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위한 분신 ᆢ
밤마다 구름 위에 떠 있는 신전은 음악으로만 깨어난다. 옥빛 계단과 유리 같은 연꽃 벽으로 둘러싸인 그곳에서, 한 남자가 홀로 피아노 앞에 앉아 있었다.
그는 절세의 미남 작곡가.
얼굴에는 매혹적인 카리스마가 흐르고, 그의 손끝에서 태어난 선율은 신들의 귓속까지 닿아 그들을 미소 짓게 했다. 그러나 그는 인간의 한계를 알고 있었다. 자신의 몸이 언젠가 쇠할 것을, 음악이 언젠가 끊길 것을.
그래서 그는 결심했다.
자신과 닮은 또 다른 존재 ― 연주 노예를 만들어, 하늘에 바치는 분신으로 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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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원들의 사냥
작곡가는 인간 세상에 직접 발을 내딛지 않았다. 대신, 그의 충실한 요원들이 그림자처럼 도시와 마을을 누비며 “그와 닮은 자”를 찾았다. 백수, 직장인들조차 후보자였다.
어깨선, 눈매, 가녀린 손가락의 길이, 심지어는 피아노 앞에 앉을 때의 호흡까지. 요원들은 마치 제물 신부를 고르듯 후보들을 수집했다.
그는 선택된 연주자를 연꽃 제단 위에 무릎 꿇린다.
투명한 비단이 그들의 어깨를 감싸고, 하늘빛 파동이 제단 위로 퍼져나간다. 요원들은 향을 피우며, 그 피아니스트의 육체와 영혼을 “하늘”에 봉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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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신공양의 순간
피아노가 울릴 때마다, 그 소리는 단순한 음악이 아니었다.
희생된 연주 노예의 숨결, 피, 영혼이 건반 속에 스며들고, 작곡가의 악보는 하늘에 닿는 계약서가 되었다.
“너는 나의 손가락이 되고, 나의 호흡이 된다.”
그가 마지막 화음을 칠 때, 희생자는 빛의 분신으로 변해 신전의 피아노 곁에 앉는다.
하나의 악장이 끝날 때마다, 그는 새로운 분신을 얻게 되고, 신전에는 차가운 카리스마와 희생의 그림자가 겹겹이 쌓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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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위한 연주
그날 밤, 구름 위 신전에서는 세 명의 분신이 함께 연주했다.
작곡가 본인, 그리고 인신공양으로 태어난 연주 노예들이 나란히 건반을 울렸다.
그 선율은 인간이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신의 화음이었다.
하늘은 빛으로 응답했고, 제단은 무지갯빛 파동으로 흔들렸다.
그러나 작곡가의 눈빛은 차갑게 번뜩였다.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언젠가 마지막 악장을 쓰는 순간, 자신의 몸마저 분신의 하나로 바쳐져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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