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2편] [3편] [4편] [5편] [6편] [7편] [8편] [9편] [10편] [11편] [12편] [13편] [14편] [15편] [16편] [17편] [18편] [19편] [20편] [21편]


원본 출처 : https://www.fimfiction.net/story/4656/22/anthropology/long-distance


역자 : Ad Hoc




인류학

by JasonTheHuman



라이라는 인간에 대한 미지의 전설 뒤에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기로 결심했습니다.




오랜 기간



"15년이나." 라이라의 어머니가 말했다. "15년이나 사라져있었어."



"알아요, 하지만..." 라이라는 천천히 어머니를 밀어내고, 아직 그 편지를 보고있는 아버지를 보았다. 라이라는 그 편지가 무엇인지 깨달았다. "결과 나왔어요?" 라이라는 편지를 보려고 다가갔다,.



그 종이에는 대부분 숫자로 꽉 차 있었다. 라이라는 눈을 가늘게 뜨고는, 무엇을 봐야 할지 생각했다. 이렇게 복잡할줄은 몰랐다. 라이라의 아버지는 손가락을 아래쪽에 적힌 숫자에 가져다 대었다.



친부 확률 - 99.124%



종이엔 라이라가 생각한것 처럼 "그렇다" 나 "아니다"로 써져있지 않았다. 트와일라잇이 더 잘 이해할 것 같이 써져있었고, 소숫점 자리 하나하나 매우 꼼꼼하게 표기되어있었다. 그래도 좋았다.



저 숫자는 라이라의 생각이 맞다는걸 보여줬다. 이들이 내 진짜 부모님이라는것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진짜로 인간이라는것이 증명되었다는 것이다.



라이라는 최종 결과 위에 쓰여져있는 소견서를 읽으려고 애썼다. "이게 다 무슨 말이죠?" 라이라는 손가락으로 종이를 톡톡 두드렸다.



"차이가 있는 몇 가지 요소가 있구나." 라이라의 아버지가 설명해주었다. "단순한 돌연변이일 뿐일거라고 쓰여져 있단다."



"돌연변이요?" 라이라는 그 단어를 천천히 말했다. 별로 좋은 것 같지는 않았다.



"이런 검사에서 흔하게 나타난단다. 보통 나이를 먹으면서 일어나지. 아니면 검사 과정에서 실수가 있을수도 있고. 문제될건 없단다."



"네... 그럴거예요." 라이라는 손을 위로 올려 무의식적으로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머리카락 색은 아직도 푸른색과 흰색이였다. 갈색이 아니었다.



'언젠가는 다 털어놓아야 할거예요. 그럼 기분이 더 나아질거고요'



라이라의 어머니는 라이라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라이라는 편지를 전체적으로 훑어보았다. "너를 믿지 않았다고 느꼈다면 사과하마."



"아뇨, 이해해요." 라이라가 말했다. "저도 잠깐은... 확신하지 못했거든요."



하지만 라이라는 이제 여기 있다. 더 의상 의문거리도 없었다. 이곳이야말로 라이라가 있어야 할 곳이었다. 인간으로서, 인간과 함께.



계단을 내려오는 가벼운 발소리가 들려왔다. 클로에는 홀에서 부엌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 아이는 졸린 듯이 눈을 비비고는 다들 부엌 테이블에 앉아있는걸 보았다. "무슨 일이예요?" 클로에가 물었다.



아버지는 클로에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고는 말했다. "얘야... 아주 좋은 소식이 있단다. 라이라는 이제 우리와 함께 살게 될 거야."



"네?" 클로에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라이라를 쳐다보고는 다시 자기 아버지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앞으로도요? 왜요?"



"라이라는 네 언니란다. 이제 다시 우리와 함께 살게 되는거야."



"어떻게 저 사람이 제 언니예요? 이상하게 생겼잖아요." 클로에는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렇지 않..."



라이라는 웃었다. "괜... 괜찮아요. 정말로요. 어짜피 염색할 생각도... 아무튼 머리카락좀 탈색하려 했어요." 라이라는 손을 들어 머리카락의 흰 부분을 만졌다.



"같이 사는것도 익숙해질거란다. 아빠랑 엄마는 네 언니를 정말 그리워했어." 라이라의 어머니가 말했따.



