식, 멕시코 음식. 다 나라 이름인것 같았다. 어두컴컴한 한 가게는 횡한 창문에 "임대 문의" 라는 팻말이 붙여져 있었다. 잠시후 라이라는 흥미로워 보이는 가게로 걸어갔다. "벨필드 중고 책방" 이었다.
라이라가 문을 열자 종이 울렸다. 라이라의 뇌리에 인간 세상에 도착하고 몇 시간 뒤에 들어갔던 디 모인의 가게가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둘러볼 시간이 있었다. 그리고 라이라는 이제 카운터에 있는 인간과 대화하는게 긴장되지 않았다.
그 인간은 라이라보다는 나이가 많지만, 꽤 젊은 여자였다. 카운터엔 컴퓨터로 보이는 무언가가 앞에 있는데도 그 여자는 독서 삼매경에 빠진 것 같았다. 라이라가 보고 있는, 컴퓨터의 한 면에는 사과 문양이 빛을 내고 있었다.
"인간의 역사에 관한 책을 찾고 있어요." 라이라는 컴퓨터로 보이는 무언가를 곁눈질하며 말했다.
그 여자가 라이라를 바라보았다. "어느 시대를 찾으시나요?"
"전부 다요."
그녀는 웃었지만, 이내 라이라는 진지한 표정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보았다. 그녀는 책장의 한 부분을 훑어보았다. "음, 저기가 비문학 부분이네요. 미국사를 찾고 계신가요. 아니면... 세계사를 찾고 계신것 같은데, 맞나요?"
미국이라. 라이라는 자기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이 미국임을 알고 있었지만 아는건 별로 없었다. "그게, 제가 다른 나라에 대해선 좀 아는데, 미국은 잘 몰라서요. 미국에 관한 책 있나요?"
"물론이죠." 카운터에 있는 인간이 잠시 멈칫했다. "바다건너에서 오셨나요? 해외 억양 같은건 없는 것 같은데"
"전 미국 출신이예요... 그냥 이제 막 역사를 공부하기 시작해서요. 개략적으로 서술된 책이면 좋겠어요."
"그래요..." 가게 주인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학교에서 배운 적 없나요?"
"제가 다닌 학교는... 좀 달라서요."
그녀는 카운터 주위를 돌아보았다. "뭘 찾는걸 도와줄 수 있는지 알아볼게요. 아무래도 오늘은 좀 오래 걸릴것 같네요."
가게 주인이 카운터를 나오자 마자, 라이라는 손을 내밀었다. "제 이름은 라이라예요. 여기 새로 왔어요."
"저는 모니카..." 모니카는 악수를 받아주었다. "잠깐, 그 머리카락..." 어째서인지, 모니카는 웃었다. "진짜였네요."
"네? 물론 전 진짜죠." 라이라가 말했다. "무슨 말씀이세요?"
"전에 친구랑 얘기를 했었는데, 비행기에서 녹색 머리에다 토마스 미켈라코스가 오래전 잃어버린 딸이라는 어떤 소녀를 만났다고 했어요. 보아하니 이 도시에 라이라라는 이름의 녹색 머리인 사람이 그렇게 많은것 같지도 않고."
라이라는 깜짝 놀랐다. "폴을 아세요?"
"여기 자주 와요." 모니카가 말했다. "세상 참 좁죠?"
"그렇게 생각하진 않아요..." 라이라가 말했다.
"지금은 미켈라코스씨와 같이 사세요? 그 분 몇 번 만난 적 있는데. 가끔 여기에 오세요. 미켈라코스씨에게 어린 딸리 있다는건 알지만, 라이라씨 얘기는 들어본 적 없어요. 그래서 라이라씨가 '오래전 잃어버린' 딸인 거구나."
"네...어, 아빠의 책은 꽤 인기가 많죠?"
"그렇죠." 모니카가 말했다.
라이라는 뒷벽에 늘어선 책장을 바라보았다. 책장은 소설, 역사, 여행 등의 분야로 나뉘었다. 라이라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몰랐다. 게다가 질문을 하면은 더 많은 질문이 되돌아 오기까지 했다.
"그나저나, 미국사를 찾는다고 하셨죠?"
