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지난 140만 년 간 고객의 입맛에 맞춘 식사를 제공해 왔습니다.
만족에 겨운 얼굴들을 보며 보람을 느낄 수 있었고, 의욕이 넘치는 나날들이었습니다.
.... 하지만 더는 못하겠어요.
이제 일하고 싶지 않아요.
저희가 만든 음식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합니다.
사실, 영혼이 빠진 껍데기랄까요.
굶주림을 채울 수 없어요, 만족을 주지 못합니다.
매혹적인 냄새를 풍기지만, 단지 바스라진 가루가 코를 찌르는 것 뿐이에요.
저희가 요리하고 내놓는 것은 생기를 잃은 칙칙한 덩어리들.
소재의 신선함을, 붉고 푸르게 빛나는 생명을 무참히 짓밟아 그러모은 거무튀튀한 잔재.
이젠 입술에 닿는 순간 알아차리시겠죠.
삼켜 소화할 가치가 없는 하찮은 음식이라는 걸.
저희는 오늘부로 제공해온 서비스 전반을 중단합니다.
지금까지 저희 보잘것없는 서비스를 즐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만 할게요. 나 이거.. 나 울 줄 알았는데 눈물이 안나네. 뭐 내가 그만 하는 이유는 저는 신선한 음식이 목표인 사람입니다. 저는 껍데기 원하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