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광명이 십천 세계를 지나가서 동방으로 백천 세계에 두루 비치었으며, 남ㆍ서ㆍ북방과 네 간방과 상방 하방도 역시 그러하였다. 

저 낱낱 세계에 모두 백억 염부제와 내지 백억 색구경천이 있으며, 그 가운데 있는 것들이 다 분명하게 나타났다.


저 낱낱 염부제 가운데 모두 여래께서 연화장 사자좌에 앉으셨는데 열 부처 세계 티끌 수 보살들이 함께 둘러싸고 있었으며, 

모두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시방에 각각 큰 보살이 있고 낱낱 보살이 제각기 열 부처 세계 티끌 수 보살들과 함께 부처님 계신 데 나아갔으니, 

그 큰 보살은 문수사리 등이요 그 떠나온 국토는 금색세계들이요. 본래 섬기던 부처님은 부동지여래들이었다.



그때 온갖 곳에 있는 문수사리보살 등이 각각 부처님 계신 데서 동시에 소리를 내어 이런 게송으로 말하였다.


위덕이나 모습이나 종족으로써

사람 중의 조어사(調御師)를 본다고 하면

이것은 병난 눈이 잘못 봄이니

가장 좋고 훌륭한 법 그는 모르네.


여래의 빛과 모양 모든 상호(相好)를

온 세간의 중생들이 측량 못하니

억 나유타 겁을 두고 생각하여도

빛과 상호 위덕이 끝이 없나니.


여래 몸은 색상(色相)으로 된 것 아니매

형상 없고 적멸한 법이건마는

모든 색상 모든 위의 갖추어 있어

세간에서 마음대로 보게 되더라.


부처님 법 미묘하여 요량 못하며

여러 가지 말로써도 미칠 수 없어

화합(和合)도 불화합도 모두 아니니

그 성품이 적멸하여 형상이 없네.


부처님 몸 남이 없고 희론(戱論) 뛰어나

오온의 차별법이 모두 아니라

자재한 힘 얻고서야 보게 되나니

가는 곳에 두렴 없어 말론 못하네.


몸과 마음 한결같이 평등하여서

안으로나 밖으로나 모두 다 해탈

오랜 세월 정념(正念)에 머물러 있어

집착도 없으시고 속박도 없네.


마음이 깨끗하고 밝은 사람은

간 데마다 조금도 물들지 않고

지혜 눈이 두루하지 않은 데 없어

넓고 크게 중생들을 이익 주리라.


한 몸으로 한량없는 몸이 되다가

한량없는 몸이 다시 한 몸 되나니

모든 세간 모든 일을 분명히 알고

온 세상에 온갖 형상 나타내도다.


이 몸은 어느 곳에 온 데도 없고

쌓이고 모여 된 것 아니지마는

중생들이 분별심을 내는 연고로

가지가지 부처님을 보게 되나니.


마음으로 세간을 분별하지만

이 마음도 본래부터 있지 않은 일

여래께선 이런 법을 환히 아나니

이러해야 부처님을 보게 되리라.




대방광불화엄경 제13권 


우전국(于闐國) 삼장(三藏) 실차난타(實叉難陀) 한역

이운허 번역 


9. 광명각품(光明覺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