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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출처: https://www.fimfiction.net/story/4656/25/anthropology/truth-will-out
역자: Ad Hoc
인류학
by JasonTheHuman
연령대: E (전체)
장르: 모험, 코미디, 일상
2012-6-4
라이라는 인간에 대한 미지의 전설 뒤에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기로 결심했습니다.
진실은 언젠가는 드러난다
잠시 동안, 라이라가 할 수 있는거라곤 그 자리에서 가만히 서있는 것 뿐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꼬리를 보고, 자신의 발굽을 내려다보았다. 시야 끄트머리에는 뿔 끝부분이 보였다.
하지만 낭비할 시간따윈 없었다. 라이라는 자신이 얼마나 오랫동안 의식을 잃고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뒷다리에 신겨진 신발을 벗어, 쳐내버렸다. 신발은 더이상 맞지 않았고, 걸음걸이를 늦출 뿐이었다. 라이라는 집이 어느쪽이었는지 떠올리면서 방향을 잡고는, 발소리를... 아니, 발굽소리를 내며 달려가기 시작했다.
방금 막 깨어난 상태지만, 빨리 가야만 했다. 디스코드가 이곳 필라델피아에는 있을리가 없다.
라이라의 눈에 뭔가가 떨어졌다. 라이라는 미끄러지듯 멈춰서서는, 눈을 깜빡여 그걸 빼내려 했다.
그 뒤로도 계속 뭔가가 떨어졌다. 큼지막한 갈색 물방울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로엔 초코우유 웅덩이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놈이 포니빌에서 벌인 짓과 비슷했다. 라이라는 머리를 흔들고는 다시 달려가기 시작했다.
티셔츠와 바지는 느슨하고 후줄근한데다, 비에 젖어가기 시작했다. 아마 우유 냄새도 배기 시작했을 것이다... 아냐, 지금 왜 이런걸 생각하고 있는거지?
다시 생겨난 리라 모양 큐티마크와 똑같은 모양의 목걸이는 라이라가 달려갈때마다 목에 자꾸만 부딪혔다. 라이라는 길가에 주차된 차 옆을 지나가다가 자동차의 바퀴가 동그랗지 않고 네모난 것을 알아챘다. 차 주인이 누구인진 몰라도, 이 차는 내버려 두고 그냥 걸어가야 할 것이다.
라이라는 드디어 집에 도착했다. 부모님 차는 보이지 않았다. 아마 생각한것보다 그리 오랫동안 나가있던건 아니었나보다. 라이라는 다시 네모난 바퀴가 달린 그 차를 생각했다. 시내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아직 보지도 못했지만, 분명 나쁠것이다. 인간들은 지금 이런 상황에 어떻게 반응할까? 그것보다, 부모님이 집에 돌아와서 자신의 이런 모습을 보면 어떻게 반응할까? 부모님이 언재쯤 돌아올지는 알 수 없었다. 일단 집에 오면 부모님에게... 그리고 클로에에게 설명을 해줘야한다.
라이라는 마지막으로 속도를 내어 현관으로 달려갔다. 주머니에 열쇠가 있다. 라이라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주머니에 넣어 열쇠를 꺼내려 했으나, 될 턱이 없었다. 라이라는 마법을 사용하여 열쇠고리를 주머니에서 빼내고는, 문 손잡이에 끼워서 문을 열어보려 했다. 잘 열리지 않았다. 이퀘스트리아의 문 손잡이가 실질적인 기능이 없는 장식에 불과한데엔 이유가 있었다.
드디어 문이 활짝 열렸고, 라이라는 넘어지듯 집으로 들어갔다. 비를 피할 수 있어 좋았다. 라이라는 숨을 돌리려고 잠시 멈추고는, 뒷다리로 문을 차서 닫았다.
집안의 모든것이 다 커 보였다.
라이라는 포니인채로 인간의 집에 있던 적이 없었다. 그저 캔틀롯 성에 있었을때, 두 다리로 서게 되자 다른 모든게 작게 보였다는 것만 떠올랐다. 이곳엔 포니를 위한 것 따윈 하나도 없었다. 손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라이라는 발굽을 들고는 젖고, 엉켜버린 초록색 털을 보았다. 털이 온 몸을 뒤덮고 있다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전엔 어떻게 이런거에 익숙했었던걸까?
