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진 평론가는 관객을 위해 쓰는데 분량이나 깊이는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잘 넘나들면서 쓰는 것 같다. 그런데 때로 갑자기 저돌적인 에너지가 튀어나오는 순간이 있어서 그런 게 좀 흥미롭다. 가령 박찬욱 감독의 <박쥐>에 관해 쓴 글이 그랬는데, 한 번 보고 말아서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글이 뒤로 갈수록 어떤 구조에서 이탈해서 막무가내로 이 작품 좋다고 우긴다는 느낌이 든다. 희한한 수사 다 써가면서. 성자의 레퀴엠. 파우스트의 지옥도. 박쥐의 화석. 마치 '운명의 데스티니', '바람의 윈드' 같아서 '아, 씨바. 할 말을 잃었습니다'란 대답을 해주고 싶을 정도인데 그 덕에 글이 상당히 귀엽게 읽혔다. 자기가 알고 있는 모든 표현, 지식들을 총동원해서 그 작품이 좋다고 얘기해 주고 싶은 것 아닌가..
황진미, 심영섭 평론가는 자신이 의사의 능력이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어서 평론을 쓰는 것 같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의 장기가 십분 발휘될 수 있는 작품을 만나면 펄펄 날아다니면서 인상적인 글을 쓰지만, 벗어나게 되면 심히 민망해진다. 황진미 평론가는 20자평에 남긴 그 알 수 없는 어록들과..
허지웅 평론가는 그 무엇보다도 생계를 위해 글을 쓴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한 때 '호러타임즈'를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포영화를 사랑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주된 것이었고 생계는 부차적인 컨셉의 느낌이라 재밌었는데 이제는 철저하게 생계만이 남아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애초부터 그는 스스로를 '칼럼니스트'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그와 상관없이 이제 평론가나 칼럼니스트라기보다는 그냥 '방송인 허지웅'이란 생각이 든다. 방송에 나오는 모습은 내 취향과 맞지 않고, 해당 활동과 병행하다 보니 글이 재미없어 진지도 오래됐다. 그가 SNS에 남기는 글들은 원래부터 그 사람에게 인생의 낭비라는 생각이..
박평식 평론가는 전무후무하게 20자평 글만으로도 자신의 컨셉과 지위를 확립했다. 그러나 난 그가 쓴 '평론'을 본 적이 없다. 나이가 지긋한 사람이라던데 그런 글들을 예전에 썼는가 싶기도 하지만, 여튼 지금 볼 수 없어서인지 평론가라고 칭하기도 많이 뭣한 사람이다..
듀나라는 사람의 글은 글 자체를 읽기 전에 나를 간간히 지치게 만들곤 한다. 내겐 그 사람의 글이 '신경질적이다'라는 느낌으로 자주 다가오기 때문이다. 잘 쓰건 못 썼건 간에 내 신경질 감당하기도 지치는데 남의 신경질까지 체화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그 / 그녀 (듀나의 성별을 모르겠다.)의 글을 읽으면서 간간히 들곤 했다. 그래서 리뷰를 다 읽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정성일 평론가의 경우, 그는 감독을 위해 글을 쓴단다. 그래서인지 난 아니더라도 90년대에 그를 추종하다시피 하며 지금도 있는 팬들에게는 되게 냉정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보면 대부분의 아이돌처럼 컨셉용으로 '여러분 사랑해요'를 하는 건 아니니까 나을 수도 있겠다고도 보는데, 그 덕에 그가 어떤 작품에 관해서 호평이든 혹평이든 글을 끄적이면 일단 그 작품에 관심이 있어서 저러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건 좋은 개성이다. 대신 감독을 위해 쓴다고 명확히 말했으니 관객이 그의 글을 읽고 욕해도 할 말은 없다. '감상'과 '평론'의 경계를 나누고, '감상'이라는 표현을 하대하는 부분도 그닥 마음에 들지 않고, 여튼 평론을 읽는 것은 결국 취향과 개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영일 평론가는 관객을 위해 썼던 것 같다. 이영일 평론가는 '기존의 세계 영화사 기준에 맞춰 사고하는 식민지 근성, 변방의식의 소산'을 타파하기 위해 평론을 썼던 것 같다. 그래서 그는 1세대 한국영화인들을 열심히 인터뷰하고 기록을 남겼는지도 모른다. 한국에도 분명 이렇게 역사가 존재한다고 알리기 위해서 말이다. 이영일 평론가는 그런 점에서 너무나 귀중한 유산들을 우리에게 남겼고 (그의 저작물 중 <한국영화전사>와 <한국영화사를 위한 증언록>은 특히 걸작이다.) 언제나 대단하게 느껴진다고 생각되는 사람이다..
허문영 평론가는 영화 속으로 들어간다. 그의 글이 내 마음에 들었던 점은 비평을 통해 예술작품을 빼앗으려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작품을 '통해' 새로이 거듭나는 2차 창작물인 평론은 해당 작품이 잘 될 수 있도록 이바지 해야 하는데, 자신이 배운 이론을 자랑하고 싶어 암호해독문으로 전락해 버리면 큰일이라고 수잔 손택이 말한 바 있다. (그녀는 뒤에 이런 말도 덧붙인다. '암호해독문 같은 비평은 지식인이 세계에 가하는 복수다. 그런 짓 좀 제발 집어치워라'고.) 그런데 허문영은 다소 친숙하다. 그는 영화 속으로 들어가 해당 작품에 대해서 얻을 수 있는 최선의 글이 무엇인지 헤매는 과정도 독자에게 다 느껴지게끔 해준다... 생략
읽어줄려 그랬는데 글도 못 쓰는 게 누가 누구를 평가하는 지 원ㅋㅋㅋ 그마저도 확실하게 주장을 못하고 '같다' '생각이 든다' 남발
갤러말고 저 토막글 쓴 사람한테 향하는 말이야, 글 감사!
듞나 공감ㅋㅋㅋㅋ
찾아보니 이거 원문글 허문영 그래비티관련 쓴 글이네 재밌다 ㅋㅋ
듀나 ㄹㅇ.... 저 누님 글 읽다보면 내가 다 화가 남
평식옹껀 영진위 영화달리보니 가서 보면 되는데 지가 안찾아서 본걸 ㅉㅉ
대단히 공감이 간다 ㅅㅂ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 평식이형 글 찾아서 읽지도 않고 병신같이 평가해놨네
솔직히 평식이 형 의견 보고 영화 보면 8할은 맞더라.
듀줌마 공감
수잔손택 책하나읽고 날뛰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