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미소를 짓는다.

나도 설명할 수 없는 내 매력에 빠진 포니들,
우등생에게 뭐라도 얻어가려고 하는 포니들,
그리고 군마 가문의 딸에게 잘보이려는 포니들에게

하나같이 다 역겨운 포니들이다.


망아지일때부터 나는 그런 포니들에게 둘러싸인 채 살아왔고,
그들에게서 마음을 숨긴 채 미소를 지어주는 법을 배웠다.


거짓된 미소로 본심을 숨긴 나는 한때 내게 다가오는 모든 포니들을 하찮게 여겼지만 지금은 그 생각이 바뀌어가고 있었다.

“스카이!”

바로 저 포니 덕분에


“루미라고 불러달라고 했잖아”

내가 그의 목에 얼굴을 비빈 후 그를 올려다보자 내 관심 받고싶어했던 포니들은 아쉬워하며 자기 갈길을 가기 시작했다.


“그건.. 조금 부끄러워서…”
내 하나뿐인 포니는 내가 자신에게 미소지어주자 부끄러웠는지 얼굴을 붉혔다.


바보처럼 단순한 포니… 나는 사실 그런 그를 싫어하는 포니였다.


사관학교에 막 입학했을 당시 나는 매일 셀레스티아에게 기도하는 특이한 숫말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호기심을 느껴 그에게 다가갔고,
무엇을 하고있냐는 내 질문에 그가 ‘기도’라는 단답으로 대답하자 분노했다.


그래서 나는 그가 나를 사랑하게 만들고 내게 사랑을 고백하면 잔혹하게 버려주겠다는 지금 생각하면 참 망아지같은 계획과 함께 그의 주변을 맴돌았고,
거짓으로 가득한 다른 포니들과는 달리 순수한 마음으로 나를 포함한 모든 포니들에게 친절을 베푸는 그의 모습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꼈다.


그렇게 그를 잡기위해 설치한 덫에 걸려버린 내가 그에게 내 마음을 고백하자,
그는 그럴줄 몰랐다는 듯 당황해하다 내 고백을 받아주었다.


“스카이? 무슨생각해..?”

“내게 왜 친절하게 대해주냐는 질문에 네가 바보처럼 ‘친구니까’라고 대답했던 그날을 생각했어”

“그.. 그땐…”

“후훗…”

내 대답에 그는 당황한듯 더욱 얼굴을 붉히며 눈알을 굴렸다.

귀엽긴…


“그.. 그건 그렇고 스카이, 나 오늘 지원했어!”

“지원하다니..?”

“최전방에 지원했다고!”

그가 기쁜듯 말했지만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뜰 수밖에 없었고,
잘못들었던 것이길 바라며 떨리는 입술을 움직여 그 단어를 내뱉었다.


“최전방에… 지원했다고..?”

“그럼! 이퀘스트리아의 영광을 위해서..”

“너 바보야? 거길 가면 죽어!”

그의 대답을 듣자 감정이 격해진 나는 소리지를 수밖에 없었다.

어쩜 저렇게 바보같을수가!


“동기들이 최전방에 지원하지 않는 이유를 보면 모르겠어? 그곳은 타르타로스라고!”

“이미 지원해버려서..”

나는 주변의 포니들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는것을 깨달았지만
‘순진한 포니라는건 알고있었지만 최전방의 포니들이 계속 죽어나가고 있다는건 알고있을텐데 어째서?’
라는 생각과 함께 멈추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그렇다면 임관을 포기해! 나도 같이 할게! 둘이서 다른 길을 찾는거야!”

“… 나는 네 앞길을 막고싶지 않아. 그리고..”

그의 생각이 굽혀지지 않자 나는 내 생도복에 붙어있던 계급장을 뜯어내 풀밭으로 던져버리며 소리쳤다.

그는 반짝이며 날아가는 계급장을 안쓰럽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다 나를 설득하기위해 입을 열었고,
나는 내 말이 끝나지 않았다는 의미로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물론 어머니께선 반대하시겠지만 너와 함께라면 가족도, 명예도 다 포기할수 있어!
그러니까… 제발… 최전방만은 가지 마…”

“스카이, 나는 가야해. 이퀘스트리아를 위해서 그리고 셀레스티아 공주님에게 헌신하기 위해서…”

‘셀레스티아’

그의 입에서 내가 아닌 포니의 이름이 나오자 나는 심장이 멈추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지금까지… 계속…


“넌.. 어째서… 날 봐주지 않는거야..?”

“스카이…”

가슴이 무너져내리고 발굽이 후들거렸다.

내 생각을 차분하게 말하려고했지만 목이 막혔고,
이성을 되찾으려 했지만 심장은 터질듯 고동쳤다.


“네게 관심도 없는 셀레스티아보다! 네가 닿을수도 없는 셀레스티아보다!
네 곁에 있는 내가! 이퀘스트리아의 그 어떤 포니보다 너를 사랑하고 있는데!”

“스카이… 난…”

비는 오지 않았지만 뺨에 뜨거운 빗물이 흘러내렸고,
그는 나를 진정시키고 싶은듯 나를 자신의 품에 안았지만 나는 그의 앞발을 뿌리치고 나와 그를 노려보았다.


“너는 날… 사랑하긴 했던거야..?”

“…”

셀레스티아에 대한 사랑 때문에 눈이 멀어버린 그는 내 말을 듣고 수많은 생각이 지나가는듯 고통스러운 표정만을 지은 채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나처럼 거짓으로라도 나를 셀레스티아보다 더 사랑한다고 속삭여주면 안됐던 것일까?

처음 봤을 때처럼 바보같은 포니… 남을 속일줄 모르는 정말로 바보같은 포니다.

그리고…


“… 나쁜 포니”

“난… 너를…”

그가 무언가를 말하려 했지만 나는 그의 말을 들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다.

마음속에서 끓어넘쳐 눈으로 새어나오는 눈물이 시야를 계속 시야를 흐렸고,
흐려진 시야 속에서 혼란스러운 마음은 진정할 수 없었기에


“듣기싫어! 이번에도 셀레스티아가 네게 어떤 존재인지 말하는거겠지!”

“아니야..! 스카이! 스카이! 글루미 스카이! 루미!!!”

나는 그가 처음으로 내 애칭을 부르자 잠깐 멈칫했지만 이를 악물며 달려나갔다.

그후 우리는 더이상 만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원했던대로 최전방으로 떠나버렸고,
나는 SMILE 요원이 되었다.


수개월 동안의 훈련 끝에 가문의 자랑인 나는 요원으로 투입되자마자 첫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회사로 위장한 SMILE 본부에서 훈장을 받았다.


그리고 나는 그곳에서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셀레스티아를 만날 수 있었다.


윤기가 흐르는 완벽한 흰색의 몸
평범한 유니콘들보다 길고 곧은 뿔
평범한 유니콘들에겐 없는 크고 아름다운 날개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그가 반할만 했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증오심이 불타오르는것을 느꼈다.


백마가 아닌 내가,
더 높은 경지를 허락해주지 않은 마법이,
‘평범’한 유니콘에게 날개를 달아주지 않은 운명이
모든게 증오스러웠다.


그때 내가 자신을 보고있다는걸 깨달은 듯 셀레스티아는 나를 바라보았고,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 나는 미소를 지었다.

처음으로 진실됐던 내 마음 속 깊은 상처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