그것보다, 이제 뭘 해야 하는걸까? 밖에는 디스코드가 있고, 가족은 곧 있으면 돌아올 것이다. 시계를 보아하니, 집을 나선지 한시간이 조금 안됐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안 지나있어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가족이 오면, 라이라는 그동안 했던 말이 전부 거짓말이란걸 솔직하게 말해야했다. 라이라는 그런건 정말 생각하기도 싫었다.
라이라의 몸에서 우유가 뚝뚝 떨어져 바닥이 더럽혀지고 있었다. 디스코드에 대해 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이런 꼴로는 결코 좋지 못할 것이다.
라이라는 계단을 올라가려고 한 걸음을 내딛었으나, 발굽이 걸려 작게 신음소리를 냈다. 그런식으로 전보다 더 느리게 계단을 올라가게 되었다. 계단이 너무 좁았다. 인간이었을땐 문제되지 않았던 것이었다.
윗층에 샤워기가 두 개 있다. 하나는 벽에 부착된 샤워기이고, 다른 샤워기엔 욕조가 딸려 있다. 라이라는 지금 상태에서 벽에 붙은 샤워기는 불편할거라 생각해, 욕조로 향했다.
라이라는 목걸이를 풀고는 탁자에 두었다. 그러곤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젖어버린 옷을 힘겹게 벗어냈다. 힘들었지만, 마법을 사용하는것도 쉽지 않았다. 어째선지 라이라는 봉봉이 옷을 챙겨 입는게 귀찮겠다고 말했던게 생각났다. 손이 없으니, 정말로 그랬다.
물을 틀어 놓으려면 마법을 쓸 수밖에 없었다. 라이라는 한동안 수도꼭지와 씨름을 하다가 찬물 세례를 받았다. 그녀는 수도꼭지를 돌렸다. 그러곤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따뜻한 물이 정신을 맑게 해주는걸 느꼈다.
갑작스럽게 너무나도 많은 일이 일어났다. 어째선지 디스코드가 다시 봉인에서 풀려났고, 라이라는 디스코드를 이 세상에 데려왔거나, 아니면 적어도 이곳에 오게끔 길을 열어주었다. 인간은 다시 멸망하게 될것이고, 라이라가 할 수 있는건 하나도 없었다. 조화의 원소가 없다면.
정신을 맑게 하는건 그리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
라이라는 발굽으로 수도꼭지를 눌러 물을 잠그고는, 염동력으로 수건을 들어올렸다. 기본적인 마법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떠오르기 시작했다. 코트는 아직도 젖어있어, 마르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적어도 이제 끈적거리지는 않았다.
라이라는 옷을 찾으러 자기 방으로 향했다. 물론 포니들은 평소에 옷을 입지 않지만, 라이라는 계속 인간처럼 행동하고 싶어했다. 게다가 인간이 되기 전에도 몇달동안은 옷을 입곤 했으니까. 라이라는 하얀 셔츠를 찾아냈다. 마법으로 간신히 단추를 잠그니 뿌듯했다. 이 옷도 너무 컸지만, 라이라는 개의치 않았다.
라이라는 셔츠를 잡아 내리면서 선반에 놓인 리라와, 그 옆에 놓인 기타를 보았다. 아마 다시는 기타를 연주할 수 없을것이다... 디 모인의 친구들은 괜찮을까? 거긴 여기서 수백 km는 떨어져 있다. 라이라는 혼돈이 거기까지 퍼져나갔는지 궁금해졌다.
이제 라이라는 몸도 깨끗하고, 옷도 입었다. 곧 닥칠 일을 대비하는것 말곤 할게 없다.
라이라는 욕실에 놓인 목걸이가 반짝거리는걸 보고는, 목걸이를 다시 목에 걸었다. 목걸이가 마치 행운의 부적처럼 느껴졌다.
캔틀롯 성에서의 일을 떠올렸다. 부모님께 작별 인사를 하고, 인간 세상은 모든게 다 좋을거라고 장담하던때를...
