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을 모락모락 내는, 갓 삶은 따끈한 건초가
그릇에 담겨 나왔다.
트와일라잇 공주님은 왕관을 벗고 멍에를 내렸다.
포도맛 사탕 단내같은 우정공주의 암내가
실내에 퍼졌다.
글리머는 인상을 찌푸리지 않으려고
미간에 바짝 힘을 주며, 코를 벌름거리기 시작했다.
'공주님께서 뭘 하시는 거지?!'
그리고는 탁상 위에 놓여진 건초 그릇을
밑으로 두고 포덩이를 돌리셨다.
'서..설마?'
케로베로스가 물어도 피 한방울 나지 않을 정도로
강철같이 단단하고 탄력 넘치는
트와일라잇 공주님의 포덩이, 그 사이
타르타로스같은 깊고 어두운 우정봉 주름에서는
놀이공원 음식점에 맡았던 솜사탕보다도
100배는 강력한, 중독적인 설탕의 향기가
실내로 퍼져나갔다.
글리머는 차라리 혼절하거나 벽을 붙잡고서
구토를 하고 싶을 정도로 괴로웠지만,
우리마을가를 부르며 악으로 깡으로 버텼다.
'악몽은 없어요~ 꿈을 안 꾸면~!!'
'뷰르ㅡㅅ'
트와일라잇 공주님의 웅장한 우정봉 끄트머리에서
무언가 꿀렁거리는 소리와 함께
라벤더를 100배 농축시킨 것과 같은
향이 실내에 있던 글리머의 오감을
괴롭고도 황홀하게 만들었다.
글리머는 지금 이순간
살아있는 것 자체가 고역이지만
한편으로는 포니빌에 입주하길 잘했다는
모순적인 쾌감을 느꼈다.
이윽고 트와일라잇 공주님의 우정봉에서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 끈적한 마법이
끝도 없이 건초 위로 얹혀졌다.
'뷰르르르릇 븃븃ㅡ'
'뷰드드드듯'
'뷰ㅡㅡ루루륵'
트와일라잇 공주님의 우정봉은
한참을 그렇게 모두가 듣고 싶어 마지않는
세상에서 가장 감미로운 선율를 연주했다.
마법의 양이 너무 많은 나머지,
더러는 그릇 밖의 탁상으로 흩뿌려지듯 튀어나갔다.
'븃'
트와일라잇 공주님의 우정봉에서,
절정의 종료를 알리는 단말마의 폭발음이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만족스런 미소와 함께 마지막 배출을 끝낸
트와일라잇 공주님은 뒷처리도 하지 않고
바로 왕관과 멍에를 올렸다.
그리고는 건초 위에서 모락모락 김을 뿜고 있는
단내나는 보라색 발광체를
마치 여신처럼 우아한 동작으로,
마법으로 비비기 시작했다
'네가 선택한 우정이니까.
친절과 관용으로 먹길 바랄게'
'우정!'
이윽고 글리머는 트와일라잇 공주님의
우정봉을 바라보며 다짐을 한 다음,
한 입이라도 마법을 더 우겨넣기 위해
금빛으로 빛나는 건초 그릇으로 뛰어들었다..
출처 : 글리머(1949-6974) 회고록 제 69페이지 -우정-
감질나네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