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cea8074b18b6cf238ed84e14f827d6be7ea0ff23e77462fae0d38bcc3578a82

나는 글리미의 이름을 부르는 게 정말 좋다. 입으로 발음할 때의 어감이 썩 괜찮다.

"글리미."

쓰벌, 좋은데.

"불렀어, 유동아?"

"글리미."

반복할수록 점점 더 좋아져.

"응, 듣고 있어."

"글리미."

혀를 타고 넘어가는 이 ㄹ의 느낌, 휴...

"유동아?"

"글리미."

그리고 ㅁ이 튀어나오는 이 느낌, 이게 최고야.

"어음."

"글리미."

이 두 가지가 합쳐져있는 거, 그 점이 정말 흥미로워.

"너... 너 괜찮아?"

"글리미."

몇 시간 동안 계속해도 안 질릴 것 같아.

"유동아, 대답해! '글리미' 말고 뭐든 다른 말 좀 해봐!"

하지만 이제 좀 변화를 줄 때도 됐지.

"글럼프."

오, 이것도 꽤 괜찮은데.

"그게 다른 말이긴 한데, 근데..."

근데 만약에...?

"글럼피."

아주 과감한 변형이군. 하지만 그런 만큼 보람이 있어.

"진짜 단어, 유동아! 진짜로 존재하는 단어를 말해봐!"

"글롬프(와락)."

이번에도 시작이 좋은걸.

"그... 그것도 진짜 단어긴 하지?"

자, 이제 여기 마무리로...

"글롬피."

계속 더 좋아지기만 하네.

"으으..."

이걸 'ㅣ 법칙'이라고 불러야겠어.

어감이 좋은 단어를 가져다가 마지막이 ㅣ로 끝나게 바꾸면, 아주 멋진 소리가 만들어지는 거지.

그럼 이제 ㅣ를 붙이면 좋아진다는 걸 알았으니까, 다음 단어에는 바로 적용을 해볼까.

"글림피."

이거 정말... 정말 괜찮은 게 나왔잖아.

"왜 그러는 거야, 유동아? 대체 왜?"

하지만 이렇게 좋은 이유가 뭘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글리미."

후, 마치 집을 떠났다가 한 달 만에 다시 돌아온 듯한 느낌이야. 절묘해.

"난... 나는 그냥 여기 누워있을게. 하던 거 해."

이 걸작의 구성 요소들을 살펴봐야겠어.

"그을."

힘찬 시작. 존재감과 긴장감을 자아내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리이."

여기까지만 말해도, 내가 누구 이름을 부르는 건지 모두가 알 수 있지. 하지만 아직 부족해. 그냥 알기만 하는 게 아니라, 몸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해.

"미이."

빵. 이 폭탄 같은 대단원을 마치고 나면, 무대와 안무, 그리고 연기자까지, 모든 게 완성되는 거지.

이 세 개의 음절을 하나로 합치면 이름의 정점이 탄생하는 거야.

"글리미."

완벽 그 자체.

밑을 내려다본 당신은 아래에 스타라이트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스타라이트는 등을 대고 누워 초점 없는 눈으로 멍하니 위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 안녕, 글리미. 거기 있는 줄 몰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