라이라는 복도를 따라 어머니의 화실에 들어갔다. 미완성된 그림이 있었다. 다른 작가의 책 표지에 쓰일 그림일 것이다. 그림 뒤엔 집앞이 내려다보이는 창문이 있었다. 도로로 뻗은 진입로가 보였고... 거기서 초코우유가 눈에 들어오지 않도록 가리면서, 문 앞으로 달려오는 아버지가 보였다.
라이라는 충격에 휩싸였다.
라이라는 방에서 뛰쳐나와 복도를 지나 모퉁이를 돌있다. 그러곤 계단을 내려가려다, 현관문이 열리고 있는걸 보았다. 라이라의 뿔에서 빛이 나더니 현관문이 쾅 하고 닫혔다. 라이라는 체중을 실어 문을 닫는데에 온 힘을 다하고는, 잠시 숨을 돌렸다.
라이라는 눈이 휘둥그레지고는, "내가 무슨짓을..." 이라며 중얼거렸다. 그러면서도 라이라는 계속 문을 막고있었다.
"라이라? 안에 있으면 문좀 열어다오! 무슨일인거냐?" 아버지의 목소리었다. 만약 그가 라이라를 보았다간...
라이라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달리 뭐라고 할 수 있겠는가?
"안에 누구 없니? 라이라, 뭐라고 말좀 해주렴! 밖에 무슨일이 일어나는진 잘 모르겠지만, 뭔가가... 비처럼 내리고 있어. 차가 고장나는 바람에, 집까지 뛰어와야 했단-"
"아빠? 어..." 라이라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제가 클로에에게 이퀘스트리아 얘기를 한거 기억하세요?"
"라이라? 다행이다. 집에 있구나. 문좀 열어다오." 그는 안심한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안에서 얘기좀 하자꾸나. 바깥 상황이 이상하니, 들어가게 해주렴." 라이라는 아버지의 목소리를 통해, 그가 조급해한다는걸 알 수 있었다.
라이라는 천천히 현관문에서 떨어졌다. "죄송... 해요." 라이라는 시선을 아래로 내린 채 말했다.
라이라의 아버지가 안으로 들어왔다. 그러곤 라이라를 찾아 주위를 둘러보았다. "라이라? 이게 무슨..." 고개를 숙이자, 딸이 아닌 작은 민트색 포니가 보였다. 그는 무슨 말을 하려했으나, 더이상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반면에 라이라는 입을 열어 마음 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한번에 내뱉기 시작했다. "죄송해요. 그냥 평범하게 지내고 싶어서, 아무 얘기도 안했어요. 그냥 인간으로서 평범하게 살아가기만 바랬어요. 기억이 안난다고만 하면 될 줄 알았죠.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그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라이라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러다, 간신히 말 한마디를 내뱉었다. "라이라?"
"저예요." 라이라는 아버지를 올려다보고, 울상을 지었다. "저한테... 화나거나 한건 아니죠?"
"너... 유니콘이구나." 그는 말을 좀처럼 꺼내지 못했다.
"전 정말 인간이예요! 그리고 아빠 딸이고요. 하지만 이퀘스트리아에서 여기로 오게 되었죠. 클로에에게 한 얘기는 다 실제로 있었던 일이예요. 전 삶의 대부분을 유니콘으로 보냈어요." 라이라는 어색하게 복도에 발굽을 딛고 일어섰다. "죄송해요. 거짓말을 했어요. 화나... 셨나요?"
그는 쭈구려 앉았다. "네가... 저런짓을... 한..." 그는 슬쩍 밖을 쳐다보았다. 아직도 초코우유가 비처럼 내리고 있었다.
라이라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제 마법으론 저런걸 할 수도 없어요. 하지도 않을 거고요. 전 그냥 인간이 되고싶었어요!"
"마법을 쓸 수 있는거니?"
"어... 네. 하지만..." 라이라는 진이 다 빠졌는지 끙 하는 신음소리를 냈다.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예요. 디스코드가 왔어요." 다시 속사포처럼 말이 튀어나왔다. "디스코드가 인간을 찾으려고 저를 따라왔어요. 그래서 초코우유 비가 내리고 절 유니콘으로..."
라이라의 아버지가 말을 끊었다. "누구라고? 이해가 안되는구나..." 그는 라이라의 말을 거의 듣지도 않은 것 처럼 보였다. 라이라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이 세계에선 유니콘이 그저 허상일 뿐이라는걸 상기시켰다.
