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리 아까 그 애들 어떻게 됐어?"


"아, 네 부장님, 학생들이라 그냥 주의만 줘서 보냈습니다."


"야, 요새는 참 희한해 무슨 애들이 그런 걸 돌려, 정 과장, 그거 뭐 신천지나 그런 거 아니야?"


"그러게요. 분명 애들 이용해먹는 어른들이 있을 텐데 아이들만 불쌍하죠. 뭐"


"아, 김 대리"


"네 부장님"


"전에 맡겨둔 그거 오늘까지 가능하지?"


"아... 그 오늘까지는... "


"응?"


"아, 네 오늘까지 가능합니다. 해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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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스트레스 받아... 그래도 생각보다 빨리 끝나서 12시까진 퇴근할 수 있겠네"


음...?


순간 눈앞이 암전 됐다가 밝아진다.


"하... 모니터를 너무 오래 쳐다봤나..."


가까운 시일 내에 안과라도 한번 가봐야겠다.







음?


카톡을 확인하다가 엄마가 보낸 메시지를 보았다.


[ 아들, 엄마가 간장 새우 냉장고에 넣어놨으니까 꺼내서 먹어 ]


뭐지? 나 갑각류 알레르기 있어서 새우 안 먹는 거 엄마도 알 텐데


[ 엄마, 나 갑각류 알레르기 있어서 새우 못 먹잖아 ]


[ 어머, 엄마가 깜빡했다. 얘, 미안하다. 놔두면 엄마가 가져가서 먹을게 ]


이상하다. 엄마가 이걸 까먹을 리가 없는데






어? 그러고 보니까 경리 책상에 저거 곰돌이 인형 아니었나?


맞는데, 맨날 저기에 핑크색 곰돌이 인형이 있었는데 왜 호랑이 인형으로 바뀌었지?


그러고 보니까 아까 퇴근할 때까지만 해도 내가 곰돌이를 본거 같은데


하, 진짜 뭐냐. 오늘 뭔가 약간 이상하네


너무 오래 일해서 그런가. 화장실이나 가야겠다.






"어? 안녕하세요. 옆 부서 최 대리님 아니세요?"


"아, 네 김 대리님. 안녕하세요."


"아니, 엊그제 퇴사했다고 들었는데 회사에 뭐 놔두고 간 거라도 있으세요?"


"예? 저 퇴사 안 했는데요?"


"네?"


"아, 뭔가 잘못 알고 계셨나 보네요. 저 퇴사 취소했습니다."


어 이상하다. 분명 정 과장이 책상 다 뺏다고 했는데


"아, 네 제가 잘못 알고 있었나 보네요.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예.. 그럼"


아니 그게 그리 쉽게 취소가 되나?


사직서까지 수리된 걸로 아는데?






엥? 변기통에는 왜 비데가 설치돼있지?


아니, 뭐 좋긴 한데. 오늘 낮에만 해도 이거 없었는데?


그새 설치했나?


아니 그런 말은 없었는데


그러고 보니까 설치하는 기사나 그런 사람들도 못 본 거 같은데


뭐지...






아니, 이거 제목은 왜 또 이렇게 바뀌어있어


이거 내가 분명히 제대로 해놨을 텐데


아, 진짜 건망증이라도 생겼나.


수정, 수정, 이런 기본적인 거 실수하면 또 지랄 듣는다.


오늘 정말 뭔가... 이상한 하루다...


어, 벌써 11시 50분이네. 슬슬 퇴근해야지







"어, 김 대리 아직도 일하고 있었어?"


"아, 부장님 안녕하세요!"


이 인간이 이 시간에 여긴 왜 와?


"아, 내가 놔두고 간 물건 있어서 좀 찾으러 왔네"


"아, 예... 뭐 도와드릴까요?"


"아니, 됐어 내가 알아서 할게"


"...?"


아니 물건 찾으러 왔다면서 왜 탕비실로 들어가지?


"부장님 제가 찾는 거 도와드릴까요?"


"아니, 됐다니까. 자네 할 일이나 해"


아니 이상하다. 이 시간에 절대 회사 올 인간이 아닌데


박 부장 저 양반이 왜?


아, 그러고 보니까 이거 어디서 본 상황 같은데.


아까 그 아이들이 뿌리고 다니던 전단지...


파쇄기 옆에 뒀던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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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여러분이 이 종이를 받으면 높은 확률로 버릴 것을 알고 있습니다.

버리기 전에 한 번만 읽어주세요. 내용이 쉬워서 기억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혹여라도 이 글에 흥미를 가지고 읽는다면 가장 확실하고 안전하게 재앙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재앙의 범위는 새빛 빌딩에 한정됩니다. 11시가 되기 전 해당 건물을 벗어나시면 됩니다.

끝나는 순간 모든 사람의 기억이 소거되며 세상의 인과율이 맞춰질 것이라 인지하지는 못하겠지만 당신은 위기를 넘겼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까지 일하는 어른들이라면 무조건 이 글을 무시하거나 근거 없는 소리로 치부할 것을 알고 있습니다.

재앙을 맞이하였다면 아래 지침서를 따라주세요.






재앙 '틀린 그림자 찾기' 지침서



1. 정확히 11시에 시야가 한번 암전 됐다가 원래대로 돌아왔다면 해당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건물을 빠져나오는 것은 11시 이전에만 가능합니다. 당신은 지금 게임 테이블 위에 앉아있습니다.


