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광판 기억하는 갤럼들 있겠지.
내가 2008년쯤에 청량리역에서 찍었던 놈인데, 임시 역사가 헐리면서 같이 사라졌고, 이게 내가 알고 있는 국내에 마지막으로 잔존한 행선안내 전광판이었음.
(뭐, 다른 지방 대도시 역사에 1, 2년 더 살아남았을 수도 있었겠지. 다만 저 사진을 찍었을 당시의 제천역에서는 이미 철거되었던 기억이 난다.)
근데 내가 한참 어렸을 때, 한창 꼬마일 때
그 때는 집에 자가용이 없다 보니 온 가족이 어딘가로 놀러갈 일 생기면 가급적이면 제천역에서 기차를 타곤 했었거든.
그래서 친척집이 있는 안동이나 대구라거나, 혹은 별세상 구경하러 서울 나들이도 가거나......
그 때 제천역 개찰구 왼쪽 구석에 저놈과는 생판 다른 형식의 구형 전광판이 그저 방치되어 있었던 기억이 분명히 난다.
이게 90년대 후반 ~ 2000년대 초반 넘어오면서 철거된건지 어느 날 스리슬쩍 사라졌더군.
그리고, 1990년대 초반 우리나라 철도를 탐방한 일본 쪽 방송 프로그램으로
지금도 유튜브에서 찾아볼 수 있는 The Railway Story 라는 영상물이 있다.
이거 보다가, 스탭들이 거쳐가며 이용하는 역 내부도 조금이나마 비춰주더라고? 그래서 혹시 그 구형 전광판에 대해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아예 내려받아서 계속 돌려봤다.
어렵지 않게 나오더라.
이건 4편에서, 부산역에서 부산발 목포행 야간 통일호 열차를 이용하기 직전에 잠깐 둘러본 부산역 내부인데
어렴풋하게 화면 좌측 상단에 보이는 플랩형 안내판과 더불어, 그 주변의 광고판들 바로 아래에 달려있는,
화면 중앙을 가로지르게 배치되어 있는 네 개 가량의 전광판 보임?
저게 그 물건이다 싶은 느낌은 오는데, 근데 이것만으론 뭔가 너무 작게 나와서 자세히는 못 알아볼 것 같더라.
이거 방송 테이프 아직도 있으면 그걸 바탕으로 DVD라도 떠 줄 수 있는지 문의해보고 싶은데 이 테이프가, 아니 저 방송사 자체가 과연 지금까지 남아 있으려나 싶기도 하고 ㅋㅋㅋ
그러다가 5편에서 그 야간 열차를 타고 스탭들이 광주역까지 왔는데
그 구형 전광판들을 다시 한 번 비춰주더라. 또 조그맣게 나오긴 했지만.
어두컴컴한 화면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 플랩형 안내기와 바로 그 밑에 달린 광고판,
그 밑에 조그맣게 달려서 17 : 30 따위로 디지털 숫자를 표기하고 있는 전광판 보이냐.
뭐 이렇게 광주역 내부를 한 바퀴 빙 둘러본 다음에 화면이 암전되었다가 다음날로 넘어가더라. 장소는 똑같은 광주역.
그리고 여기서 비로소 더욱 세세하게 보이는 그 구형 전광판을 잡았다.
(上 - 순천 방면 / 下 - 서울 방면)
ㅇㅇ 이렇게 생겨먹은 물건이었음. 확시히 기억나네.
맨 첫 짤로 올린, 빨간색 디지털 숫자가 표시되던 구형 전광판뿐만 아니라, 저렇게 숫자가 표시되고 저렇게 생겨먹은 구형 행선안내 전광판.
다만 제천역 내부에 90년대 후반 ~ 2000년대 극초반 무렵까지
개찰구 왼편 구석 천장쯤에 방치되어있다시피 했던 저런 모델의 구형 전광판과는 또 살짝 다르긴 한데
거기선 저렇게 '서울 방면', '순천 방면' 이렇게 목적지 하나하나 다 분리해서 안내하고 있던 게 아니라
'영주, 청량리, 안동, 대구, 강릉, 철암, 구절리 방면' 이렇게 저만한 한 개의 아크릴 판에 우걱우걱 행선지들을 집어쑤셔넣어서 안내하던 형태였던 걸로 기억함.
예전에, 다음철동에 이거에 대해서 묻는 글을 올렸을 때 어떤 회원이
'거기에 새마을/무궁화/통일 이렇게 열차 종별도 구분하는 것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라는 답글을 달아줬는데 여기선 잘 안 보이네. 화질 때문에 세세하게 보이지 않는 건가, 아니면 애초에 잘못 기억하는 건가.
하여튼, 단순히 옛 한국철도의 활약상을 일본인이 정리한 영상으로 본다는 정도로 의의를 두었던 영상인데
뜻밖의 소소한 수확을 얻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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