라이라는 하던 말을 멈췄다. "그게... 설명을 좀 할게요. 잠깐만... 기다려주실 수 있어요?"
라이라는 비틀거리면서 계단을 올라갔다. 그러곤 곧장 자신의 방으로 가 서랍을 뒤져서 일기장을 찾아냈다. 라이라는 마법으로 일기장을 들어올리고는 다시 계단을 내려갔다. 마법을 사용하는게 예전보다 더 어렵게 느껴졌다. 그래도 공중에 띄울 수는 있으니 다행이었다.
라이라의 아버지는 거실에 앉아, 이마에 손을 얹고 있었다. 라이라가 돌아오자 그는 지친 모습으로 고개를 돌렸다.
"여기요. 이퀘스트리아에서 살았을 때 적었던 일기가 있어요. 인간에 대한 책을 많이 읽었는데..." 하이라는 아버지가 둥둥 떠다니는 일기장을 빤히 쳐다보고 있다는걸 알아챘다. "어서 받으세요."
"그건 어떻게 한거냐?"
"그냥 기본적인 마법이예요... 아." 라이라는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저, 아버지가 마법에 대해 쓴건 알아요. 하지만 마법은 그렇게 특별한 것도 아니예요. 대부분의 유니콘은 이정도 밖에 못하죠." 라이라가 말했다.
"공중에 떠있어. 어떻게 한거냐?"
라이라가 입을 열었다. "7살때 배웠어요. 별로 특별한것도 아니라니까요."
"클로에 만할 때부터 마법을 썼다고? 라이라, 넌 도대체..." 그는 한 손으로 라이라에게 손짓을 했다.
라이라는 심호흡을 했다. "예전에 제가 실종됐었죠? 왜 그런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때 전 이퀘스트리아로 보내졌어요. 클로에에게 얘기해준 바로 그곳이요. 클로에에게 해준 이야기는 꾸며낸게 아니예요. 이야기 속 포니들은 실제로 알던 사이였고요."
라이라의 아버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마법 말인데, 유니콘은 대부분 더 어린나이에 마법을 사용할 수 있어요... 제가 좀 늦은 편이었죠." 라이라는 어깨를 으쓱했다. "인간은 마법을 쓸 수 없죠. 그래선지 마법을 배우는게 어려웠던것 같아요. 최근에야 깨닫게 되었죠."
라이라의 아버지는 그 말이 정말인지 확신하지 못하겠다는듯 손을 뻗어 낡은 일기장의 표지를 매만지고는, 일기장을 건네받았다. 라이라도 일기장을 건네었고, 책을 감싸던 노란 아우라도 사라졌다. 염동력을 사용하는 것도 힘들었다.
라이라는 고개를 들었다. "클로에 말이 나와서 그런데, 지금 어디있죠? 엄마는요?"
"비가 내리기 시작할때쯤 학교에 내려다 주었단다.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진 모르겠구나. 너무 혼란스러웠지."
"아..."
라이라의 아버지는 다시 제정신으로 돌아오는 것 같아 보였다. 다행이었다. "하지만 라이라, 우선 밖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싶구나. 비도, 바퀴도 말이다. 거기다 표지판과 우편함이 스스로 움직이는걸 똑똑히 보았어. 너는 뭔가 알고있지 않니?"
"생각보다 더 심각하네요..." 라이라는 말끝을 흐렸다.
"뭔데 그러니?"
"디스코드예요. 혼돈의 정령이죠. 이퀘스트리아에 있었는데, 저를 따라 이곳에 왔어요. 그리고 이젠..." 라이라는 말을 너무 빠르게 하고있단걸 깨닫고, 조금 천천히 말했다. "이퀘스트리아에선 인간을 멸종시켰어요. 아주 오래전에 있던 일이죠. 아마 여기서 다시 그 짓을 하려는 것 같아요. 인간을 사이에 불화를 일으키는 식으로요."
"멸종이라..." 라이라의 아버지는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곱씹으면서 되풀이했다. "하지만... 초코우유라니? 무슨 장난같은 짓거리 아니냐?"
"그래서 더 나쁜거죠. 놈에겐 그게 장난이거든요."
