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2편] [3편] [4편] [5편] [6편] [7편] [8편] [9편] [10편] [11편] [12편] [13편] [14편] [15편] [16편] [17편] [18편] [19편] [20편] [21편] [22편] [23편]


원본 출처: https://www.fimfiction.net/story/4656/24/anthropology/beginning-of-the-end

역자: Ad Hoc




인류학

by JasonTheHuman



연령대: E (전체)

장르: 모험, 코미디, 일상

2012-5-19


라이라는 인간에 대한 미지의 전설 뒤에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기로 결심했습니다.




끝의 시작



올해는 생각할게 많았다.



라이라의 부모님은 요즘들어 학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인간은 라이라의 나이대에 "고등학교"에서 3학년을 끝마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라이라는 홈스쿨링을 받을 가능성이 높았다. 라이라가 무슨 말을 꾸며내도,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받지못했다는건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역사책을 읽는건 유익했다. 무엇보다 라이라가 알지 못하는 것이기도 했다. 예전에 고서에서 본 다른 나라의 역사도 읽어본 적이 있어, 몇 세기전 역사이긴 했지만 좀 익숙한 내용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의 역사가 비중이 높았고 것이었고, 더 복잡했다.



한편으론, 클로에는 "할로윈"이라고 하는걸 정말 기대하고 있었다. 라이라는 클로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속으로 할로윈에 대해 정리를 해 보았다. 이번 달 마지막 날에 있으며, 사탕을 얻기 위해 특이한 의상을 입고 다른 집을 방문하고 다니는 거라고 했다. 악몽야의 인간 버전인것 같았다. 날짜도 거의 비슷했다.



라이라가 책에서 읽었던 추수 감사제 같은게 아니었다. 고서에서는 할로윈같은걸 본 적이 없었다. 할로윈이 악몽야와 거의 똑같다니, 소름이 돋았다. 나이트메어 문을 기리는건 분명 아니겠지? 클로에는 악몽야에 대해 들었는데도 할로윈 얘기를 해주지 않았다. 라이라는 그 날이 와야만 할로윈을 하는 목적을 알 수 있을거라고 짐작했다.



그리고 가을이 지나면 겨울이 올 것이고, 그럼 인간의 또다른 기념일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크리스마스 말이다. 라이라는 난방절 이브때의 신나고 화려한 캔틀롯을 떠올렸다. 그러곤 필라델피아의 인간들은 어떻게 크리스마스를 기념할지 궁금해졌다. 도시가 더 크니까, 아마 축제도 더 크게 열릴 것이다.



그러면 새해가 밝을것이고, 라이라는 겨울을, 그리고 내년 봄과 여름을 인간 가족과 함께 보내게 될 것이다.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도 조금씩 적응이 되어가고 있었다. 곧 있으면 자신도 다른 인간과 똑같아질 것이다.



그날 아침은 평소와 다를게 없었다.



라이라는 일어났을때, 복도 아래 서재에서 아버지가 컴퓨터로 타이핑을 하는 희미한 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아침을 먹으러 계단을 내려갔다.



클로에도 계단을 내려와, 그릇에 시리얼을 담고는 라이라 맞은편에 앉았다. 둘은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항상 이퀘스트리아 얘기만 하는건 아니었다. 그간의 대화가 클로에의 마음을 열게 해 주었는지, 클로에가 라이라에게 학교 수업과 반에서 새로 사귄 친구에 대해서 말해주었다.



"오늘 같이 다녀줄거죠?" 클로에가 갑자기 물었다.



"그... 사탕 얻으려고 말이지?" 라이라가 말했다.



"맞아요!" 



라이라는 씨익 웃었다. "물론이지. 나도 좋아."



"좋아, 클로에. 준비는 다 되었니?" 아버지가 막 아래로 내려왔다. 그는 코트를 벗더니, 식탁 의자에 걸쳐놓았다.



"네." 클로에는 책가방을 챙기러 일어났다. 라이라는 팔을 가방 끈 안쪽에 넣는것과, 무게중심이 등쪽에 쏠리는 것을 지켜보았다. 안장가방과 비슷했지만, 좀 달랐다. "나중에 봐요, 언니!"



라이라는 아침식사를 마치고, 둘이 함께 현관으로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학교는 꽤 멀리 떨어져 있었다. 아이들을 태워주는 기다란 노란색 차인 '버스' 라는게 있다곤 하지만, 라이라네 집까진 오지 않았다. 그래서 아버지가 클로에를 학교까지 데려다 주는 것이다.



