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올해의 한국 영화 ㅇㅈ
별 4개 반 (5개 만점)

영화에서 좋았던 포인트 3!

1. BGM 사용의 최소화
영화 클라이맥스까지 특별한 배경음 깔지 않음.
시종일관 건조하고 관조적인 시선을 유지할 수 있게 함.

클라이맥스인 청군이 남한산성 공략하는 장면에서 작열하는 류이치 시카모토의 음악!
아주 적절했습니다.

2. 김상헌의 마지막 대사
김상헌 (김윤석)은 최명길 (이병헌)에게 유언과 같은 마지막 대사를 남깁니다.

\"낡은 것들은 모두 이 나라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나도, 이판 (이병헌)께서도, 심지어 전하께서도 말입니다.\"

이 대사가 이 영화의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국가라는 것도 상상이 만들어낸 껍질일 뿐이죠. 진정 지켜야 할 가치는 국가를 구성하는 실체, 백성들의 평범한 삶입니다. (서날쇠 (고수)가 상헌에게 하는 대사에서 그 철학이 담겨있습니다.)

라스트신인 날쇠와 소녀 나루의 평화로운 일상 장면이 굳이 들어간 것도 그 이유 같습니다.

3. 감정의 폭발 없는 삼두고두래 (?) 장면
많은 분들이 삼두고두래가 영화의 클라이맥스가 될 것이며, 그 장면에서 감정이 폭발하기를 기대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장면은 지극히 건조하게 다루어지죠.
이병헌의 인터뷰에 따르면 원래 더 건조하게 가려고 했는데 이병헌이 감독에게 제안해서 최명길 (이병헌)이 눈물을 흘림으로써 감정을 조금은 폭발 시키기로 했다는군요.

저는 이 장면이 건조하게 가는 게 맞다고 봅니다.
드라마적 재미와 카타르시스는 줄어 들겠지만, 관조적 시선을 유지함으로써 \"조선이란 국가가 패배한 것이지, 민중이 패배한 것이 아니다. 관객들이 인조(박해일)와 대신들에게 감정이입을 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이죠.

4. 하나만 덧붙이자면 당 영화의 연기왕은 김윤석입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많은 변화를 겪는 입체적 인물을 아주 잘 연기했습니다.

상헌 (김윤석)은 청에게 굴복하느니 다 같이 죽자는 척화파였고 극중 누구보다 선비 같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마지막 대사를 통해 국가마저 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극단적으로 진보적인 인물로 변하죠.
그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인물은 날쇠, 날쇠 동생, 그리고 나루입니다.
정말 재밌었던 게, 어전에서 싸울 때는 김윤석이 보수고 이병헌이 진보였는데요. 오히려 마지막 대화에서는 조선을 유지보수하자는 이병헌이 보수파 같고 모든 게 바뀌어야 한다는 김윤석이 급진파 같습니다.

이런 극단적인 변화를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게 하는 것, 배우 김윤석의 힘이죠.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영화지만 이만 줄이겠습니다.

아직 미개봉 한국영화가 많습니다만, 이 영화를 뛰어 넘을 영화는.. 제 생각에는 못 나올 것 같네요.
(알바 아닙니다. 제 돈 11,000원 내고 봤어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