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첫 감독 작품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짜임새 있는 영화


시사회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반응이 배우 출신 감독의 첫 연출작이라기엔 놀라운 완성도라는 평이었는데

실제로 연출에 있어서 감독 이정재가 얼마나 많은 신경을 썼는지 느낄 수 있었음


특히 총격씬 연출이 진짜 좋았는데 사운드도 그렇고 한국 영화에서 대부분 어설프게 연줄돼서 아쉬웠던 시가전 연출을 외화에 안 꿇리게 잘 표현했다 생각함.



2. 한국 현대사를 적절히 변용한 스토리


영화 서두에도 나오지만 헌트는 1980년대 일어났던 실제 한국 현대사를 기반으로 많은 각색을 더 한 팩션(Faction) 영화임.

이게 역사적 사건을 알면 알수록 재밌도록 상당히 영리하게 변용했다는 느낌을 받았음.


정치적인 메시지가 좀 많이 섞여있을까 우려했는데 그런 거 거의 없고 당시에 제법 있었음 직한 일들로 적절히 잘 버무려냈음.

이 영화에 나오는 북한, 前 대통령 관련 내용은 철저히 첩보 장르물로서의 긴장감을 위한 영화적 장치라는 걸 인지하고 감상하는 것을 추천.



3. 화려한 배우진

이거는 올해 여름 이른바 텐트폴 빅4 (한산, 외계인, 비상선언, 헌트) 공통점이라 딱히 특별할 게 없긴 한데

헌트는 딱히 이에 대해 홍보를 안 해서 정보 모르고 영화 보는 사람들에겐 더 재미를 주는 요소였다 생각


지금 인터넷 기사나 나무위키에 이 화려한 조연진에 대한 정보가 공공연히 떠도는 걸로 아는데

알아도 감상에 큰 지장은 없으나 서프라이즈를 즐기고 싶으면 이정재, 정우성 주연이라는 것만 알고 영화 감상을 추천드림. 



4. 웰메이드 첩보 스릴러물로서의 <헌트>

정보기관 내에서 암약하는 스파이를 쫓는다는 스토리는 널리 알려진 첩보물의 줄거리지만 헌트는 이를 80년대 한국을 배경으로 아주 긴장감 있게 잘 풀어냄.


비슷한 줄거리이자 첩보 스릴러계의 명작인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TTSS)>를 연상케 하는데, 좀 더 과격한 버전의 한국식 TTSS 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음.

(TTSS도 역사적인 소련 스파이 사건인 "케임브리지 5인조 사건"을 기반으로 한 팩션 영화라는 점에서 유사한 점이 많은 영화)



5. 그냥 영화 자체가 재밌다

다른 걸 떠나서 순수 영화의 몰입감과 재미만 따지면 올여름 한국 텐트폴 빅4 중 제일 좋았음.

영화가 굉장히 스피디하고 시종일관 긴장감 있는 구성으로 꽉 차 있어서 지루할 틈은 없었음.


다른 한국 대작 영화의 경우 초반 빋드업이 좀 늘어졌거나(한산) 현대와 과거를 오가는 영화 구성이 몰입이 잘 안 되거나(외계인) 영화 외적인 메시지를 후반에 너무 많이 담는 등(비상선언) 구성면에서 아쉬웠던 점이 있었는데


헌트는 오락영화로서 매우 모범적인 구성을 취했다는 느낌이 들었음.

 

다만 이게 완급조절이 좀 너무 타이트했다는 인상이 남긴함.



6. 아쉬웠던 점들

역시 시사회 때부터 지적받아온 일부 장면에서 대사가 잘 안 들리는 음향 문제가 참 아쉬웠음.

집중하고 들으면 다 들을 수 있긴 한데 좀 몰입을 방해할 만큼 짜증나는 부분이 한두 군데 있긴 함.

<한산>처럼 일부 장면에 한글 자막이라도 달아줬으면 더 좋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음.


그리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극 진행을 완전 강강강강으로 몰아 붙이다 보니 사람에 따라 조금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는 인상이 있었음. (이건 사람마다 좀 갈릴 지도?)




요약:

이동진 평론가 말마따나 올해 한국 영화 빅4 중 정말 아무도 예상 못 했지만 제일 재밌었던 영화


영화 보기 전 알고 가면 좋은 사건들: 1983년 이웅평 탈북 사건 / 1983년 아웅산 묘소 테러 사건 / 장영자 금융사기 사건 / 5공 시기 보안사(現 안보사, 舊 기무사)와 안기부(現 국정원, 舊 중앙정보부)의 관계 

(앞의 두 사건 정도만 알고 가도 감상에 아주 좋음. 나무위키나 유튜브에 검색하면 상세하게 잘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