학교가 그렇게 멀리 있다니 이상했다. 포니빌에선... 아냐. 라이라는 머리를 흔들었다. 사소한 걸로도 이런 생각을 하면 안된다. 라이라는 인간이 된 것이 정말 기뻐, 포니빌 생각이 들곤 한다는 사실을 부정하곤 했다. 향수라도 느끼는 건가?



계단을 내려오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얼마 있지 않아 라이라의 어머니가 복도로 내려왔다. "벌써 간거니?"



라이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문 밖으로 나갔어요."



"그렇구나, 엄마는 뭐좀 사러 가게에 갈건데, 뭐 필요한 거라도 있니?"



"일단 저는..." 라이라는 그것의 명칭을 기억해내려고 애썼다. "팝 타르트*요."



(* 캘로그 사의 과자)



"다른거는?"



"그거면 돼요. 아, 사과도 좀 부탁해요."



"그래, 곧 돌아올게." 라이라의 어머니는 지갑과 차 키를 챙기고, 차고쪽 문으로 갔다. 라이라는 가대한 문이 저절로 열려 우르릉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몇 분 뒤, 자동차 엔진 시동이 켜지고, 차에서 나는 소음은 서서히 작아져갔다.



라이라는 혼자 남게 되자, 침대에서 스트레칭을 하곤 오늘은 뭘 할지 생각하고 있었다. 텔레비전이 있었다. 하지만 딱히 보고싶진 않았다. 라이라는 가족과 함께 "영화"라는걸 몇 번 본 적이 있었다. 인간의 공연 같은 거였다. 등장인물들이 마법을 쓸 때도 있었는데, 라이라의 어머니는 그걸 "특수 효과"임을 알려주었다.  라이라의 가족은 오드리보단 그 빛나는 화면에 중독된 것 같지 않았다. 라이라는 핸드폰에 조금 빠져들었다. 핸드폰에선 음악이 재생되고 있었다.



라이라는 책을 다시 읽을지 생각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샀던 책은 지난 몇주동안 다 읽어버린 터였다.  라이라는 이미 자기 방에 있는 책장을 다 채워, 이퀘스트리아에 두고 온 인간에 대한 자료를 가뿐히 능가했다.



바로 그거야. 라이라는 밖으로나가 다시 서점을 가기로 결심했다. 아직 이른 평일 아침이니, 모니카가 있을 것이다.



라이라는 펜과 종이를 찾아내, 혹시나 늦게 올 때를 대비해서 쪽지를 썼다. 물론 부모님은 라이라에게 전화를 할 수 있긴 하지만, 아무말 없이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면 불안해할 것이다. 전에 겪었던 일을 생각하면 그러는 것도 이해가 된다.



라이라는 복도에 있는 옷장에서 재킷을 찾아 입었다. 날씨가 벌써 쌀쌀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라이라는 부엌 식탁에 쪽지를 남겨두고, 다른 문이 잘 닫혔는지 확인하고는 현관문으로 갔다.



마지막으로...



라이라는 한 손으론 핸드폰을 들고, 다른 손으론 '이어폰'이란걸 쥐었다. 그녀는 음악을 재생하기 위해 손가락으로 스크린을 누르거나, 문지르거나 했다. 아버지가 전에 보여준 대로 말이다. 이 삼각형 모양은 '재생'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걸 누르자 이어폰에서 작게 잡음이 들려왔다. 라이라는 별 생각없이, 이어폰 한 쪽을 들어 귀에 끼워보았다. 그러자 바로 앞에서 밴드가 공연을 하기라도 한 것처럼 음악이 들려왔다.



라이라는 이어폰을 빼냈다. 아직도 작게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가까이 가져다대자 소리가 잘 들렸다. 오드리네 집에 있던 스테레오보다 더 좋았다.



라이라는 남은 이어폰 한 쪽도 귀에다 꽂았다. 그러자 주변 소음은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놀라웠다. 음악은 'Highway to Hell'이라는, 전에 랜달과 함께 연주했던 익숙한 곡이었다. 머릿속에서 음악이 들려오는 가운데, 라이라는 집을 나섰다.