"어디서 왔는데요?"



라이라는 불편한듯이 몸을 움직였다. "어..."



"우리도 어디서 왔는지는 모른단다. 다만 이제 돌아왔지." 라이라의 아버지가 말했다.



"전에 만나본 적도 없어요!" 클로에가 말했다. "왜 전 만나본 적이 없는거죠?"



라이라의 아버지가 입을 열었다. "그건 설명하기가..." 하지만 클로에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방을 뛰어나가 위층으로 갔다. 그는 한숨을 내쉬고는 식탁 옆에 서 있는 라이라에게 돌아갔다. "나중에 또 얘기를 해야겠구나. 클로에가 받아들이기는 힘들거란다. 언니가 있다는 얘기조차 해주지 않았거든."



라이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제가 돌아올 수 있을거라고 생각할 수 없었잖아요. 이해해요."



"고맙구나."



정말이지 기적이나 다름없었다. 만약 라이라가 수년 전 캔틀롯 기록보관소에서 인간에 관한 책을 발견하지만 않았어도 이퀘스트리아에서 계속 살았을 것이다. 인간 세상으로 와서 부모님을 찾게 된 것만해도 기적이었다.



"라이라, 우린 네가 돌아오게되어서 정말 기쁘단다. 이유를 말할 수 없어도 말이야." 라이라의 어머니는 다시 팔로 라이라를 껴안으며 말했다.



"알아요. 괜찮을거예요. 클로에도 결국엔 익숙해질거예요. 그렇죠?" 라이라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차례로 쳐다보았다. "전 아이들이랑 잘 지내거든요..." 라이라는 부모님의 표정변화를 알아차리고는 머리를 흔들었다. "제 말은, 그럴 것 같아요..."




라이라는 일기장을 펴고는 페이지 사이에 쑤셔넣은 찢어진 종이를 발견했다. 종이에 그려진 그림들은 오래된 것이었다. 인간과 포니의 크기를 비교한 그림이었는데, 꽤 정확했다. 라이라는 포니의 키가 인간의 절반보다 약간 작을거라고 추정했었는데, 실제로도 비슷했다.



라이라는 언제 그 그림을 그렸는지 떠올렸다. 인간이 정말 신기하고 신비하게만 보였던 시절에 그렸던 그림이었다. 그 기억을 떠올리고는 미소를 지었다. 라이라는 자기가 찾던걸 꺼내고 일기장을 덮고는, 다시 옷장 서랍에 집어넣었다. 라이라는 종이에 쓰여진걸 읽었다. 숫자 코드와 그 위에 오드리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라이라는 전화기를 찾으려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가족에게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이런걸 사용할 때마다 스릴이 느껴졌다. 전에는 꿈도 꿀 수 없었던 인간의 놀라운 발명품이 여기 있는데다, 사용하기까지 했다.



라이라는 손가락으로 숫자를 눌렀다. 전화기를 귓가에 대자 이제는 익숙해져버린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라이라는 머리와 어깨를 기울여 전화기를 잡았다. 목소리가 들려오기를 기다렸다. 모든건 순서대로 일어났다.



"여보세요?" 잘은 몰랐지만, 여성의 목소리처럼 들렸다.



"오드리야?" 라이라가 말했다.



"아뇨, 전 오드리 엄마예요. 통화거신분은 누구신가요?"



"아, 음... 죄송합니다." 라이라는 말을 더듬거렸다. 그러곤 다시 마음을 진정시켰다. "전 라이라예요. 오드리 있나요?"



"라이라? 전화 줘서 정말 기쁘구나! 잘 지내니?"



라이라는 빙긋 웃었다. "좋아요. 정말 잘 지내요."



"조금만 기다리렴. 오드리 바꿔줄게."



다시 조용해졌다, 라이라는 벽에 등을 기대며 기다렸다. 잠시후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그리고는 "라이라?"



"오드리! 얘,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어떻게 지냈어?" 오드리가 물었다. 전화기로 들려오는 목소리를 구분하는건 힘들었지만, 오드리와 그녀의 어머니의 목소리는 구분할 수 있었다. 전화기로는 다른 인간을 볼 수 없고, 목소리를 구분하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유용한 도구였다. 이퀘스트리아에서는 전화기 비슷한것도 존재하지도 않았다.



