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초버거라니! 그건… 불량식품이잖아!”

루나가 가게 앞에서 캔틀롯 왕실 발성으로 소리질렀고,
덕분에 땅이 울리자 포니들은 우리를 바라보았다.


“할아범이 불량식품은 먹지 말라고 했는데…”

“루나, 우리는 이제 성마잖니… 그리고 스타스월도 가끔 먹는거로 잔소리하진 않을거야”

포니들의 시선이 집중되자 루나가 부끄러운듯 얼굴을 붉혔고,
나는 그런 루나의 귀여운 모습을 눈에 담으며 가게의 문을 열었다.


가게에 들어가자마자 건초버거의 산과 익숙한 실루엣이 보인다.


“고.. 공주님들!”

트와일라잇 스파클, 이젠 공주가 되어 이퀘스트리아를 다스리는 포니였다.

 
“트와일라잇..? 여기서 뭘 하는것이냐?”

“헤헤… 배가 조금 고파서요…”

루나는 트와일라잇 앞의 버거더미를 보고 어이가 없는듯 버거들과 트와일라잇을 번갈아 보았고,
트와일라잇은 부끄러운지 얼굴을 붉히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조금..?”

“루나, 트와일라잇을 곤란하게 만들지 마렴. 안그래도 이퀘스트리아를 다스리느라 힘들텐데 이런식으로라도 피로를 풀어야지”

“셀레스티아 공주님…”

트와일라잇이 입에 물고있던 건초버거를 등 뒤에 숨기자 루나는 버거더미를 한번 더 바라보았고,
나는 곤란해하는 트와일라잇의 편을 들어주었다.


“그렇지만 아무리 힘들었더라도 과식하는건 건강에 나쁘니 조금은 줄여줬으면 좋겠구나”

“네…”

하지만 경험상 먹을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다보면 왕실에서 돼.. 통통한 공주님이라는 소문이 돌기 때문에
조금 볼록해진듯한 트와일라잇의 배를 보며 충고해주었다.


“그.. 그런데 공주님들께선 여긴 무슨일로…”

“당연히 건초버거를 먹으려 왔지”

트와일라잇이 화제를 돌리기 위해 말을 꺼내자 루나는 조금 흥분한듯 입맛을 다셨다.


잔소리꾼인 스타스월 몰래 군것질을 한다는 쾌감 때문일까?

몸은 커졌지만 아직도 귀여운 망아지같다.


“헉..! 그렇다면 이걸 드셔보세요! 이번에 나온 신메뉴인데 양송이 버섯이 들어가있어요!”
루나의 말을 듣자 트와일라잇은 눈을 반짝이며 메뉴판에 크게 강조되어있는 버거를 하나 가리켰다.


화이트 머시룸 건초버거라…


그걸보니 건초의 바삭거리는 식감과 버섯의 물컹한 식감이 어떻게 조화될지 궁금해졌다.


“추천해줘서 고맙구나”

“헤헤…”

트와일라잇에게 감사인사를 전하자 트와일라잇은 기쁜듯 미소를 지으며 얼굴을 붉혔다.



“이것으로 두개 주세요”

나는 우리가 보던 메뉴판에서 트와일라잇이 먹고있던 버거를 가리키며 말했고,
종업원들은 주문과 동시에 패티반죽을 공처럼 만든 후 눌러서 굽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우리는 주방이 보이는 자리에 앉았다.


뜨거운 기름과 철판 앞에서 자신의 재능으로 행복을 나누는 포니들

내가 보고싶었던 이상적인 이퀘스트리아의 모습이었다.


‘이 냄새는… 콩인걸까..?’

그때 콩의 고소한 향기가 반죽에 섞여있는 건초의 비린내와 섞여 코를 자극했다.


건초 비린내라…

나는 잘 모르겠지만 육식동물인 그리폰들은 건초 비린내를 싫어한다고 들었다.


소문으론 건초버거를 먹어본 후 너무 비리다면서 토해냈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포니들이 고기 비린내를 못견디는 것처럼 타고난 식성은 어쩔수 없는 것 같다.


“화이트 머시룸 건초버거 세트 두개 나왔습니다”

일을 처음 시작한 직원이라는 걸 알려주는 스마일 배지를 달고있는 포니가 우리의 테이블에 건초버거들을 조심스레 내려놓았다.