"그리고... 디스코드는 인간이 아닌거지."
"네. 인간은 이런 일을 할 수 없죠. 마법을 못 쓰니까요." 라이라는 자신의 뿔을 올려다보았다. "적어도 대부분은 그렇죠."
"그리고 넌 네가 인간인줄 알고..."
라이라는 고개를 저었다. "제 양부모님은 제가 인간이라는걸 말해주지 않으셨어요." 라이라는 책을 보았다. "하지만 인간에 대해서 공부를 해왔죠. 어쩌면 마음 속으론 제가 인간이라는걸 알고 있엇던 걸지도 몰라요. 이건 제 기록이고요."
라이라는 폴짝 뛰어 아버지 옆에 앉았다. 아버지는 라이라를 신기하다는듯 쳐다보았다.
"유니콘들은 보통 그런식으로 앉니?" 그가 말했다.
"아, 그게... 인간들이 이런 식으로 앉고 있는 그림을 본 뒤로 이렇게 앉고 있어요." 라이라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예전에 했던것만큼 편한 것 같지가 않네..."
라이라의 아버지는 다시 책을 내려다보곤, 라이라로 시선을 돌렸다. "내게 하고 싶은 말이 아주 많은 것 같구나."
"16년 어치 정도 돼요." 라이라가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걸 말할때가 아니네요."
라이라는 그랜드 갤로핑 갤라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중간중간에 그게 어떤 축제이고, 캔틀롯이란 어떤 곳인지도 설명해주었다. 또한 디스코드에 대해서도 최대한 기억나는대로 말해주었다.
"셀레스티아 공주님이 몇달 전에 이 세계로 보내줬어요. 그때부터 인간으로 살아갔죠." 라이라가 말했다.
라이라의 아버지는 좀 안정된 듯 해 보였다. 그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네가 사라지고나서 그런 일이 있었을줄은 상상도 못했단다. 우린 네가 죽은줄로만 알았어."
"네, 하지만 왜 그런일이 일어났는지는 알아내지 못했어요. 그건 아마... 제 생각인데,"
"마법이었을거란 거지?"
"어쩌면요."
"그럼 그게 우리 집에서도..." 그는 말끝을 흐렸다. "받아들이긴 힘들지만, 네가 여기있고, 유니콘이기까지 하니." 그가 한숨을 내쉬었다. "믿을 수 밖에 없구나."
"이건 오드리에게만 말해 줬었어요. 저보고 미쳤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는 증명할 방법도 없었죠."
라이라의 아버지는 다시 일기장을 내려다보더니,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다. 옛날 방식의 제본에다, 하드커버였고, 두꺼운 황산지로 이루어져있었다. 인간의 방식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이퀘스트리아의 책이었다. 라이라도 그걸 잘 알고 있었다. 라이라의 아버지는 내용을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그림 사이의 공백에 쓰여진 메모를 읽는데에는 꽤나 시간이 걸렸다.
"인간에 대해 연구한걸 다 기록해 두었어요. 제 양아버지가 사서로 있는 도서관에 인간에 관한 책이 좀 있었고요." 라이라도 어깨 너머로 책을 보았다. "이건 포니빌에서 봉봉이랑 살았을 때 쓴 거예요."
라이라의 아버지가 물었다. "봉봉이라고?"
"제 룸메이트예요. 걔는 어스 포니예요. 제가 인간에 대해 얘기하는걸 엄청 싫어했죠..." 라이라는 아버지가 페이지를 넘기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는 도시의 거리가 그려진 스케치를 눈여겨 보았다. "여긴 시내같은데, 어떻게 알게 된거니?"
"꿈으로요. 이퀘스트리아의 인간은 필라델피아같은 도시를 이루지 못해서, 책에서도 볼 수 없었죠. 그런데도 전 이 세상에 대해 알고 있었어요." 라이라가 말했다. "오래전 일이었는데도, 여기서 살았다는걸 기억하고 있었나봐요."
"정말 흥미롭구나." 그는 그림 몇 장을 더 훑어보았다. 라이라는 어느덧 초코우유 비가 그쳤다는걸 알아챘다. "손에 정말 관심이 많은것 같은데."
