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 초등학교 6학년 가을즘에 나는 인천 미추홀구(당시 남구)에 있는 문학동에 살고잇엇어

흑수저 동네 답게 빌라촌이 많은 동네였고, 나랑 가장 친했던 친구도 문학초등학교 근처 빌라 반지하에 살앗어.


하루는 학교 끝나고 늘 하던 것처럼 친구네집에 가서 게임을 했는데, 친구가 편부 가정이라 아빠가 퇴근할 때 까진 집에 아무도 없어서 편하게 놀 수 있었거든.

걔네 도착했을 때 시간이 대략 4시가 좀 넘었었고, 우리는 그때 한창 즐겨하던 캔뮤직이라는 게임을 한 판씩 번갈아 가면서 열정적으로 했어.


그렇게 2시간 정도 그 게임을 하고 있는데, 가을쯤 되니 해가 짧아져서 좀씩 지기 시작하고 반지하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서서히 파랗게 변하기 시작 하더라구.


부모님 말씀 잘 듣던 나는 '어, 많이 어두워졌네, 어두운 곳에서 모니터 화면 보면 눈 나빠지는데...' 라고 생각하며 형광등 스위치가 어디 있나 찾으려고 고개를 돌렸는데, 친구 방 밖으로 보이는 거실의 식탁 의자에 머리카락이 허리정도까지 오는 긴 머리를 가진 여자가 의자에 등을 기댄 채, 머리는 앞으로 숙이고 앉아 있더라구.

머리를 숙이니까 그 긴 생머리가 앉아있는 여자의 허벅지까지 타고 내려와 있었고.


그 순간에 나는 처음 알았어. 사람이 놀라면 아무 말도 안나온다는걸..

저절로 입이 벌어지면서 눈은 커지고, 말은 안나오는데 덜덜 떨리는 손으로 그 여자를 가리키고만 있을 뿐이었어.


몇 초간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이상한데를 보고 있으니, 친구가 이상했던지 '야 너 뭐해. 야' 하고 부르다가,

내가 보고있는걸 그 친구도 봤는지, '헉 시발 저게 뭐야!' 하면서 급하게 전등스위치를 찾아서 탁 키더라구.


나는 불이 켜지는 순간 그 여자가 눈 깜짝할새 없어지는 그 순간을 정확히 봤는데, 몸이 굳은채로 그 여자를 계속 보고있었기 때문이었어.


그 여자가 순식간에 없어진게 이상해서 의자를 살펴봤는데, 평범한 식탁용 싸구려 나무 의자에 단지 가을용 얇은 가디건이 하나 걸쳐져 있더라구.

그 여자는 분명 사람처럼 볼륨감이 있었는데.. 그 얇은 가디건은 전혀 볼륨이 없을 정도로 정말 얇았거든.

몇 번이나 불을 껐다 켰다 하면서 재현해 봤는데도 전혀 사람같이 보이지 않더라구.


근데 웃긴게, 당시는 그저 헛것을 봤나, 하면서 그 친구랑 1~2시간 정도 더 게임을 하고 집에 갔다는거지 ㅋㅋ

그리고 그 친구도, 그 집의 전세계약이 끝날 때 까지 잘 살았고 별일도 없었다는거야.


그렇게 몇 년이 지나고, 문득 그 때 일을 다시 생각해 봤는데 너무 소름이 돋길래 한번 경험담 써봣어. 당시에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말이야.

마지막은 쓰기 귀찮아서 대충 썻는데 어쨋든 그랬다구 ㅎㅎ 쨋든 세줄요약


1. 초6때 친구집에서 귀신같은거 봣다

2. 그땐 개놀라서 소리도 못냇는데

3. 개무시하고 하던 게임 마저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