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CGV에 아수라 보러 갔다가 생긴 일.

내 양쪽자리 비어있고 영화 시작 후 커플이 뒤늦게 들어왔는데 남자가 자기들 둘이 나란히 앉게 자리 좀 양보해달라했음.

그래서 약간 짜증나지만 양보해줬지. 근데 그 남자가 상영한 지 얼마 안 돼 핸드폰 켜고 장문의 메시지 읽고 보내는 거다.

뭐 처음에야 그러려니하는데 또 한 번 그 짓하더니 잠시 후엔 전화가 왔는지 받더라.

금방 끄긴 했는데 또 얼마 안 가 문자 주고받는 거 같아서 핸드폰 좀 꺼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날 뚫어지게 쳐다보다 자기가 죄 졌냐면서 급한 전화 좀 받으면 안 되냐고 따지더라.

그래서 정 급하시면 나가서 받으세요했더니 왜 남의 일에 참견이냐면서 쌍욕하더라.

내가 자기보다 어리다 생각했는지 몇 살이냐면서 멱살 잡고 나가서 얘기하자는데 이게 뭔 일인가 싶었음.

그 자리에서 소리 높여 다툴 수도, 나가서 주먹다짐할 수도 없잖아. 무서웠지만 진정시킬 수밖에 없었지. 

그냥 조용히 영화나 보시라고. 그와 커플인 여자도 당황했는지 소극적이지만 말리는 거 같았고.

그렇게 잠시 진정되는 거 같더니 그 남자 분을 못 이겼는지 뒷자리 빈 좌석 보며 지 여자한테 고갯짓하더라.

씨발놈을 입에 다는 거 보니 나 때문에 여기서 못 보겠으니 뒤에 가서 보잔 얘길 하는 거 같았음.

그러다가 다시 날 보고 남일에 신경 꺼라 너 몇 살이야 시전. 다시 때리려는 시늉하고 난 조용히 하시라고 대꾸하다 흐지부지. 

남자는 뒷자리로 가고 여자도 안 좋은 표정으로 따라가더라. 그간 이런 경우를 겪어본 적 없어서 당황스러웠음.

좀 충격적이었던 게, 기껏해야 30대 후반쯤으로 보이던 사람이 5, 60대 꼰대처럼 나이 드립치던 거랑 남일에 신경 끄란 얘기였다.

영화관에서의 핸드폰 사용이 결례가 아니라 내가 그의 행동을 제지한 게 결례라는 듯한 태도가 계속 생각나더라.


결국 영화 앞부분 좆도 집중 못 했네 ㅅㅂ. 

근데 이놈의 극장엔 미친놈들만 모였는지 핸드폰 계속 보는 건 예사고 상영 내내 카메라 플래시 터트리는 놈도 있더라.

대한민국 시민의식의 아름다운 현주소를 목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