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의 신선도도 문제고 주제의 신선도도 문제지만, 리얼리즘 영화들만 보더라도 수많은 소재와 주제가 반복된 장르임.

(엄밀히 말해서 블레이드 러너는 리얼리즘 베이스의 보수적 서사 장르이기도 하고. 배경이 단절적 역사성을 가질 뿐)


오히려 소재와 주제를 너무 의식하는 거야말로 지나친 장르영화적 발상이지.


물론 sf장르적 특성상 소재의 신선도나 주제의 신선도가 전혀 문제되지 않을 수야 없겠지.


하지만 블레이드 러너2049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표현 방식임.


기법 자체가 너무 구시대적이라는 거임.


영화 스토리와 영화의 미장센이, 즉 그들 기표가

스토리의 주제와 미장센의 의미를 지시적으로 가리킨다는 거임.


그래서 종국에는 이 영화가 친절하게 느껴짐. 모든 걸 다 설명해주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는 거임.


인간성이란 건 이러이러한 거고,

비인격적 존재인 리플리컨트도 이러한 인간성이라는 걸 충족하면(주인공처럼)

인격적 존재가 될 수 있어~


가짜끼리 하는 사랑도 진짜가 될 수 있어~


그러니까 가짜랑 진짜랑은 사실 명확하게 구분할 수가 없는 거야 잘~


이런 얘기들을 (그것도 너무나 구태한 비유로-조이와 케이의 애정 관계만 하더라도 너무 식상하지) 너무나 친절하게 다 설명해준다는 거임


그래서 구리다는 거야


밑에서도 말했듯이 정말로 가치 있는 질문은 답을 해줄 수 없는 존재에게 하는 질문이고, 그와 동시에 답을 해줄 수 없는 존재가 던지는 질문이어야 하지.


근데 이 영화는? 질문을 스스로 해놓고 또 스스로 친절하게 답변까지 다 해줌.


고전 언어학적으로 보면 매우 지시적인 언어로 텍스트를 구성하고 있다는 거임.


물론 미장센도 있고 상징도 있어서 언뜻 보기엔 함축적인 텍스트처럼 보이지만, 그 함축성은 기표와 기의 사이에 1:1의 지시적 관계밖에는 존재하지 않는 함축성임.


왜냐하면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영화는 답변을 너무나도 친절하게 다 해주거든.

즉 스토리상으로도 그렇고 연출적으로도 그렇고 너무나 분명한 의미 맥락을 가지고 있다는 거임.


그래서 구리다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