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갤소설> 김도령! -1
셀레스티아는 영 기분이 좋지 않았다. 루나는 갑자기 왜 천년 전 일을 말한걸까. 사실 그 여행들이 루나와의 마지막 추억이기 때문이였을까?
아니먼 그 머나먼 타국 땅에서 역질이 걸렸던 고통 때문이였을까. 셀레스티아는 케이크를 먹으며 들은 루나의 말이 영 이상했다.
"언니는 예나 지금이나 참 무심하신 분입니다. 어찌 그 아이를 잊을 수가 있어요?"
"아니 루나.. 나는 그게 아니고..."
"하기야 그러니 저도 김도령 처럼 천년이나 유배를 보낸 게 아닙니까. 마치 남해현 그곳처럼 말이죠. 그나마 다행입니다. 김도령과는 달리 저는 잊혀지진 않아서."
"아니 루나! 김도령이 안 좋게 된건 내 잘못이 아니야.."
"아닙니다! 언니가! 언니가 그렇게 만든거에요!"
도대체 왜 갑자기 케이크를 잘 먹다가 나한테 이렇게 화를 내는 거지.. 셀레스티아는 영 찝찝한 기분을 느끼면서 잠에 들었다.
....
<1789 남해현 동헌 앞>
"김도령! 오늘은 왜이리 안색이 안 좋아?"
"금상께서 나를 잊지 않으셨소. 하지만 하지만 그건 좋은 뜻은 아니지. 특히 죄인에겐 말이오. 낭자. 낭자 나는 너무 두렵소. 어떡하면 좋지?"
티아는 할 말이 없었다. 여기가 고향이라면. 내가 모든 걸 다스리는 고향이라면. 아니 김도령을 고향에 데려오면 안되나? 그 당시 티아는 김도령을
아주 좋아했었다. 그녀가 막 왕이 되고 150살이 되던 무렵. 그녀는 지금과는 다르게 진짜 감정에 풍부했던 시절을 살고 있었다.
티아는 속이 불편해지는 걸 느꼈지만 내색을 하지 않곤 말했다.
"김도령. 너무 걱정하지 마. 내가 본 책에선 대부분 유배에 처한 사람들은 평생 잊혀진 채로 살다가 죽었다고 하더라고. 너무 걱정하지 마."
인문은 갑자기 심각한 표정으로 티아를 노려보았다.
"자네 진심으로 하는 소리요? 내가 평생 여기서 살다가 굶어 죽었으면 좋겠소?"
"아니 그게 아니고!"
티아는 당황해서 우물쭈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인문은 그런 티아를 노려보더니 순간 박장대소를 하면서 웃었다.
"하하하하.. 하하! 낭자는 왜 이렇게 귀엽소?"
"아니 너 왜 갑자기 웃는거야?"
티아는 어이가 없어서 인문에게 투정을 부렸다. "하하. 농이오 농. 자네의 마음을 내가 모르는게 아닙니다."
"야!"
"어허. 남녀칠세부동석이거늘 나를 지금 때린 것이오?"
"아흐... 짜증나.. 여진에서 너 처럼 답답한 남자 애는 본적이 없어. 걔네들은 말도 잘타고 아주 터프해."
"터프?.. 그게 무엇이오? 여진의 기마무술 그런건가?"
"아... 아니야."
티아는 고개를 저었다. 이 녀석이 너무 답답하긴 하지만 이 사회가 그런 걸 어쩔 수는 없는것이다. 죄인들이 입는 하얀 도포에 작은 갓을 쓴
그는 오늘따라 더욱 안타까워 보였다. 티아는 속으로 생각했다. '김도령이 지은 죄가 아닌데. 왜 얘도 벌을 받는 걸까? 나는 절대로 내 백성들에게
이런 짓은 안할거야...' 그녀는 몰랐다. 그녀의 동생이 천년동안 유배를 갈 것이라곤 말이다.
그들이 한참 이야기를 했을까. 그들은 벌써 동헌 앞에 다다르고 말았다. 인문은 덜덜 떨며 말했다.
"저기 금부도사가 아니오? 왜 저 높으신 양반이 여기까지 온거지? 도대체 왜?"
티아도 얼어붙고 말았다. 오늘 김도령이 어떻게 되는 것일까? 티아는 자신도 걱정되지만 내색을 하지 않고는 말했다.
"너무 걱정하진 마. 어떻게 되겠지. 김도령! 잘 하고 와. 그리고 너 갓좀 똑바로 쓰고. 아무리 유배생활이라 막 산다지만 사대부라면
잘 갖추고 다녀야지."
티아는 한숨을 푹 쉬며 비뚤어지고 찌그러진 갓을 펴준 다음 잘 다듬어 주었다.
"잘 하고 와. 대역죄인!"
"어허.. 나는 죄인이긴 하지만 역심을 품지는 않소."
"그래. 뭐 어찌되었든."
이미 동헌에는 한양에서 온 높은 금부도사를 보러 동민들이 와글와글 차 있었다. 평생 한양에서 온 당상관을 볼 리가 없는 탐관오리 남해현 현감이
고개를 연신 굽신거리며 금부도사로 보이는 사람에게 절을 하고 있었다.
"대감 여기까진 무슨 일이신지요..."
"어허.. 자네는 저기 좀 가있게. 너무 귀찮아서 말이다."
사람들이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오늘 온 사람이 금부도사가 아니라 병판 대감이시래"
"티아는 이해가 안되서 옆의 패랭이를 쓴 사람을 쿡 찌르곤 말했다.
"이보게 병판이 누구야?" "아니 양반댁 규슈님이 병판 대감도 모르십니까유?"
패랭이를 쓴 사람이 웃기다는듯 아니면 어이가 없다는듯 대꾸했다.
"병조 판서를 다스리는 나으리 아닙니까요!"
"병조 판서? 그게 뭐야? 책 이름인가?"
"어허. 이 규슈님 방에만 계셧나 참 안타깝소."
패랭이 쓴 사람이 비웃자 동헌에 있는 동민들은 모두 티아를 보고 깔깔거렸다. 티아는 얼굴이 새빨게 져셔 성을 냈다.
"무엄하다 이놈!"
"아이고 지가 잘못했슴니다유!"
패랭이 쓴 녀석은 킬킬거렸고 사람들은 더욱 웃을 뿐이였다.
잔반들만 모혀 사는 이 남해현에서 양반의 권위가 높을 리는 없을테니깐. 티아는 어짜피 자신도 옷으로 이 신분을 빌린 것이기에
그리 깊게 생각하진 않았다. 인문은 긴장된 표정으로 동헌을 떠들석하고 유쾌하게 만든 티아를 보고 불안한듯 웃어보였다.
"하하.. 낭자는 어찌 그리 항상 밝고 쾌활하오..."
인문은 속으로 생각하며 눈앞의 화려한 도포를 입은 남자를 쳐다보았다.
남자는 그리고 지엄한 목소리로 외쳤다.
"김 인문은 주상 전하의 지엄하신 어명을 받으라!"
인문은 한양 도성쪽으로 절을 올렸다.
무더운 여름의 남해현 동헌. 사람들은 모두 입을 다물었고, 적막만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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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개흥미진진하네
디게 신비한 콜라보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