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는 즐거움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다.

차라리 절망을 메인 요리로, 희망 없음과 체념을 곁들인 한 끼라고 해야 할까.

이곳에서 팔려가는 포니들의 머릿속엔 오직 차가운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뿐이다.


그런데도, 저 포니는… 유독 더 심해 보인다.


대부분의 포니들은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지옥 같은 현실에 반응하고 있었다.

어떤 이들은 몸을 덜덜 떨었고, 어떤 이들은 지나가는 인간들의 눈을 붙잡으려 애썼다.

간혹 조용히 대화를 나누거나, 아무도 보지 않을 때 서로의 어깨에 다리나 날개를 올려 위로하는 포니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 유니콘은…


최소한 내부적으로는 이미 죽어 있었다.


보랏빛 눈동자는 크게 뜨여 있지만,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았다.

아니, 적어도 현실의 어떤 것도 보고 있지는 않았다.

일자로 단정히 정리되었을 듯한 갈기는 이제 군데군데 헝클어지고 삐져나온 채였다.


움직임도 없다.

옆에 묶여 있던 어린 망아지가 사슬에 발이 걸려 무릎을 꿇게 되었을 때조차 말이다.

한 인간이 사슬을 발로 짓밟아 당기자, 그 충격에 망아지는 바닥으로 넘어졌다.

그런데도 유니콘은 그저 옆으로 살짝 기울어져 목줄의 압력을 줄일 뿐,

사슬이 다시 느슨해지자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결국 망아지는 비명을 지르며 끌려 나갔다.

그런데도 유니콘은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너는 첫 번째 구매자가 떠나자마자 관리인에게 다가갔다.

"저 포니, 무슨 문제라도 있어? 다친 건가?"


"아, 저거?"

관리인은 포니를 노려봤지만, 그녀는 세상과 단절된 듯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첫 번째 주인이 마법 억제제를 너무 많이 처먹였거든. 과다 투여로 금단 증상이 심하게 온 거야."


…하아.


마법 억제제 부작용이 심할 수도 있다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다시 한 번 바닥에 놓인 가격표를 살펴본다.

이미 낮은 가격이다. 아무래도 '손상' 때문이겠지.


"이 가격에서 좀 깎아줄 수 있어?"


관리인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이 반쯤 넋이 나간 유니콘을 사겠다고?

그런 표정이었다.


"…진짜 사려고?"


"15퍼센트 정도 깎아주면."


"15퍼센트? 지금도 또래 포니들보다 거의 20퍼센트 낮은 가격인데?"

관리인은 뺨을 깨물며 잠시 고민하더니, 결국 한숨을 쉬었다.


"좋아. 10퍼센트 할인해 줄게. 더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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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되고 있는 것 같다
무료버전이라 시간 좀 걸릴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