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커>를 보고 이게 무슨 이야기인지 모를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이 이야기가 범상치 않은 것처럼 보이도록 만들기 위해서 과도하리만큼 장식이 많아진다. 종종 뻔한 이야기도 마치 비밀이 숨겨진 듯한 미스터리한 구조처럼 뒤죽박죽으로 뒤섞은 교차편집이나 짧은 플래시백, 섬광 같은 인서트, 힌트를 주려는 클로즈업들, 강제적인 카메라 이동, 방마다 꽉꽉 눌러 담은 미장센들로 우글거린다. 사방팔방으로 조각조각난 시퀀스들. 하지만 박찬욱은 이 말도 안되는 시나리오를 영화로 성립시키기 위해서 거의 가련할 정도로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