"엄마랑 아빠가 나한테 테스트같은걸 했어. 그걸로 내가 진짜 딸인지 증명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 라이라가 말했다.



"아, 맞아. 네 아버지가 그렇게 말했지..."



"결과가 나왔는데, 내 말이 맞았어. 내가 진짜로 라이라 미켈라코스래." 라이라는 그 이름이 좋았다. 인간의 이름인데다, 그리스 조상님으로부터 내려온 이름이다. 리라를 발명한 조상님으로부터.



"그거... 정말 좋은 소식이네!" 오드리가 말했다.



"그렇지." 라이라가 말했다.



"아직 어떻게 네 부모님을 찾았는지도 믿겨지질 않아... 엄청 운이 좋았지."



"그리고 말인데, 최근에 랜달이랑 한 얘기 있어?" 라이라가 물었다.



"랜달은 네 친구지, 내 친구는 아니거든." 오드리가 말했다. "어떻게 지내는지도 몰라."



"흠... 있잖아, 난 여기서 다른 밴드를 찾아볼까 싶어. 다시 기타를 연주해 보려고." 라이라가 말했다. "엄청 하고싶거든."



"그래, 하지만 라이라..." 오드리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너 괜찮은거... 맞지? 더이상... 그니까, 네 가족에게 혹시..."



이퀘스트리아에 대해 말했냐고? 라이라는 그런 의미란걸 짐작할 수 있었다. "아니, 말했잖아. 그건 그냥... 농담이었다고. 그뿐인걸. 차라리 아무말도 하지말걸 그랬네." 라이라가 말했다. "무슨일이 일어났는지...이제 알아가야지. 아직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거든."



"그게 걱정돼. 기억상실은 좋은게 아니잖아."



"괜찮아. 다 괜찮아." 라이라가 말했다. "이거에 대해선 더이상 얘기하고 싶지도 않고."



오드리의 한숨소리가 들려왔다. "음... 거기에선 잘 지내?"



라이라는 기분이 다시 좋아졌다. "엄청! 오늘은 좋은 서점에 갔어..."



라이라는 오드리와 조금 더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공항에 있을 때는 다시 모든걸 버리고 가는 것 같았지만...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인간의 기술력 덕에, 디 모인에 있는 친구와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이퀘스트리아를 떠날때랑은 달랐다. 그곳의 친구들과 더이상 연락할 수 없다는 것과는 달랐다...




라이라는 포니빌에서 살던 시절, 늦게까지 인간의 역사를 공부하는것과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은 미국의 역사를 다루는 이 세상의 수많은 책중 하나일 뿐이었다. 이걸 다 읽고 나면, 서점으로 돌아가 다른 수많은 정보를 찾아낼 수 있다. 기록보관소를 샅샅이 뒤지거나한건 아니라서, 고대의 비밀을 알아내는것 같은 기분은 들지 않았다. 책은 깨끗한 흰 페이지로, 꽤 새 것 같았다. 자기 손으로 책의 페이지를 넘기는건 아직도 흥미진진했다. 책을 읽기 시작하자, 라이라는 기대감으로 손을 떨었다.



이 미국이라는 나라는 역사가 250년이 채 되지 않았다. 이퀘스트리아랑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루나 공주님의 추방이 그것보다 4배는 더 전에 일어났다. 라이라는 처음에 그 숨막히는 디 모인의 풍경을 보았을때는 그 도시가 수천 년은 되었을거라고 생각했었다.



책은 기본적인 것들로 시작했다. 이 나라에는 공주가 없다. 왕도, 여왕도 없다. 대신 "대통령" 이라고 불리는 것이 있다. 그게 누군지 라이라는 지금으로선 알 수 없었다. 대통령은 4년의 임기를 가지고 있었으니, 오늘날 2012년에는 다른 사람이 대통령을 하고 있을것이다.



열여덟 살이 되면, 인간은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는데에 투표를 할 수 있게된다.