라이라는 늘 다니던대로 집 근처의 숲과, 다른 집들을 지나 시내에 있는 서점을 향했다. 오늘 라이라는 마을을 둘러보고, 서점 주변의 지역도 가볼 생각이었다.



차 한 대가 지나갔지만, 음악 소리가 귀에 바로 들려와서, 차가 오는 소리를 거의 듣지 못했다. 라이라는 아버지가 학교에서 돌아오는건가 해서 차를 보았지만, 부모님의 차는 아니었다. 차가 지나가고, 라이라는 다시 혼자가 되었다.



음악이있어 걸어가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다. 거리엔 걸어가거나 차를 타고가는 인간이 거의 없었다.



라이라는 머리 위를 올려다보았다. 이맘때쯤이면 숲이 달라보였다. 나뭇잎은 색이 변하기 시작하고, 길 위엔 낙엽이 얕게 쌓여있었다. 낙엽이 길을 지나가는 차에 의해  흩날려지기도 했다. 라이라는 겨울이 오기 전에 나뭇잎을 다 떨어뜨리는 '낙엽 달리기'가 있는지 궁금해졌다. 포니빌에서 몇번 해 본적이 있었다. 등수는 신경쓰지 않고, 봉봉과 나란히서 활기차게 달렸었다. 여긴 화이트테일 숲*과 비슷했다. 인간의 도로와, 방금전 지나간 차만 아니었으면 그곳으로 다시 돌아왔다고 착각할만한 풍경이었다.



(* 마이리틀포니 시즌 1 13화에 나온 포니빌의 숲. 작중 낙엽 달리기 대회가 이곳에서 열림.)



라이라는 당분간 그런 생각은 깨끗이 털어내었다. 그녀는 머리 위에 주황색과 밤색의 나뭇잎을 보면서, 귓 속으로 들려오는 음악을 들었다. 기타를 꺼내 새 곡을 배우고 싶다는 기분이 들었다. 아마 집에 돌아오고 나면...



"하트스트링스, 즐거운가?"



라이라는 예기치 못한, 그러면서도 똑똑히 들려오는 목소리에 걸음을 멈췄다. 그녀는 누군가 뒤에 있을거라 생각하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라이라 혼자 뿐이었다. 유일하게 들려오던 음악 소리마저도, 주변 소음과 같이 사그라들었다.



"두 다리만 가지고도 잘 걷고 있군 그래. 다른 인간들처럼 말이야. 너, 정말 인간인 거군?"



그가 누군지는 몰라도, 하트스트링스라는 이름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 목소리는 이어폰을 통해 들려오고 있었다.



라이라는 이어폰을 홱 하고 잡아뺐다. 그녀는 제자리에서 얼어붙은채, 핸드폰을 응시했다. 하지만 라이라는 그 목소리가 핸드폰에서 들려오는게 아니란걸 알고 있었다. 이건 그저 트릭일 뿐이다. 라이라는 이 목소리를 알고 있었다. 놈이 마지막으로 나타났을 때 무슨일이 일어났는지는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지만, 충분히 알고있었다.



"난 그냥 진심어린 감사를 표하고 싶을 뿐이야. 하트스트링스, 네가 아니었다면 이런 곳을 찾아낼 수 없었을테니까." 그 목소리는 조롱하고, 거들먹거리는 듯한 말투로 라이라의 이름을 읊조렸다. 아니다. 그건 라이라의 진짜 이름이 아니다. 옛 포니 시절의 이름일 뿐이다. "그리고 생각을 해봐. 넌 일생을 포니빌에서 살았잖아! 인간이 남아있단것만 알았어도 거기서 시간낭비를 하진 않았을텐데. 인간이 훨씬 더 재미있단 말이지."



목소리는 사방에서 들려왔다. 동시에, 목소리는 라이라의 주위를 에워싸고 있었다. 다른것들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오히려 난 인간을 좋아해." 그가 말했다. "너와 나, 우린 공통점이 많은것 같은걸. 그 기술하며, 그 기술을 이용하는 손 하며, 그치?"



이제 목소리는 라이라 바로 뒤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하지만 라이라가 놈의 얼굴을 보려고 고개를 돌린 순간... 아무것도 없었다. 텅 빈 도로만 있었다.



라이라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목소리가 매우 떨렸다. "어... 어디있는거야?"



