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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기 전 일단 평들이 갈리는걸로 봤을 때


보수지지자들에겐 불편한 영화인가보다 하고 봤다. 




일단 내용들은 다들 알테고


내가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은


뭔가를 알고 만든 영화다. 감독이 말하고 싶은 부분이 흐릿하지만 보인다 정도. 




뭐 김정일 김대중을 찬양했네 빨갱이영화네 어쩌고 하는건 일단 수준이하의 논의라 넘어가고


모르면 쉽게 넘길만한 몇 가지 감독이 숨겨놓은 단서가 있다. 




1. 안기부 결재라인에 CIA가 있다. 


- 대통령의 재가는 받았는데 CIA 승인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조진웅의 대사가 있다. 이는 안기부(국정원)의 결재라인에 CIA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대통령과 맞먹을정도의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는 대한민국의 최고정보기관이 미국에 의해 실질적으로 지휘,감독 받는다는 이야기며 대북관계 등도 많은 것이 미국의 뜻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래서 뭐? 우방국 천조국이니 당연하잖아? 라고 하면 별 할말은 없지만..





2. 북핵은 김대중 노무현때 갑자기 만들어진게 아니다.


- 감독이 전하고싶은 많은 메시지 중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실제로 북한의 핵개발 역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며, 94년에 영변 핵시설과 관련한 핵위기가 이미 있었다. 김영삼이 클린턴을 뜯어말려서 전쟁을 막았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 실로 1994년은 매우 중요한 해여서, 핵위기가 전쟁위기까지 갔었던 해고 북미제네바협정의 극적 타결로 1차 북핵위기가 봉합됐던 해이다. 황정민이 전에 맡았던 국정원 관련 음모론 영화<모비딕>의 배경도 그래서 1994년이다. 모비딕 영화평을 보니 왜 배경이 하필 94년인지 모르겠다는 평론가도 있던데, 그 정도 눈으로 평론가랍시고 밥벌어먹고 사는게 좀 한심해보인다. 


 감독은 보수진영의 주요 논리인 <김대중이 북한에게 퍼줘서 핵을 완성시켰다>를 반박하고싶은 것이다. 영화의 배경은 93년에서 김대중 당선 전까지이며, 북은 이미 핵을 가졌습니다. 라는 대사를 통해 북핵이 김대중이전에 이미 완성되었거나, 완성단계였다고 주장한다. 이는 다시 조진웅의 입에서 지금 핵 도발을 하면 우리도 핵개발 하도록 놔두고 뭐했냐고 욕먹을 수 있으니.. 라는 대사로 확증된다. 




3. 그래서 뭐? 감독은 뭘 말하고 싶은건데?


- 이 영화의 목적은 진보에 대한 쉴드, 보수에 대한 비판이 주된 것이 아니다. 가장 큰 목적은 <일반 대중들은 속고있다>라는 것이다. 무엇에 대해 속고 있느냐? 정치공작과 정보통제, 언론플레이 등을 통해 일반 대중들이 대북관계나 국제정세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접하고 제대로된 안목을 기르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며, 대부분의 대중들은 정보기획자들의 통제대로 생각하게 되고 판단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게 가장 큰 것이다. 영화에서 그 부분을 말하고자 하는 소재가 북풍공작이며, 북풍공작은 그런 수많은 사례들 중 하나 일 뿐이다. 다만 정보통제와 여론조작이 가장 심한 부분이 대북관계이기 때문에 쓰였을 뿐이다.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베일에 쌓여있는 나라이며, 우리가 잘 안다고 떠들지만 사실상 우리가 북한에 대해 안다고 생각하는 정보들은 극히 제한적인 경로를 통해 나오는 정보일 뿐이다. 탈북정치인, 탈북민, 국정원, 혹은 해외뉴스 정도인데 대부분의 정보는 국정원에 의해 '가공'되어 대중에게 전해진다. Need to Know, 니들이 알아야 할 만큼만 알려준다는 뜻이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분단이라는 상황속에서, 국민들을 속이고 정보를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맞게 통제하는 것에 상당히 능하며, 이미 수많은 시간동안 그래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흑금성과 리처장과 같은 이들도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남북관계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 역시 감독이 말하고자하는 부분 중 하나이다. 이를테면 정말로 평화통일과 민족화해, 남북의 공존공영을 모색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도 북한에도 있으며, 그 반대되는 입장의 인물들 역시 양쪽 모두에게 있다는 점이다. 시세에 따라 어떤 쪽이 득세하느냐에 따라 남북관계의 양상은 매우 달라진다. 


가장 중요한것은, 대중들이 이러한 정치상황, 그리고 자신들이 속아왔고 앞으로도 속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자각이다. 매트릭스에서 깨어나야 제대로된 시야가 트이고 제대로 된 판단이 가능하다. 




이 영화를 보고 매우 불편한 사람들은 대부분 보수지지자들, 반공주의자들이다. 왜? 감독이 "니네 저런 인간들에게 속고 이용당했던거야." 라고 대놓고 말하고있기 때문이다. 특히 애국심에도 조소를 보내는데, 이는 다시 조진웅의 "이 모든게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이다"라는 대사에 녹아있다. 황정민이 국가 좋아하네 사실 니들 권력유지를 위한거잖아 라며 소리칠때는... 감독이 너무 관객을 배려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조금은 비워두는 게 더 멋있는 법인데.




하지만 요즘 이 영화에 대한 대중들의 평이나 평론가들의 평론을 보고있자니 감독의 그 과잉친절이 과잉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사실 영화 한편에 이런 내용까지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는 대중의 얼마나 되나. 특히나 정치성향에 따라 극명하게 갈릴 수 밖에 없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보수를 비판하고 진보를 옹호하는 영화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싶다. 보수가 너희를 속였다. 진보는 착하다. 따위의 유치한 내용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너희들은 속고있으며, 그 특정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누구인가, 어느진영인가와는 상관없이 '속고있다' '너희는 매트릭스 속에 갇혀있다'라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사실 이 정도의 주장은 너무 극단적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매트릭스 속에 사는 사람들에겐 더더욱) 조금 진의를 적절히 희석한 느낌도 들었다. 




너희들이 믿었던 모든게 조작이었다고 말하면, 그걸 사실이라고 믿었던 사람들은 속은 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엄청나게 분노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