라이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걸 찾는다는걸 거의 잊을 뻔 했다. "맞아요."
모니카는 책장 몇 개를 지나쳐 가게 뒤쪽에 있는 한 구역으로 갔다. "이쪽에 있습니다. 마음 편하게..." 라이라는 이미 책에 시선을 사로잡히고는 그 책을 꺼내 휙휙 넘겨 책 속의 도표와 삽화를 보았다. "둘러보세요." 모니카가 말했다.
"잠깐만요. 좀 이상한 질문이긴 한데, 올해가... 2012년 맞죠?" 라이라가 말했다. 시선은 아직 책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렇죠."
"그리고 미국은 1776년에 건국되었고요." 라이라는 고개를 들었다. "이 나라는 역사가 그리 길지 않네요."
모니카는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시네요? 이제 왜 폴이 라이라씨를 흥미롭게 생각하는지 알 것 같네요..."
그 말은 라이라의 귀에 들어가지 않았다. "이게 좋아 보이네요. 살게요."
"어... 네. 도움이 되어 다행이네요."
"아, 그리고, 음..." 라이라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중얼거렸다. "유니콘도요."
"유니콘이요?"
"음, 그건... 제 여동생 때문에요." 라이라는 재빨리 말했다. 어느정도는 사실이었다. 클로에 때문에 유니콘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었으니까. "유니콘을 좋아하거든요. 유니콘에 관한 책이 있나요?"
"어린이용 도서같은거 말씀이시죠?"
"어떤거든지요." 유니콘이 정말 애들 이야기일 뿐이면... 뭐, 그렇게라도 이 세상에 있는 것이니까.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오드리에게 말해주기 전까지는 별로 생각하지 않았지만, 인간은 유니콘에 대해서 뭔가 알고 있었다. 유니콘이 실존하지 않는다는걸 알고 있으면서도 유니콘을 안다는건 정말 이상했다. 이퀘스트리아때도 비슷했다. 집에 오고 나서 이런게 되풀이 되었지만. 이제 라이라는 답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모니카는 가게 안을 둘러보았다. "뭐가 있는지 한번 찾아볼게요."
라이라는 모니카를 따라가 '판타지'라 적힌 책장쪽으로 갔다. 둘은 다채로운 책등에 쓰여진 책 제목을 훑어보았다.
"저기 아빠가 쓴 책도 있네요." 라이라가 말했다.
"네." 모이카는 라이라를 힐끗 바라보았다. "자기가 누구인지 알게 되었을 땐 어땠나요? 아버지 책에 대해서 들어본 적은 있고요?"
"아뇨... 들어본 적 없어. 그래도 요즘 읽고 있긴 해요."
"그렇군요..." 모니카는 책장 밑부분을 보려 몸을 웅크리고는 책을 하나 거냈다. 꺼낸 책을 잠시 바라보다가, 일어나 라이라에게 건네주었다. "이제 가장 좋을 것 같네요."
라이라는 책 표지를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평범한 흰색 유니콘이었다. 그는 (아니면 그녀는. 성별을 구분하기가 힘들었다.) 성인이었지만 민궁둥이였다. 숲 속에서 강물을 마시고 있었다. 더럽고, 야만스러웠다. 라이라는 의아한듯 눈썹을 치켜올렸다. "이건... 소설인가요?"
"네. 꽤 인기 있는 책이예요. 영화로도 나왔는데, 매장에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TV에서 나오는거 말씀이시죠?" 라이라가 말했다. "이걸 읽어야겠네요... 그게, 전 영화라는게 좋아요. 원할 때에 볼 수 있는 연극같은 느낌이랄까. 그런데 오랫동안 쳐다보는건 못하겠어요."
"정말요? 보기 드문 분이시네." 모니카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요즘 사람들은 책을 별로 읽지 않잖아요."
라이라는 자기 두 손에 놓인 책을 내려다 보았다. "유니콘에 관한건 이런거밖에 없나요? 전 좀 더... 유니콘에 대한 정보가 담긴걸 원하는데요. 판타지가 아닌걸로요."
"글쎄, 신화 쪽으로 가면 확인할 수 있을거예요. 하지만 도감같은건 없을거예요."
