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오른다. 웃음으로 가득찼던 도시가
무너져내린다. 믿음으로 건설한 사회가
죽어간다. 모두의 힘으로 이루어낸 우정이

나는 화염과 비명으로 가득 찬 제국의 심장 위를 날아다니다
포니들의 발굽에 의해 무너져가는 캔틀롯을 보며 미친듯이 웃고있는 알리콘을 발견했다.


“오팔린 아르카나!”
오팔린, 이퀘스트리아를 분열시킨 알리콘의 이름

우리가 눈치채지도 못하는 사이 그녀가 뿌린 불화의 씨앗은 마음에서 마음으로 퍼져나갔고,
평범한 포니들이 평범한 포니들을 죽이게 만들었다.

... 그렇게 화염의 알리콘은 그 이름에 걸맞게 천년의 제국을 집어삼킬 불꽃과 함께 나타났다.


그녀의 활동을 눈치챈 셀레스티아 공주님께서 그녀의 이름을 알려주며 경고하셨을땐 이미 증오가 포니들의 마음속에 박혀버린 상태였다.
하지만 이토록 강력한 악당에 대해 미리 알려주지 않았던 그 분을 탓할 수 없었다.

결국 이 모든건 내 책임이니까.


“아...! 드디어 만났네? 트와일라잇 스파클, 셀레스티아의 제자라고 했던가? 직접 만나는건 처음이지만 어색하진 않군”
“인사는 집어치워! 공주님들에게 원한이 있다면서 왜 저 불쌍한 포니들까지 괴롭게 만드는거야!”
뻔뻔할 정도로 태연하게 나를 맞이하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평정심을 잃고 소리쳤다.


“... 저 포니들은 나를 사랑해주지 않았어”
“뭐...?”
예상과는 다른 내 반응에 당황해서일까? 오팔린은 조금 주춤하다가 내 외침에 대답해 주었고,
너무나도 외로운듯한 그녀의 대답에 나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포니들은 태양과 달은 숭배했지만, 어둠을 물리쳐주고 음식을 데워주는 불은 두려워했지”
“불은 유용하지만 위험하기도 해. 저 밑에서 건물을 불태우고 포니들을 죽이는 것처럼”
“그래, 광포한 햇빛이 땅을 메마르게 만들고 음흉한 달빛이 광기를 자극하는 것처럼 말이야”
대화를 해보니 알 것 같았다.
눈 앞의 알리콘은 다른 포니의 부정적인 면만을 볼 수 있었다.

아니, 사실은 다른 포니들이 그녀의 부정적인 면만을 봐서 그렇게 되어버린 것일지도…


“... 그래서 하고싶은게 뭐야?”
“생각보다 성질이 급하네? 마음에 들어”
“네 칭찬 따위는 전혀 고맙지 않아. 네 목적이나 말해”
오팔린에 대해 알면 알게 될수록 그녀를 동정하게 될 것 같았기에 나는 대화를 빠르게 이끌어나갔고,
오팔린은 그런 내 의도를 눈치챈듯 분노와 슬픔이 뒤섞인 미묘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 나는 사랑받을거다”
“사랑...?”
사랑... 이라니. 사랑을 받기 위해서 포니들을 아프고 괴롭게 만들었다는 말인가?

말도 안되는 소리였지만 오팔린을 미워하지 말아달라는 셀레스티아 공주님의 말이 떠올랐고,
눈 앞의 저 외로운 포니는 그런 방법밖에 몰랐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 포니들에게서 셀레스티아와 루나에 대한 사랑을 지워버리고 내가 마땅히 받아야 했던 사랑을 받을거다!”
“내가 그걸 가만히 보기만 하고있을것 같아?”
오팔린은 나와 대화를 하면서 마음을 정리한 듯 했고,
나는 오팔린의 눈빛이 완전한 증오로 물들어버린 후에야 내가 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만이라도 오팔린을 처음부터 사랑으로 대해주었다면 분노로 가득찬 그녀의 마음이 풀어졌을까?
너무나도 낙관적인 생각이지만... 어째서인지 그렇게 하지 않았던게 후회됐다.


“당연히 너는 셀레스티아와 루나가 이퀘스트리아에 심어둔 사랑이니 나를 거부하겠지. 그래서 내가 너를 제거하려는거고”
“... 어디 한번 해 보시지!”
나는 말을 끝마치고 우정을 잃은 포니들에게서 마법을 흡수하기 시작한 오팔린을 바라보며 복잡한 마음과 함께 마법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두 알리콘 사이에서 폭발하는 황혼의 신호탄과 함께 이퀘스트리아는 어둠을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