라이라는 슬픈 기색으로 발굽을 내려다보았다. "네. 아빠는 항상 손이 있었을테니 이해하지 못하시겠죠... 하지만 전 인간이 되어 손을 가질 수 있다는게 가장 좋았어요! 손가락도 그렇고요. 손가락으로 리라를 연주할수도 있었고요. 리라는 그리스인이 처음 만든거 맞죠? 우리 조상님이요." 라이라는 미소를 지었다. "전 항상 인간이 되고 싶었어요. 지난 몇달간은 진짜 인간이 되었고요."
라이라의 아버지는 일기장을 면밀히 읽어보았다. "라이라... 이퀘스트리아는 이 세계에 있을리가 없겠구나."
"네. 당연하죠." 라이라는 고개를 끄덕의며, 의아한 눈초리로 아버지를 쳐다보았다.
"그리스를 아니?"
"이상한게, 이퀘스트리아에 여기와 똑같은 이름을 가진 나라가 몇 있었어요. 여기 와서야 알게돼서, 셀레스티아 공주님께 물어볼 시간도 없었고요." 라이라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저도 왜인지는 몰라요. 그냥 그런건지."
라이라의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시 일기를 유심히 읽었다. 라이라는 아버지가 무얼 보고 있는지 알아챘다. 한 페이지에 한 손씩, 아주 디테일하게 그려진 스케치였다.
"손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그린거예요. 글씨체도 좋아진거 보이죠? 그림 그릴때도 더 자세히 그릴 수가 있게 됐어요. 마법보단 손을 이용하는게 깃펫을 다루기 편하더라고요." 인간과, 자신의 아버지와 이런 대화를 한다는건 이상하면서도 흥미로웠다.
"네가 인간이 됐을 때로구나." 라이라의 아버지가 말했다.
"어, 아뇨. 그 전이었어요..." 라이라는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게... 마법으로 실험을 좀..."
그는 라이라를 빤히 쳐다보았다. "무슨 말이니?"
"아까 말했잖아요. 손은 참 신기하다고. 사실 지금도 그렇지만."
"뭘 한거냐?"
라이라는 시선을 피했다. "말 안할래요."
라이라의 아버지는 일기장을 덮고 옆에 놓아두었다. 잠시 후 그는 창문을 통해 뒷마당 쪽을 보았다. "어느덧 진정된 것 같구나."
"네?" 라이라는 고개를 들었다. 그럴리가 없어요. 디스코드가 그냥 갈리가 없다고요."
"근데 넌 아직 유니콘이구나."
라이라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뒷마당으로 걸어갔다. 이상할정도로 고요했다. "왜 멈췄는지는 모르겠어요. 잘 모르겠지만 어쩌면..." 라이라는 헉하는 소리를 내었다.
"왜그러니?"
"디스코드는 더 큰 도시로 가겠다고 했는데... 어쩌면 그게 필라델피아가 아니었을지도 모르겠어요. 근방에 더 큰 도시가 있나요?"
"필라델피아는 그렇게 큰 도시도 아니야. 어디든 갔을 수 있겠지. 가령 뉴욕이나, 워싱턴같은..." 그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쥔 채로 가만히 앉아있었다. 라이라가 몸을 앞으로 기울였지만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달리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디스코드가 네가 말해준 만큼 위험하다면..."
"놈은 정말 위험해요." 라이라가 말했다. "말했잖아요. 놈은 전에 이미 인류를 멸망에 이르게 했단걸."
"그래, 근데 넌 이퀘스트리아에 있었잖니. 여기선 그 누구보다 네가 디스코드에 대해 잘 알고 있을거다."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물었다. "놈이 몇년전에 풀려났다고 하지 않았니?"
"네, 하지만 트와일라잇과 그 얘 친구들이 다시 봉인시켰어요. 조화의 원소를 사용해서요." 라이라가 말했다. "클로에가 나이트메어 문 이야기를 해주지 않던가요?"
"들어 본 적 있는것 깉구나."
"그때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는 생각에 잠긴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 원소라는건 어떻게 사용하는거냐?"
"저는 못써요..." 라이라는 한숨을 쉬었다. "조화의 원소만 디스코드를 막을 수 있어요. 그리고 트와일라잇과 그 얘 친구들만 사용할 수 있죠. 전 아무것도 못해요. 전 그냥 평범한 유니콘인걸요. 대부분의 포니들이 그래요."
