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6번은 본 것 같은데, 아무리 봐도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함.
그리고 보면서 계속 생각하는거지만, 이건 선과 악의 대립이 아닌, 악과 악의 대립같다.
무명이 선이라면 선한 행동을 하는 게 나와야하지만, 선한 행동을 하는 게 영화 내에서 단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오로지 일본인을 음해하고 힘들어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 밖에 나오지 않았다.
특히나 선이라면 종구를 돕는 장면이 하나라도 있어야 하는데, 영화 안에서 종구를 돕는 장면은 단 한 장면도 나오지 않았다.
마지막에 무명이 가족들을 살리려면 닭이 세 번 울 때까지 집에 들어가지 말라고 하는데, 이것도 결국에는 벌어졌을 일이라고 본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는데, 첫 번째로, 외지인이 트럭에 죽어있는 박춘배를 보고 놀랐다는 점.
만약 외지인이 박춘배를 죽인 것이라면, 놀라지 않아야하지만, 박춘배가 트럭에 죽어있는 것을 보고 살짝 놀란 듯한 제스쳐를 취한다.
그 말인 즉, 자신이 하지 않았는데, 사람이 죽었다는 것이고, 자신과 똑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 이 곡성 안에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극중에 외지인도 죽은 사람들의 물건을 모으고 있는 장면을 보여주는데, 그 안에 효진이의 물품이 있지만, 박춘배의 물품은 보여주지 않는다.
하지만, 죽은 박춘배가 입고 있던 옷은 무명이 입고 있다.
이걸 봤을 때, 무명 역시 외지인처럼 사람들을 죽이고 있었고, 나중에 들어온 외지인과 힘싸움을 하고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또한, 효진이의 핀을 무명이 가지고 있는 장면도 보여주는데, 이것은 외지인과 무명의 싸움이 효진이의 주변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
효진이가 사람을 죽인 후에, 외지인이 악마로 변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보면, 효진이까지가 마지막 희생자였고, 그 마지막 희생자를 놓고 무명과 외지인이 대립하게 됐지만, 종구가 닭 세 번이 울기 전에 들어가버려 무명의 악령이 효진이에게 갈 수 없게 되었고, 결국에는 무명이 악마가 되지 못하고 외지인이 악마가 되어버린 듯 하다.
효진이가 마지막 제물이 된 이유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무명의 말에 힌트가 있는 것 같다.
「네 딸의 애비가 남을 의심하고 죽일라고 하고 결국엔 죽여 불었어.」
무명은 종구에게 이렇게 말한다.
여기서 네 딸의 애비라는 것은 종구를 뜻하는 얘기.
그렇다면 종구는 극중에서 살해를 한 적은 몇 번일까.
정답은 한 번이다.
종구가 죽인 것이 외지인이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극중에서 종구는 사람을 단 한 번도 죽인 적이 없다.
종구가 극중에서 죽인 것은 바로 개 한 마리다.
비오는 도로에서 외지인을 차로 치며 죽인 것처럼 묘사되지만, 무명은 외지인이 죽지 않았고, 또 죽지 않는 존재라고 말을 한다.
종구가 지은 죄는 외지인을 의심하다가 개를 죽여버린 것.
그리고, 외지인도 종구의 딸이 효진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종구의 가족이 아니라 다른 가족이여도 상관은 없었지만, 종구가 외지인의 집에 쳐들어가 개를 죽여버렸기 때문에 종구가 외지인의 목표가 된 것이다. 일광이 말했던 것처럼, 외지인이 던진 미끼를 종구가 덥썩 물어버린 것.
이게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제물이 된 마을 사람들 중에 공통점은 단 하나도 없다. 극중에서도 공통점이 무엇인지 알려주지 않는다.
중간에 버섯을 얘기하는데, 그것도 버섯이 문제가 아니라는 힌트는 계속해서 준다.
극중의 인물이 그런 독버섯을 먹어도 이런 짓은 하지 않는다는 둥, 환각버섯이라는 둥 말을 하면서 말이다.
결국 마을 사람들도 외지인이 던진 미끼를 덥썩 물어버렸기 때문에 죽어버린 것이다.
그렇게 되서 결국 자신이 악마가 되기 위해서 외지인은 목숨을 제물로 바쳐 효진이에게 악령을 집어넣는데 성공했고, 성공한 이후에 효진이가 가족들을 죽임으로써 악마가 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무명의 말을 듣고 닭이 3번 운 후에 갔다면, 외지인이 악마가 된 게 아닌 무명이 악마가 되지 않았을까.
마지막에 가지 말라며 소리치는 무명의 얼굴을 보면, 계속해서 그 생각이 머릿속에 지워지지 않는다.
반기독교적인 영화 자체잖아. 보지 않은 것을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