그걸 읽자 라이라는 곧 있으면 생일이란걸 생각했다. 여름이 거의 끝나가고 있고, 머지않아 가을이 올 것이다. 라이라는 아마 몇 주 정도 후면 열일곱 살이 될 것이다. 이퀘스트리아에서 살았을 때와의 생일과는 날짜가 조금 다르겠지만, 항상 가을이 자기 생일이었으니, 그다지 다르진 않을 것이다.



라이라는 아직 참정권을 얻기에 충분한 나이가 아니었다. 그리고 술을 마실수도 없었다. 심지어는 독립해서 혼자 사는것도 할 수 없었다. 라이라는 미소를 지었다. 봉봉이 자기한테 애처럼 군다고 나무라는데엔 이유가 있었다.



라이라는 요즘 봉봉을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 차라리 그게 더 나았다. 각자 갈 길을 가는 것 뿐이다. 봉봉은 포니빌에서 편안한 생활을 하는 평범한 포니로 살아갈 것이고, 라이라는 여기 이 '미국'이라는 곳에서 '평범한' 인간의 삶을 살아갈 기회를 얻게 되었다.



라이라는 미국에 대해 더 알아보기 위해 다시 책을 읽어내려갔다.



이제 미국의 초기 역사를 읽고 있었다. 낯익은 나라 이름이 몇 번 언급됐다. 영국과 포르투갈, 그리고 프랑스도 있었다. 미국은 영국에서 독립해 나왔다. 그래서 미국에선 자신의 언어를 '영어'라고 불렀다. 그래도 이퀘스트리아의 언어와 왜 같은지는 설명할 수 없었다. 라이라는 언젠가 그 답을 알게될 수 있을지 궁금했다.



하지만 미국은 독립된 국가가 되기 위해서, 초기 미국인들은...



"안돼..." 라이라가 작게 말했다.



인간은 서로 싸웠다. 디스코드 때문에 일어난 일이 아니었다. 라이라는 계속 읽어나갔다. 그런 일이 더 있었다. 마치 인간은 자신의 역사를 전쟁을 중심으로 풀어나간것처럼.



라이라는 책을 그만 읽었다.



갤라가 끝난 뒤, 셀레스티아 공주님께서 인간에 대해 얘기해 주셨을때, 전쟁은 인간의 불가피한 본성이라고 말씀하셨다. 디스코드 이전에도, 인간은 어떤 이유로든 서로 싸웠다. 라이라는 정말로 인간이, 자신의 종족의 본성이 그런것인지 생각하느라 이틀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었다.



라이라는 인간이 그보다 더 나을거라고 스스로를 안심시키려고 이 세상에 왔다.



하지만 이 세상의 인간은 멸종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 책에서 묘사된 것으로 보아, 인간은 전쟁이 끔찍하다는걸 알고 있는것 같았다. 책을 휙휙 넘겨보자, 최근의 몇몇 전쟁으로 인해 시위가 일어났다는걸 보았다. 인간도 전쟁이 옳지 않다는걸 알았고... 알고 있어야만 했다.



미국사에는 시대별로 많은 전쟁이 있었다. 라이라는 인간이 왜 전쟁을 시작했는지도 이해할 수 없었다. 무엇이 인간이 전쟁을 하도록 만든걸까?



라이라는 좋은 곳에서 서로 다른 인간들과 친구가 되었다. 셀레스티아 공주님이 말씀하신것처럼 인간이 그런 존재라는건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머리가 아파왔다. 나중에 마저 읽어야겠다.



라이라는 역사책을 한쪽에 두고 다른 책을 집어 들었다. 이건 머리가 덜 아플거라고, 라이라는 확신했다. 이 책은  "마지막 유니콘"이라는 소설이었다. 이야기 속 유니콘은 순백색인데다 민궁둥이였다. 그(또는 그녀)는 아이오와에서 봤던 말과 매우 비슷하게 생겼다. 라이라는 이 유니콘이 말을 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벌써부터 라이라는 의문에 빠졌다. 인간이 유니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필요가 있었다. 아마 포니처럼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라이라가 생각한대로였던 것 같았다. 이 유니콘은 우아하고 아름답지만 지능이 낮아 사실상 이성이란게 없었다. 게다가 문명화된 마을 대신 숲 속에서 살고 있었다... 라이라는 도입부에 '그녀는 더이상 바다 거품처럼 무미건조한 색이 아니었다.' 라는 문구를 보자 오싹했다.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 많은 유니콘이 그런 색이었다. 라이라도 그렇고, 그리고... 다른 포니들도 그랬다. 지금 당장은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지만.