"그렇겠죠... 유니콘은 실존하지 않으니까요." 라이라가 말했다. "그리고 마법도 지어낸 이야기고."
"어... 네" 모니카는 라이라를 이상하다는듯이 쳐다보며 말했다. "그럼, 그게 다인거죠? 카운터에 가서 확인해 볼수 있어요." 모니카는 자기 어깨 너머를 손짓으로 가리켰다.
"지금은 이 정도면 충분할것 같아요. 찾아주셔서 고마워요." 라이라가 말했다.
"천만에요." 둘은 다시 카운터로 향했다. 모니카는 라이라가 건네준 책의 제목을 다시 한번 보았다. "흥미로운 주제를 선택하셨네요." 그녀는 갈색 종이 가방에 책을 집어넣었다.
"제가 관심 분야가 좀 넓어서요. 항상 책을 많이 읽었죠." 라이라가 말했다.
모니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습관이네요. 그런 사람이 있어서 서점도 먹고 살 수 있죠. 그나저나, 아버지 말인데." 모니카가 말했다. "저 대신 인사라도 해주세요."
"네. 그럴... 게요."
"이걸 묻는건 좀 그렇긴 한데... 뭔가 마음에 걸리는 문제가 있죠? 남에게 말하지 않고 마음 속으로만 생각하는 그런 중요한게요."
"네? 아뇨, 전... 아무것도 숨기는게 없는데요." 라이라가 말했다. "제가 왜..."
"들어 보세요. 제 말이 바로 그거예요. 라이라씨는 지금 너무 이상하게 행동하고있어요." 모니카는 차분히 말했다. 라이라는 조용히 할 뿐이었다. "그 중요한게 뭔지는 묻지 않겠지만... 그게 정말 중요한거면, 언제까지고 숨길 순 없을거예요."
"선택의 여지가 없는걸요."
"절 믿어요. 언젠가는 다 털어놓아야 할거예요. 그럼 기분이 더 나아질거고요. 제가 할 말은 이거 뿐이예요." 모니카는 가방을 건네주었고, 라이라는 조금 떨리는 손으로 그 가방을 받았다. "그냥 조언 좀 한 거예요."
"고마워요..."
"천만에요." 모니카는 미소를 지었다. "다시 만날 수 있겠죠?"
"아마도요."
"라이라씨, 만나서 반가웠어요."
"네... 저도요." 라이라는 더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고 몸을 돌려 문으로 향했다.
라이라는 자기 집으로 가는 길을 쉽게 찾아갔다. 딱 한번만 길을 좀 잃었을 뿐이었다. 어느덧 집을 나선지 한 두시간 정도 지나있었다. 아버지가 걱정하고 있을테니, 아무래도 사과를 해야 할 것 같았다.
라이라는 모니카가 한 말을 생각했다. 부모님도 자신이 이상하게 행동한다는걸 눈치채셨을까? 모니카도 그랬으니, 부모님도 그럴것이다. 하지만... 사실을 말할 수는 없다.
라이라는 길 옆의 우편함을 지나 집 쪽으로 가는 긴 긴입로를 따라 들어갔고, 가족이 가진 두 자동차를 지나갔다. 한 자동차는 공항에서 돌아올 때 탔던 크고 빨간 차였고, 다른 하나는 작은 검은색 차였다.
라이라는 문 손잡이를 잡고, 열었다. 아무 문제도 없다는 인상을 주려고 어색하게 미소를 지으며, 부엌으로 걸어 들어갔다.
부엌에는 부모님이 앉아 계셨다. 부엌 테이블 위에 편지 한 뭉치가 쌓여있었고, 부모님은 그중 몇번 접힌 종이 하나를 읽고 있었다.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저 왔어요." 라이라는 새로 산 책을 탁자에 놓으면서 말했다.
라이라의 어머니는 고개를 돌려 편지에서 시선을 떼었다. "라이라?"
"뭐... 문제라도 있나요?" 라이라가 물었다. 부모님이 이상하게 행동했다...
아무 말 없이, 라이라의 어머니는 일어나 라이라를 꼭 끌어안아 주었다. 라이라는 자기 어머니의 뺨에 흐르는 눈물을 보았다.
존나 궁금한데 거기서 끊네 ㅡㅡ
꿀잼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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