"오, 나야 내가 원하던 바로 그곳에 있지. 바로 여기. 인간 세상. 상상이 가나? 수많은 인간으로 뒤덮인 또다른 세계. 그것도 바로 옆집이나 다름없는 곳에 있었다니."



맞는 말이었다. 그는 인간 세상에 있었다. 좋지 않았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라이라는 시내에 있는 서점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너희 인간은 정말이지 재미있는 존재야. 이 세상이 얼마나 놀라운지 봐! 수천년동안 가만히 냅두니 이런 문명을 다 일구어냈군."



라이라는 이번엔 조금 더 강한 어조로 말했다. "여긴 어떻게 온거지?" 라이라가 물었다. "나는 어떻게 찾아낸거야? 넌 뭘 하고 있는거고?"



라이라는 웃음소리를 들었다. "내 계획을 아주 정확히 알고 있는가 보군. 너도 알다시피, 나는 너무 지루했어. 네가 상상하지 못할정도로 말이야. 구식이면서도 아주 좋은 혼돈이 필요했지. 아니면... 이런 실수. 인간은 어떤 방법으로든 새로운 혼돈을 만들어 내! 정말이지 기대돼. 진심이야."



라이라는 이를 갈았다. 목소리는 어느곳에선가 들려오는 한편, 사방에서도 들려왔다. 나무 사이에 뭔가 움직였다. 그저 바람일 뿐인가? 흩날린 낙엽이 라이라 발 앞에 떨어졌다.



"인간에겐 더 많은 면이 있어. 난 그들... 우리를 연구해왔다고." 라이라가 말했다. "우린 네 생각보다 더 나은 존재야."



"보아하니, 내 도움 없이도 혼돈을 꽤나 일으켰군. 그 점은 두고보도록 하지."



목소리가 마치 놈이 라이라 바로 뒤에 있는 것처럼 들렸다. 하지만 라이라는 계속 혼자였다... 아닌가? 이게 진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긴 한걸까? 이런게 가능할리가 없다...



"흠. 이렇게 오래 있을 생각은 아니었는데. 잠깐 들러서 네게 뭐라도 줄 시간이면 됐는데 말이야. 보시다시피, 저 밖에 인간들이 이 몸을 기다리고 있어서 말이지. 그리고 말인데, 네가 인간이 아니면 더 행복해질 거라고 장담하지."



라이라는 뭔가가 머리를 쓰다듬는걸 느꼈다. 그녀는 손을 머리로 뻗었지만, 그건 이미 사라져있었다. 무릎이 후들거렸다. 모든게 흐릿해져갔다.



"이 세상엔 너같은게 수십억은 있다는걸 알고있나? 수천도, 수백만도 아니고 수십억 말이야. 도시 하나에만 해도 몇백만은 있지, 그리고 그 도시가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데, 그렇지 않나?"



라이라가 마지막으로 본건 바로 앞에서 웃고있는 디스코드의 얼굴이었다.



"이미 말했듯이, 하트스트링스. 너의 도움에 진심어린 감사를 표하지."




라이라는 약간 통증을 느끼면서 신음하듯 일어났다. 요즘 이상한 악몽을 꾸긴 하지만, 오늘건 그간 꿨던 꿈중에서 가장 최악이었다.



라이라는 눈을 떴다.



여긴... 침대가 아니었다. 라이라는 꿈에서의 복장과 똑같이 옷을 입고있었는데, 조금 느슨해지고 후줄근한 느낌이 들었다. 라이라의 머리는 도로의 단단한 검은색 돌에 기대어져 있었다. 주위엔 마른 잎사귀 몇 개가 흩어져 있었다. 라이라의 머릿속에서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기억이 밀려왔다.



 디스코드.



요즘 이상한 꿈을 좀 꾸곤 했는다. 근데 이건 꿈이아니라 진짜로 일어난 일인건가?



라이라는 몸을 추스르려고 애썼다. 그녀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는데, 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었다. 얼마나 오랫동안 밖에 있었던걸까? 아직 대낮인데도 조금... 흐린듯한... 시간을 알 수가 없었다. 라이라는 허리를 불편하게 굽히면서 엉거주춤하게 일어났지만, 이내 꼬리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라이라는 아파서 신음소리를 냈다. 앞다리는 하늘을 향해 있었고, 헐렁한 소매는 발굽 위로 축 늘어졌다.



라이라는 공포로 움직이지도 못한 채, 발굽을 응시했다.



"이 자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