“고마워요”

“네.. 넷…”

내가 미소를 지으며 감사인사를 건네자 그 암말은 얼굴을 붉히며 앞치마로 자신의 얼굴을 가린채 주방으로 돌아갔다.


그동안 루나는 못참겠는지 건초튀김을 집어먹고 있었고,
나와 눈이 마주치자 멋쩍게 웃으며 내 입에 건초튀김 하나를 밀어넣어주었다.


- 바삭 -


기름의 고소함과 기름에 튀겨진 건초의 바삭함이 입안을 감돈다.

버거를 먹기 전 입가심으론 딱 좋은 맛이었다.


“언니… 이제…”

“후훗… 내게 허락을 받을 필요 없단다, 루나. 자유롭게 먹으렴”

루나가 자신의 버거와 나를 번갈아바라보며 고민하는듯한 표정을 짓자
나는 그런 귀여운 모습에 웃음을 터트리며 마음껏 먹어도 된다고 말해주었다.


“헤헤…”

그 말을 듣자 루나가 입가에 소스를 묻히며 버거를 입에 한가득 밀어넣었고,
나는 냅킨으로 그런 루나의 뺨에 튄 소스를 닦아준 후 내 버거를 한입 베어물었다.


건초는 바삭하게 구워져 패티에 단단하고 바삭한 식감을 추가해주었고,
달콤하면서 새콤한 토마토가 느끼할수도있는 버거의 맛을 잡아주었다.

그리고 궁금했던 양송이 버섯은… 버섯 특유의 향으로 입안을 가득 채우며 익숙한 재료들에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 주었다.


“네가 말해준대로 정말 맛있구나!”

나는 트와일라잇에게 윙크를 해주고 버거를 다시한번 베어물었다.


첫 입으로 익숙해진줄 알았지만 두번째로 베어문 버거의 맛은 처음과는 조금 달랐다.


부드러운 빵이 달콤한 소스를 흡수해서 더욱 부드러웠고,
콩으로 만든 패티가 소스에 가려져있던 존재감을 뿜어내며 묵직함과 고소함을 추가해주었다.


많은 포니들이 좋아할만한 맛이었다.


- 쪼로로록 -


천천히 버거를 씹던 내 귀에 아쉬운듯한 빨대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루나가 비어버린 음료수잔을 흔들어보았지만 이미 비어버린 음료수는 돌아오지 않았다.


“벌써 다 먹은거니?”

“언니가 너무 느리게 먹는거야”

“느리게 먹는게 아니라 맛을 즐기는거란다”

루나가 언제까지 먹을 생각이냐는 듯 노려보았고,
나는 조금 아쉬움을 느끼며 남은 버거를 입에 밀어넣었다.


“아직도 봐야할게 많다고! 어서가자!”
루나는 내가 버거를 다 씹어삼키기도전에 나를 잡아당기기 시작했고,
나는 아직 즐길 수 있는 달콤한 채즙을 그대로 위장에 내려보냈다.


“루나… 우리는 시간이 많잖니…”

“다른 포니들은 아니잖아! 빨리!”

나는 한숨을 쉬며 종업원에게 비츠를 건네준 후 자리에서 일어났고,
루나는 엄마에게 떼를 쓰는 망아지처럼 나를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오늘 보기로 한 오페라 때문일까..?

지루한걸 좋아하는 루나가 조급해할만도 하다.


“그래서 불량식품의 맛은 어땠니..?”

루나의 발굽에 이끌려 나온 나는 루나의 감상이 궁금해서 질문해보았다.


“맛있었어! 할아범이 먹지 말라고 하니까 더 맛있는것 같아!”

조금 전까지만해도 나를 잡아당기던 루나가 눈을 반짝이며 대답했다.


그 모습을 보자 나는 즐기지 못했어도 루나가 즐겼으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미소를 지으며 건초버거에 대한 미련을 접은채 루나와 함께 가기로 한 오페라 극장으로 향했다.


“언니! 같이가!”

내가 갑자기 앞서가자 뒤쪽에서 루나가 서둘러 따라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역시 이것이 내가 바라던 삶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