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커피 한잔하지.
요즘에는 커피를 마셔도 계속 잠이 쏟아져.
자네 혹시 다큐멘터리 영화 좋아하는가?
나는 좋아해.
잠이 오지 않을 때 우주 다큐멘터리 한 편 시청하고 나면 수면유도제가 따로 필요 없으니 말이야.
항상 중간에 잠들어서 태양계를 넘어가 본 기억이 없구먼.
아무튼... 얼마 전에 과학 다큐멘터리에서 재미있는 내용이 나와서 말이야.
인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동물들은 붉은색을 인지하지 못한다더군.
혹시 알고 있었나?
좋아. 잘 됐네. 심심하기도 한데 잠깐 이야기나 들어주게.
빨강은 오직 인간만 볼 수 있다.
우리 눈의 망막 속에는 원추세포라는 것이 있는데 이걸 통해서 색상을 감시할 수 있지.
빨강, 녹색, 파랑 이 3가지 색의 파장을 해석하는데 이 중에서 적원추세포는 오직 인간의 눈에만 보인다고 해.
즉, 다른 동물들은 녹색과 파랑이 섞인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말이지.
왜 인간만 이렇게 뛰어난 기능을 가지게 되었는가.
그것이 어떠한 영향을 가져왔는가.
다양한 이론이 있는데 가장 설득력 있는 이론은 나무 열매를 찾기 위해서라고 하더군.
보잘것없는 인간이 붉은색을 구분해 낼 수 있게 진화하여 자연스럽게 열매를 구분해 내기 시작했다.
생존과 연관된 중요한 성질이라 그것이 후대에도 남았다는 거지.
혹시 내 이야기가 들을 수도 없이 따분하게 느껴지는가?
기다려주게.
곧 재밌는 부분이 나오니까.
다큐멘터리에서는 다른 이론들도 소개를 해줬어.
세균 번식 이론에서는 인간이 붉은색을 구분해 낼 수 있게 진화하였기에 익힌 음식과 날 것을 구분 지을 수 있었다고 하고, 성적 흥분 이론에서는 붉은색을 구분해 낼 수 있었기에 성에 대한 관심이 어느 종보다 높아 번식을 잘하게 되었다고 하더군.
그중에서 제일 힘을 실어서 강조한 이론이 있어.
적색 경고 이론이라고 하더군.
인간이 붉은색을 구분할 수 있게 진화한 이유는 붉은색이 위험을 알리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생명체들이 물에서 육지로 올라온 이래 포유류는 포식자들을 피해 지하 땅굴을 파고 들어가거나 어둠 속에 숨어 자신을 보호할 수밖에 없었다.
적은 빛으로 세상을 볼 수밖에 없었고, 빛을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신생대를 거쳐 대부분의 포유류들은 붉은색을 구분할 수 없었지만 유일한 한 부류, 영장류는 붉은색을 구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인류의 조상은 붉은색을 구분하지 못하는 이들을 두려워했다.
만약 붉은색을 구분하지 못한다면 그건 인간이 아니다.
어둠 속에 인간이 아닌 자가 있다.
붉은색을 구분하는 이들은 두려워한다.
그들은 인간을 닮았지만 인간이 아니다.
어둠 속으로 걸어오는 그들을 보라.
곧 무리와 섞여 조금도 구분할 수 없다.
그들의 몸은 우리와 다르다.
그들의 생각은 우리와 다르다.
피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들을 조심하라.
그들은 우리와 섞여서 살고 있다.
그들의 목적은 우리를 해치는 것이다.
이건 중요한 이야기다.
그들은 우리가 아니다.
우리가 아니다.
...어제 우리는 선사시대 다큐멘터리 영화를 함께 봤어.
이제 나에게 답을 해주게.
자네 손에 들린 커피는 지금 무슨 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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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멋지네 ㅅㅂ 클리셰면서도 짜릿하고 웅장함 5점 만점에 5점도 모자란다 괜히 우루루 붙이는거보다 짧고 날카로운 명작
맛있노 - dc App
이전작도 ㅆㅅㅌㅊ였네 이렇게만 갑시다!
그럼 청자가 괴이고 화자는 청자 죽일준비중??
내 추천 누가 가져갔어 - dc App
과학사실들 읽는 거 좋아하는데 괴담이랑 합치니까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