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먹은 만학도로 음악 학원에 등록함.
선생님이 말하길 제일 나이 많은 제자라고 함.
자꾸 형님이라고 불러서 부담스러움.

스케일 발성으로 음역 확인.
3옥타브 도까지 무난하게 난다고 함.
테너라고 함.
총맞은 기분이었음. 

물론 성종의 기분은 음색, 캐릭터의 어울림,

음역의 높낮이 등 많은 부분으로 판단하는게

맞지만. 아무튼 고음역의 성대로서의 테너라고

말해줌.


1주일에 2회 수업이었는데. 가격이 무척 저렴했음.

시간당 6-7만원 수준이었던거 같음.


첫 3개월은 발성 수업만 했음.

사실 어느 학원을 가더라도 발성 수업의 커리큘럼은

대동 소이한듯함. 스케일, 호흡, 발음 등등.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음.

평생 발성 연습을 안해보다가, 다 늙어서 해보니까.

한번도 안했던 성대 스트레칭이 된 것임. 


다른 테크닉은 몽땅 그대로인데.

성대만 엄청 잘 늘어나는 상태가 됐음.


딱 한달 지나니까 원하는 음역이 모두 났음.

샤우팅 짱짱하게 나오고.

3옥타브 노래 얼마든지 다 부를수 있고.


드디어 득음을 했구나, 하면서.

난 뒤늦게 각성한 천재이구나 했음.


1. 성대 스트레칭이 잘됐다.

2. 여전히 목잡이다.


저러면 보통 소리가 안나옴. 목을 잡기 때문에

성대가 늘어나도 소리가 새어나올 수가 없음.

사실 난 한가지 특징이 더 있었음.


3. 성량이 일반보다 어마어마하게 크다.


목을 잡아놓고, 성대를 늘린 채로, 

어마어마하게 큰 성량으로 밀어붙인 거임. 


그래서 뒤늦게 각성한 천재라고 생각했던,

노망난 늙은이는 2시간 동안 3옥타브 노래

부르고, 목이 걸레가 되서 한달동안 성대전문

이비인후과에 다녔음.


성대가 라면먹고 일어난 내얼굴처럼 터지기

직전까지 부풀어 있더라.


성악 선생님 : .....노래 부르지 말랬잖아요.

나 : ...-_-... 이렇게 될줄 몰랐죠.


그 뒤로 3개월 동안 진짜 노래 안부르고,

발성만 연습함.


이마로 레이저를 쏘고.

다트를 허공으로 던지고.

눈으로 빔을 쏘고.


다 해봄. 


그런데 계속 틀리게 했나봐.

선생님 눈빛이 점점 애잔해졌어.

말잘듣는 10대 입시생들 사이에,

학부모랑 나이 비슷한 새끼가 말 안들으면,

힘들긴 했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