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유독 서사 중심보다 캐릭터 중심의 영화가 먹힙니다.


마동석, 장첸, 손석구, 이순신이 통하는게 그 좋은 예이고 심지어 기봉이 같은 캐릭터 하나만 있어도 성공합니다.


최동훈의 전작들을 예로 들더라도 타짜는 기존 원작만화의 IP가 강력했기에 서사가 뒷받침 되었고


전우치의 경우도 고전 원작소설의 서사가 이미 존재했기에 캐릭터를 부각시키는데 집중할 수 있었죠.


암살도 역사라는 강력한 서사가 이미 바탕이 되어 있습니다.


이는 마블 영화같은 만화 원작인 히어로물이 잘 통하는 이유와 같습니다.


한국의 sf 판타지 중에 서사로 성공한 영화는 심형래의 디워가 유일합니다.


심형래의 인간승리와 국뽕이란 영화 바깥의 서사라서 아쉽지만.




근데 외계+인은 무모하게 어떤 IP의 도움 없이 독고다이 유니버스를 창조하려 시도했고, 결과는 참담하죠.


아무런 기반 시설 없는 허허벌판에 롯데타워 올리려고 시도한 꼴입니다.


영화사적으로도 감독이 쓴 오리지널 각본의 SF/판타지 영화가 성공한 사례는 드뭅니다.


있더라도 감독의 시나리오 능력이 전업 소설가, 문학 전공자급 되야 그나마 희망이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들이나 스파이크 존스 'Her'등이 떠오는데 이마저도 서사 중심의 영화들이죠.


요컨데 최동훈 감독은 스스로의 능력을 너무 과신했거나 혹은 몰랐던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헐리웃 감독 중 이와 반대되는 최근의 사례가 있죠. 닥터 스트레인지:혼돈의 멀티버스 감독 샘 레이미 입니다.


샘 레이미를 스파이더맨 만든 감독 정도로 생각하기 쉬운데 이 사람은 80년대 미국 호러/판타지 B급 컬트 영화의 전설인 '이블데드' 시리즈를 창조한 감독이기도 합니다. 이블데드 자체가 감독의 페르소나라고 해도 될 정도로 스파이더맨과 닥터스트레인지2에서도 이블데드의 오마쥬 같은 호러적 그로테스크적 연출이 자주 등장합니다.


샘은 유명해진 후에도 히어로물 IP 작품을 하고 싶어(어릴 때부터 만화광 이었다고) 스스로 제작사를 찾아다니며 어필했다고 하죠. 충분히 독자적 새 IP를 만들 능력이 있는 감독임에도요.


다들 아시다시피 결과는 아주 훌륭합니다. 좋은 IP와 작가주의의 절충. 샘 감독은 매니아층까지 거느리게 됐죠.




차리리 전우치 서사를 바탕으로 한 전우치+외계인 이었다면 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다고 봅니다.


어차피 도사들 나와서 개그 치면서 시간 때우는 건 똑같을 텐데요.


유희열 케이스와는 다르게 자기가 성공시켰던 작품 우라까이 해도 누가 뭐랄 사람 한 명도 없구요.


뭐 심심해서 이런 저런 생각 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