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룩 업> 봤다.
1. 기억에 남는 장면과 이유
디비아스키가 기밀 누설 혐의로 수사 당국에 의해 복면이 씌워지고 포박되는 씬이 기억에 남는다. 진실을 알리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경우가 많으며 희생이 필요하기도 하다. 진실투쟁을 위해서는 주류 질서 체제 하에서 있는 정치적인 목적의 게이트키핑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2. 영화 내용과 불평등을 연결한 감상평
이 영화는 아포칼립스를 앞두고 기업 권력에 포획된 정치지도자의 부패와 무능, 반지성주의와 연성화된 미디어와 여론, 진실을 혐오하는 대중들을 풍자하는 블랙 코메디다.
제목이 ‘위를 쳐다보지 말라’이고 이 말은 극 중에서 혜성이 하늘 위에서 떨어지고 있는데도 위를 보며 비판하지 말라는 집권 세력의 슬로건이다. 우리가 평등, 평평하다고 부르는 것도 땅이나 바다에서 유래한다. 유기체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중력을 거스르려는 성향이다. 만유인력 때문에 지구 상의 모든 것은 떨어지면서 엔트로피가 증가하는데 생명체는 반대로 거슬러 위로 올라가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인간도 높은 곳에 오르면 시야가 넓어진다. 그래서 신을 하느님이라고 부르고 높으신 분, 천자라고 하면 직관적으로 더 많은 권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있다. 계급이란 말도 계단이란 뜻이다. 위로 올라갈수록 중앙집권적이게 된다. 우주기술, 군사기술, 핵기술 등은 대부분 마피아처럼 소수가 권력을 독점하게 하여 비밀주의와 부패, 중앙집권 관료제도 강화하게 된다. 판옵티콘도 불 꺼진 높은 감시탑에서 불 켜진 낮은 곳의 여러 죄수를 감시하는 구조다. 영화 <기생충>에서도 반지하에 주인공 가족이, 지하 층에 가정부네가 산다. 영화 <엘리시움>, <승리호>에도 윗쪽에 주류 세력이 산다. 냉전 이래 각국이 우주 개발을 하는 주요한 이유도 결국은 더 높은 곳에서 위성 사진으로 더 많은 사람과 땅을 감시하고 방송통신 채널을 지배하고 미사일 사거리를 늘리려는 목적이 있다. 우주에서는 주차된 차를 보고 백화점 매출을, 농작물 수확량을, 컨테이너 출하량을, 자동차 재고량을, 주요 인사와 군부대의 동태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혜성을 통해 기후위기를 은유하는 영화지만 현실과는 다른 중요한 차이가 있다. 종말이 바이블에 나오는 악마의 위협처럼 하늘이라는 외부에서 운명적으로 닥쳐 내려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과 미국 기업 주도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그러나 현실의 기후위기의 원인은 이와 다르다. 미국의 인구는 세계 전체 인구의 4.25%이지만 누적 이산화탄소 배출량 20.3%로서 압도적 1위다. 대기업 등의 산업부분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의 55.7%다. 주연 디카프리오도 스스로를 환경운동가로 자임하고 있으나 여러 채의 저택과 요트, 대형 크루즈 선박을 소유하고 있다. 따라서 혜성은 우주로부터가 아니라 미국과 대기업으로부터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 주류 집권 세력은 위기의 원인을 영화처럼 타자화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공멸이란 엄중한 새태에 앞서 문제의 원인과 규모를 정확히 분석해 더 가진 세력이 비례적으로 책임지고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한다.
아리가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