게임을 할 만반의 준비를 마쳐놓은 그것은 당신이 멋대로 테이블에서 벗어나려 하면 반드시 응징할 것입니다.

11시부터 12시까지 게임이 지속되는 1시간 동안은 절대로 건물에서 벗어나려 하지 말아야 합니다.



2. 적어도 저희가 확인한 바로 그것은 유달리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것의 유일한 목적은 당신과 게임을 하는 것이며 이 게임은 어느 정도 당신에게 공정할 것입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조건을 갖췄음에도 재앙에 휘말려 해를 입는 이유는 해당 지침서를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른 상황과는 달리, 해당 상황은 정말로 당신이 재앙에 휘말린 것을 인지하기 힘들 것입니다.

게임이 끝나는 직후까지 해당 지침서를 끊임없이 의심할 것을 알고 있으나 믿어주셨으면 합니다.

이 터무니없는 글을 1시간 동안 믿고 따르는 것만으로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3. 그것과 하는 게임의 룰은 간단합니다.

당신의 삶에서, 봐왔던 것에서, 알고 있던 것에서 적어도 틀린 것이 최소 5개가 존재할 것입니다.

이는 건물 내의 사물부터 해서 색깔, 혹은 당신이 알던 사람이 원래 하지 않던 행동을 한다던가

혹은 알고 있는 지식이 잘못된 지식으로 바뀌어 있다던가 하는 일입니다.


위에 말했듯이 그것은 어느 정도 공정한 게임을 원합니다.

이는 확실하게 틀린 것이 5개 이상은 무조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기억을 더듬어 찾아낸 후 그것들을 외워두세요.



4. 11시 50분이 되면 당신이 아는 한 이곳에 절대 있지 않을 사람이 나타날 것입니다.

그 사람은 아마 당신보다 높은 직급에 있을 것이며

그 사람의 말을 거절하기 힘든 사람들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 후에 화장실 등 당신의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들어갈 것입니다.

이 경우 그곳을 들여다보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은 마지막 게임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합니다.

이는 지키지 않을 경우 그것이 게임을 일방적으로 파투 낼 수 있는 사항 중 하나입니다.



5. 그리고 12시가 됐을 때, 가령 휴지를 달라던가 하는 말 등으로 그것이 들어간 곳으로 당신을 불러들일 것입니다.

절대로 들어가면 안 됩니다. 이는 마지막 게임입니다.

녀석이 들어간 문 앞에 조용히 다가가세요.

그러고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면 됩니다.


오늘 당신이 찾아낸 틀린 것들을 5개 이상(5개까지만 말해도 됩니다.)

xx은 지금 이곳에 있을 사람이 아닙니다.(xx는 놈이 변장해온 사람의 이름)

고로 이는 모두 거짓이며 나는 틀린 것을 모두 찾았습니다.


성공했다면 문 너머로 기괴한 웃음이 들려올 것입니다.

이는 그것이 충분히 만족했다는 의미이니 괜찮습니다.

오늘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시겠지만 무사히 생환하셨습니다.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지침서를 믿어주세요.

만약 지침서가 거짓이라 해도 창피함은 한순간입니다.

부디 당신의 삶과 저울질하지 말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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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리, 잠시 이리 와 볼 수 있나?"


박 부장이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대답하려는 찰나, 시계의 시간이 눈에 들어왔다.


12시


뭐지? 이 짜 맞춘듯한 상황은...?


설미 그 아이들이 나눠준 이게 진짜라고?


안에서는 박 부장의 목소리가 다시 한번 들린다.


"김 대리, 내말 못 들었나?"


그러고 보니까 오늘 이상한 일들이 5번은 일어났다.


뭐지...? 이걸 말해야하나...?


눈 딱 감고 해봐?


아니, 근데 이거 만약 가짜면 부장한테 한소리 들을 텐데


분명 소문나서 내일 회사에서 놀림감 될 거고


아, 찝찝한데 이걸 해 말아


"김 대리, 탕비실 들어와서 나 좀 도와주게!"


하, 진짜 그냥 눈 딱 감고 해... 말아...?


우리 어머니가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나한테 간장 새우를 줄 리가 없습니다.


한예림 경리 자리에 있던 호랑이 인형은 원래 곰 인형이어야 했습니다.


옆 부서 최진철 대리는 엊그제 퇴사한 사람이며 우리 회사에 올 리가 없습니다.


우리 회사 남자 화장실에 비데는 없습니다.


내가 제목을 바꾸는 실수를 했을 리 없습니다.


박상호 부장님은 지금 이곳에 있을 사람이 아닙니다.


고로 이는 모두 거짓이며 나는 틀린 것을 모두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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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시 생각해도 병신 같다.


뭐 이딴 종이를 처 믿고 있냐. 나 진짜 바본가


아, 그냥 우연이 겹친 거겠지


스트레스 때문에 내가 예민해진 거겠지


엄마가 까먹은 거고, 인형은 바꾼 거고, 퇴사가 취소될 수도 있는 거고


화장실에 비데 달린 거랑 제목 수정된 게 뭐 별일이라고


사이비 종교가 이런 식으로 퍼지는 거구나, 이제야 좀 알겠다.


"김 대리!!, 지금 내말 무시하나?! 와서 나 좀 도와달라니까?!"


"아! 네! 부장님 죄송합니다! 지금 들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