이 책이 이렇게나 별로일 줄은 몰랐다. 애초에 어쩌다 유니콘에 대해 알아보려 한걸까? 그저 호기심 때문이었다. 여동생 때문이라기 보다는 개인적인 흥미가 가서였다... 라이라는 하품을 하고는, 침대 옆 테이블에 책을 놓자마자 눈을 감았다...


전화벨이 울렸다. 듣기 좋은 멜로디였는데도, 이상하게 금방 짜증이 났다.



"전화좀 받겠니, 라이라?" 다른 방에서 아버지가 말했다.



라이라는 일어나 전화기가 있는 방으로 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라이라는 평범하게 인사를 했다.



"라이라? 정말 다행이다. 너랑 연락하려고 정말 별짓을 다했는데..."



라이라는 얼굴을 찡그렸다. "어, 누구세요?" 목소리를 알아듣기 힘들었지만, 이상하게도 익숙했다.



"좀, 라이라.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난것도 아닌데. 룸메이트를 벌써 까먹은건 아니지?"



라이라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전화기를 더 얼굴에 가까이 대려고 손을 위로 움직였다. "세상에, 봉봉? 정말..."



"기억하고 있었네! 다행이다."



"정말 너라니 믿기질 않아!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예전이랑 똑같지, 집이 좀 많이 조용해지긴 했지만... 너는 어때? 아무 말도 없이 사라져버렸잖아. 중요한 일이라도 있는지 알고 싶어서."



"여긴 굉장해. 봉봉!" 라이라가 말했다. "너도 여기 올 수 있으면 좋겠다. 필라델피아는 정말 큰 도시야. 게다가 이런 도시가 더 있어. 어디에나 인간이 있고."



"잘 지내는 것 같네." 봉봉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라이라는 봉봉이 자신을 쏘아보는 시선을 상상할 수 있었다.



"물론이지! 넌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었잖아." 라이라가 말했다. 그러다 잠시 멈칫 하더니, 다시 전화기를 귀에 대었다. "잠깐, 봉봉. 전화는 어떻게..."



라이라는 침대에서 일어나 앉아 어두컴컴한 침실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내 끙하는 신음소리를 내고는 다시 쓰러지듯 누웠다. 손가락으로 머리를 빗질했다. 무슨 문제라도 생긴건가? 어떻게 봉봉이 전화를 걸어서 안부를 물을거라고 상상할 수 있지?



라이라는 심호흡을 했다. 다 지나갈 일이다. 조만간 이런것도 다 끝나게 될 것이다. 결국 증명해냈다. 라이라는 인간이란걸... 비록 항상 그렇게 느껴지진 않았지만 말이다.




오후가 되어, 라이라는 책을 베란다에 가져오고 한 나무 의자에 앉아 더 어이가 없을 잘못된 정보에 대비했다. 냉정히 말해, '피터 S. 비글'이란 인간은 아마 진짜 유니콘이었던 사람이 자신의 책을 읽으리라곤 상상도 못한듯 했다. 아버지가 자신의 책에 대해 말했던 것처럼 마법은 "지어낸 것"에 불과해, 작가들이 뭐든 원하는대로 써먹을 수 있었다.



헛웃음이 나옸다. 이 유니콘은 큐티 마크가 없는데다 (책에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표지의 그림을 보고 알 수 있었다.), 이름도 없었다. 게다가 평범한 집에서 살지 않고 숲 속에서 살았다. 라이라는 주위의 나무를 보았다. 뭐, 지금 자기도 숲 속에 살고 있긴 했다. 포니빌에선 다들 숲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살았다. 이 책은 정말이지 아이러니했다.



이 유니콘이 어떻게 혼자서 살아갈 수 있는지, 자신이 "유일한 유니콘"이라는것도 모르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유니콘과 인간이 같은 세상에 있는데도, 아무도 그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더 이상한건, 이 유니콘은 마법을 사용할 수도 없었다. 그런데 인간인 친구는 할 수 있었다. 라이라는 인간 캐릭터가 더 마음에 들었다. 서투르더라도 자신이 할 일을 잘 해내갔다. 유니콘보다 더 나았다.