"그니까 그 물건만이 놈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는 생각에 잠겼다. "그건... 흔한 소설 내용같구나. 거기에 특별한 영웅만이 사용할 수 있고."
"이건 아빠가 쓴 책 같은게 아니예요. 진짜라고요." 라이라가 말했다. "물론 그렇긴 하지만요." 라이라도 인정했다.
"그래서 더 어려워지는데... 놈에게 맞설 방법은 없는거구나."
"인간의 무기로는 안돼요. 그걸 사용하는게 더 끔찍할 거예요! 군대와 폭탄을 다 갖다 바치는 꼴이라고요."
"그래도... 머지않아 그렇게 할 것 같구나."
"무슨 말씀이세요?"
"놈은 위험해. 근데 녀석에게 맞설 다른 방법이 달리 없잖니? 네가 반대한다 해도, 아무도 몰라줄거다."
라이라는 한숨을 쉬었다. "네, 하지만... 인간은 막을 수 없어요. 더 강하게 할 뿐이라고요."
더이상 아무 말도 오가지 않았다. 최악인건 디스코드가 한 말이 사실이라는 것이다. 라이라가 이 세계에 왔기 때문에 디스코드도 이곳에 올 수 있었다. 라이라의 잘못이었다.
텔레비전을 켰다. 라이라의 아버지가 리모콘을 들어 뉴스를 틀었다. 빌딩 앞, 우유로 흠뻑젖은 도로 한가운데에 인간 기자가 서 있었다. 건물의 벽은 전부 다 사라지고 건물 내부의 방만이 그 자리에 있었다.
라이라는 목걸이를 내려다보았다. 머릿속엔 캔틀롯에서의 마지막 날만 떠올랐다. 마법으로 목걸이를 잡자, 뿔이 빛났다. 라이라의 아버지는 흥미롭다는 듯이 그 모습을 쳐다보았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는 몇년동안 마법애 대한 이야기를 써왔지만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었으니까. 라이라는 뭔가 이상한걸 느끼고는 놀라서 작게 소리를 냈고, 들어올려진 목걸이는 다시 제자리로 돌어왔다.
"왜 그러니?" 라이라의 아버지가 물었다.
"잘... 모르겠어요" 라이라가 말했다. "이런적은 없었는데." 라이라는 발굽을 내밀어 목걸이를 조심스럽게 툭툭 건드려 보았다.
"그러고보니 항상 그 목걸이를 매고 있었구나, 어디서 구했니?" 라이라의 아버지가 말했다. "포니... 에게는 끈이 좀 길어 보이는구나."
라이라는 입을 열었다. "공주님이 저를 인간으로 만들어 주신 뒤에 선물로 주셨어요."
"셀레스티아 공주 말이지." 그가 말했다. 지금까지 라이라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을 터였다. "이퀘스트리아의 지도자이자, 가장 강력한 유니콘..."
러이라는 고개를 저었다. "어, 유니콘이 아니예요. 그분은 날개도 있거든요. 키도 아빠만큼 크고, 수천년 동안이나 사셨어요..." 라이라는 목걸이를 더 자세히 살펴보려고 고개를 숙였다. 목걸이를 들었을때 느껴진 이상한 감각... 전에 목걸이를 잡았을때는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는데...
"수천년은 살아온 유니콘과 대화를 나눴다라." 그는 생각에 잠겼다.
"네, 인간 지도자는 그렇게 오래 살 수 없죠?"
그는 다시 어색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여기는 그쪽 새상과 다르니까. 하지만 그보다 말이다... 강력한 존재가 네게 준 보석은... 마냥 평범한 선물이 아닐 것 같구나."
"무슨 말씀이시죠?" 라이라는 아버지를 쳐다보았다. "전에 목걸이에다 마법을 쓴 적은 없긴 하지만, 이퀘스트리아의 마법은 그런식으로 작용하지 않아요. 아빠 책에 있는 마법 유물 같은거와는 다르다고요." 라이라는 목걸이를 더 잘 보려고 다시 한번 들어올렸다. "그리고, 그러다 무슨일이 일어날지도..."
버녁추 - ID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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