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키보토스에서 마치 성녀와도 같은 마리한테

목을 졸리려면 어떤 짓까지 해야 하는지

감히 상상조차 못하겠지만


교회에 들어온,

작은 풀벌레 한 마리조차 죽이지고 않고

풀어줬을 그 착하디착한 마리가


평생 타인을 위한 기도만 했던

그 작고 여린 고사리 같은 손으로

다 감싸지지도 않을 남자의 목을 쥐어 잡으며


흘러넘치는 수준의,

통제하지 못할 감정과 명확한 의도를 담아서


자신의 작은 체중과 힘을 실은 후,

느리지만 확실하게 누군가의 목을 꼬옥-

조여오는 상상을 하면,

그것만으로도 뭔가뭔가한 느낌이 든다



분명 와중에도 나름 침착하게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열심히 배웠터인

심폐호흡술을 기반으로,


적절한 힘을 내기 위해

팔을 일자로 펼치며


몸의 중심이 흔들리지 않도록

열심히 했겠지만...


그 탓일까?


어떤 추악한 경험을 추억했는지-


위에 올라탄 마리의

그 따스하고 말랑한 감촉 때문에


목을 조여지는 상대의

입과 눈꼬리가 살짝 말려 올라가면


이 끔찍한 일을 하는 그 마리의 표정도

서서히 감정적이면서 확신적으로 변하기 시작하는데


이어, 목을 누르던 손가락 마디마디에

조금 전보다 강한 힘이 들어가기 시작하지만


과연 그게 언제까지 낼 수 있었던 용기였을까?



착한 태생 덕에 적어도 눈을 돌리지 않고

자신이 하는 일을 끝까지 보려던 바로 그탓에-


점점 변해가는 눈빛에 시선을 떼지 못하고

붉고 퍼레지기를 반복한 눈동자에서


마침내 악어의 눈물 같은 한방울이 배어나와

희미한 빛마저 사라져가는 걸 그대로 목격한다면


결국 마리는 하려던 일 끝맺지 못하고

잔뜩 서려 있던 손에서 힘을 풀고 말 거 같다



그러면 거기서 끝


목에서 떨어진 손가락은

마치, 지금에서야 꾸짖기라도 하는것처럼

생생한 감각을 전해주며 파르르 떨리기 시작하고


이성적이라 생각했으나

꽤 충동적으로 이 일을 시작했던 이오치 마리는


그제야 진정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를

자각해 버리고 마는 거임



물론 와중에도 아주 잠깐,

본능적으로 위험하다고 판단해


자신이 하려던 일을 계속 해야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겠지만


그 여린 손이

사람의 목을 두번이나 조를 수 있을리없고...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한 마리는 손가락만 기도하듯 겹친채


그저 방금 당신이 죽이려던 자의 가슴에 엎드려


그곳이 따듯한 눈물로 다 적셔질 정도로 흐느끼기만 할 거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