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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결산
올해 상반기 영화들을 보면 참으로 좋은 작품들이 많았다 아카데미 시즌이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대부분 아카데미 후보들이 괜찮았다. 거기에 더해 이창동의 버닝은 오랜만에 한국영화의 힘을 보여줬고, 오락영화들 중에서도 마블은 굳건함을 보여줬다. 하반기 작품들이 어떨지는 모르지만 상반기에 대한 결산이 필요한 때라고 봤다.사실 순위는 별 상관없다. 그냥 현재의 감이 진하게 반영되어 있으니까. 뭐 그러거나말거나, 각자 한번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 빌어먹을 시험점수에 자신이 있다면야!

10위.패딩턴 2: 누구라도 이런 동화는극찬하진 않더라도 미워할 수는 없을껄? 자신이 동화인 것을 영화 자신이 인지할 때만 가능한 귀엽고 아름답고 웃긴 장면들이 가득하다. 마음이 사악한 너희들은 이걸 보고 좀 정화하자

9위. 콜럼버스: 정갈한 움직임과, 비대칭 속의 균형. 영화 자체가 모더니즘 건축과 닮아있다. 힐링 그자체.

8위.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마블 10주년 결산의 힘. 이 시리즈가 명맥을 이어온 이래, 어벤져스 예고편이라 욕먹던 페이즈 1, 다양한 시도로 영화적 확장을 하던 페이즈2, 완성도는 항상 괜찮지만 자기복제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던 페이즈3까지, 이 역사는 누가 뭐라하건 현대 블록버스터에 큰 족적을 남겼고, 이 영화는 그 무게를 가늠하게 해준다. 마지막 장면의 결말이 4편에서 어떻게 될지는 모두 짐작하고 있겠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의 결말은 꽤나 충격적이다.

7위.굿타임: 그 자체로 연기를 하는 로버트 패틴슨과 opn과 함께하는 영화의 쾌속질주는 다른 말이 필요없게 하지만, 그 외의 은근히 해석을 하고 싶게 반드는 요소와 그 해석을 비웃는듯한 요소들이 공존하는, 결말의 허망함마저 곱씹게 만드는 영화
6위.쓰리 빌보드: pc따위는 엿바꿔먹은 듯 극단적 인간상들이 판치는, 이 아가리 배틀 아레나는 놀랍게도 꽤나 공감과 연민을 이끌어내며, 갈등이 판치는 이 세계를 조금이나마 되돌아보게 만든다. 그 길이 물론 쉽지 않으리란 것도 잘 보여주는 영화.

공동 5위.콜미바이유어네임: 참으로 청량한 퀴어영화. 끝이 예정되어 있는 둘의 사랑에서, 서로의 감정 폭발을 절제하는 연기와 연출의 합이 아주 탐미주의적이라 또 새로운 맛을 남긴다. 그리고 이 절제된 감정의 폭발이 일어나는 엔딩은 매우매우매우 인상적이다.

공동 5위.팬텀 스레드: 싸이코 스릴로맨스 영화. 주연 3인방의 긴장감 넘치는 관계와 연기는 pta라는 완벽한 재단사에 의해 술술 포장되어 눈알에 들이박아진다. 이 정신병적인 로맨스를 어떻게 받아들이건, 모든 부분이 평균 이상임은 확신할 수 있다.

공동 3위. 유전: 삐그덕거리는 가족, 정교하게 옥죄는 세트, 미니어처마냥 등장인물들을 전지전능하게 농락하는 연출, 그리고 영화 자체라고 할 수 있는 운명까지. 선택할 수 없고, 버릴 수 없는 가까운 것들이 엇나가며 폭주하기 시작하면, 그 자체로 무시무시한 공포감을 전달해준다. 영화가 뻔뻔하고 사악하게 등장인물들에 대한 윤리적 배려를 버리면, 얼마나 포악하고 무서운가 꽤 오랜 기간 생각날 것 같다. 물론 호러영화가 이런 점을 대놓고 인정한다는 점에선, 정직한편.

공동3위.셰이프 오브 워터: 가장 아름답고 매혹적인 장면들로 차있는 영화. 가끔 ‘아름다운 것이 악을 이긴다’는 영화의 태도가 맞나 의문이 들긴 하지만, 이 영화의 빛나는 순간들(그리고 섀넌이 연기한 인상적인 악역)은 보는 순간 감정을 끓어오르게 하기에, 결국 매혹된다.

2위.플로리다 프로젝트: 삶을 쉽사리 동정하지 않으며 그들의 삶을 비춰주기에, 어떤 때는 귀엽게 볼 수 있으며, 어떨 때는 한탄하는 눈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양면적 시각 덕분에 영화가끔씩 보여주는 현실에 걸친 마법같은 순간들이 더 값지다.

1위.버닝: ‘미스터리’ 그 자체에 대한 완벽한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진실이 뭐간 간에 사람들은 보면서 각자의 ‘버닝’을 볼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버닝이 정답이라는 증거는 미약하더라도 각자 다른 가능성을 잊고, 종수처럼 맹렬히 돌진할 것이다.잘 조율된 촬영과 연기, 연출 앞에서, 느리지만 진중한 이런 미스터리는 당분간 한국 영화에서 못 볼 것이다.

번외편

디트로이트: 누군가는 후반부에 맥이 풀린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냉철하게 응시하며 시대상을 천천히 풀어내는 솜씨는 우리가 아는 그 비글로가 맞다.

레디 플레이어 원: 스필버그 감독 그 자체로 자신의자서전적 영화. filo 허문영 글과 함께 읽는다면야 좋을것.

레이디버드: 누군가는 뻔하다고 하겠지만, 캐릭터들을 배려하며 섬세하게 대해주는 각본과 연출, 그리고 은은하게 사라지고 잊혀질 것들에 대한 아련한 분위기와 그것을 강조하는 속도감있는 편집은 그저 그런 성장영화로 남는 것을 막아준다.


하 시발 시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