라이라는 손가락으로 천천히 책의 페이지를 넘겼다. 다시 책을 치우고 방 안으로 들어갈 생각이었지만, 바로 그 때, 그 이름없는 유니콘이 사악한 황소 같은것에 쫒기고는, 무슨 일이 일어났다.



함께 여행을 하는 인간 마법사가 유니콘을 인간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라이라는 미소를 지었다. 이 유니콘에게 어떠한 감정이 생겨났다. 라이라는 자신이 인간이 되었을때를 떠올렸다. 처음엔 혼란스러웠지만, 손가락을 움직이고 두 다리로 일어서자 너무나도 기뻤던 순간을.



하지만... 뭔가 좀 달랐다.



이 유니콘은 인간이 되는 것이 무슨 끔찍한 일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왜 그러는걸까? 인간이 되면 훨신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었다. 그게 훨씬 더 좋아 보였다. 게다가 이 유니콘은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것도 아니었다. 그녀는 "필멸자"인지 뭔지가 된 것에 충격을 받았다.



라이라는 책을 마당에 던져버릴까 생각도 했다. 하지만 이내 뒤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렸다. 클로에가 방 밖으로 자기 방 밖으로 나오는 것이 보였다.



"그거 무슨 책이예요?" 클로에가 물었다. 아직 거리를 두며 탁자 저편에 서 있었다.



라이라는 책을 덮은 뒤 들어서 클로에에게 책 표지를 보여주었다. "마지막 유니콘이라는 책이야."



"언니도 유니콘을 좋아해요?" 클로에가 물었다. 책에 시선을 고정한채로, 조금 가까이 다가갔다.



"음..." 라이라는 고개를 돌렸다. "그런 셈이지. 그냥 이 책 내용이 어떨까해서 읽어봤어."



클로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시선을 돌렸다. 라이라는 다시 책 표지에 그려진 그림을 바라보았다. 아마 책 내용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걸지도 모르겠다. 라이라는 유니콘이었던 적이 없었다. 엄밀히 따지면 항상 인간이었다.



갑자기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클로에, 유니콘에 대해 잘 알고있다면서?" 라이라가 말했다. 침을 꿀꺽 하고 삼키고는, 다시 물었다. "이퀘스트리아에 대해... 들어본 적 있니?"



그 단어를 말하니 기분이 이상했다. 이런 말을 해서는 안 되는데도, 기분이 나아졌다. 모니카의 말이 맞았나보다. 마음 속에서 털어낼 필요가 있었다.



"아니요. 그게 뭔데요?" 클로에가 물었다. "그 책에 나오나요?"



라이라는 미소를 지었다. "아니, 이 책은 진짜 유니콘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르더라고."



"그럼, 언니는 아세요?"



"이퀘스트리아는 유니콘이 사는 곳이야. 그리고 페가수스도 있고, 어스 포니도 있지. 유니콘만 마법을 사용할 수 있지만, 세 종족 모두 소중해."



클로에는 관심을 보이는 것 같았다. "그런건 어디서 알게 되었어요?"



"음... 그냥 전에 들은 얘기야." 라이라가 말했다.



클로에는 라이라 옆에 의자에 앉아, 좀더 가까이 몸을 기댔다. "말해주세요."



라이라는 미소를 지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라이라는 공주님이 살고계시는 수도인 캔틀롯에 대해서 모든걸 말해주었다. 그 뒤에는 페가수스가 만들어낸 클라우즈데일에 대해서. 그 뒤에는 포니빌에 사는 포니들에 대해 얘기했다. 마법에 재능이 있는 트와일라잇 스파클에 대해 말해주고, 플러터샤이와 그녀가 기르는 동물들에 대해서도 말해주었다. 슈가큐브 코너에서 일하고, 직장 동료인 봉봉을 매일마다 화나게 하는 핑키 파이에 대해서도...



그리고 물론, 하트스트링스라는 이름의 유니콘 음악가에 대해서도 얘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