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둠 속에서 눈을 떴습니다

과거의 기억을 잃었습니까? 괜찮습니다. 기억나지 않는 것이 정상입니다

몸이 한층 가볍습니까? 괜찮습니다. 가벼운 것이 정상입니다

어서 일어나십시오. 당신은 신 네 분을 맞이해야 합니다.

 

당신은 신사에서 눈을 떴습니다

이곳이 어딘지 모르겠습니까? 괜찮습니다. 모르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보다 주위를 둘러보십시오

신사의 앞으로 광활한 대지가 있고 그 끝엔 산이 있습니다

신사의 뒤로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무한한 도리이의 연속입니다.

 

 )시타이쿠이노하라

신사 앞 들판의 이름은 시타이쿠이노하라입니다

당신은 지금부터 시타이쿠이노하라로 향해야 합니다

시타이쿠이노하라에서 시샤쿠이 님을 만나십시오

들판에 도착하면 불길한 기운이 느껴지며 뒤통수가 따가울 것입니다

시샤쿠이 님이 당신의 등에 붙은 것입니다

시샤쿠이 님이 등에 붙으면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말고 곧장 산으로 가십시오

산을 오르다 보면 어느 순간 코코, 코코하는 소리가 들릴 것입니다. 그 인근의 땅을 파보십시오

붕대에 둘둘 말린 시체가 나올 것입니다

시체의 얼굴 부분만 남겨놓은 채 나머지 붕대를 풀러 시샤쿠이 님이 먹기 좋게 만드십시오

이때 절대 얼굴을 확인해서는 안 됩니다

시샤쿠이 님이 식사를 마칠 때까지 인근을 배회하며 일대를 지키십시오

시샤쿠이 님이 식사를 마치면 당신에게 카에레, 카에레라고 외칠 것입니다

소리가 들리면 곧장 신사로 돌아오십시오.

 )유의사항

시샤쿠이 님은 시체를 먹는 신입니다

그러므로 시샤쿠이 님 앞에서 시체를 흉내내선 안 됩니다

시샤쿠이 님이 등에 붙은 상태에서 눕거나 멈추지 마십시오

시샤쿠이 님이 당신을 시체로 인식할 것입니다

또 시타이쿠이노하라에 있는 꽃을 만지거나 따지 마십시오

시타이쿠이노하라의 꽃은 시체 냄새를 풍깁니다

시체 냄새가 옮으면 시샤쿠이 님이 당신을 시체로 오인할 것입니다.

 

 )타마야아리

처음 눈을 뜬 신사의 이름은 타마야아리입니다. 타마야 님이 계신 곳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타마야 님께 증표를 받아야 합니다

증표가 있어야 이곳을 탈출할 수 있습니다. 제 말을 믿으십시오

타마야 님께선 돌탑 속의 고인 물을 원하십니다

고인 물은 돌탑 속에 존재하는데 어떻게 꺼내야 하나.’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당신에겐 원하는 사물을 통과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정확히 고인 물만 꺼내 타마야 님께 드리십시오

타마야 님께서 물을 마시시고 당신께 증표를 쥐여줄 것입니다

증표가 꾸겨지거나 찢어지지 않게 조심히 다루십시오.

 

 )저편의 강

신사 뒤편의 무한한 도리이를 지나면 강이 나옵니다

강은 보통 가슴까지 차오르는데 절대 증표가 젖지 않도록 증표를 든 팔을 번쩍 들고 이동하십시오

또 당신이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나에 따라 강이 분노할 수도 잠잠할 수도 있습니다

강이 분노하지 않게 기도하십시오

강의 끝에는 이카리노히 님이 입을 쩍 벌리고 강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계십니다

하류에 쓸리면 당신은 이카리노히 님께 잡아먹힙니다

이카리노히 님께 잡아먹히고 살아온 자를 보지 못했습니다. 주의하십시오

마지막으로 비밀을 하나 알려드리겠습니다

이카리노히 님은 우스꽝스럽게 생겼습니다

그래서 지나가는 사람이 이카리노히 님을 보고 무심코 웃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절대 이카리노히 님을 멸시하지 마십시오

강은 이카리노히 님의 일부입니다. 이카리노히 님을 멸시하면 강이 분노할 것입니다.

 

 )아마노아리카

강을 건너면 아마노아리카라는 거대한 도리이가 있는 곳까지 걸어야 합니다.

하늘을 보십시오. 두 반달이 떠오를 것인데 반달이 합쳐져 온전한 보름달이 되는 곳 아래가 아마노아리카입니다

아마노아리카에 도착하면 거대한 손이 도리이 밖에 튀어나와 있을 것입니다

손에 증표를 쥐여주십시오.

 


여기까지 모두 수행하셨습니까?

좋습니다. 아마노아리카의 야지루시 님께서 당신을 인도하실 겁니다.

 


 )야지루시의 전언

사자(死者) 임요한에게 고한다.

임요한은 20231130일 오후 812분경 차에 치여 사망했다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그대로 의식을 잃고 사망했다.

당신의 이전 육체는 시샤쿠이에 의해 먹혀 없어졌다

가벼운 몸, 물체를 통과하는 영혼의 상태로 타마야에게 영혼의 증표를 받았다

그리고 저편의 강을 건너 나에게 증표를 건넸다. 맞는가?

 

나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사자는 사자로서 행해야 할 모든 임무를 마쳤다. 따라서 이곳에서 방출한다

수백 년의 세월이 흐르면 새로운 몸을 얻게 될 것이다.

 

 수백 년이 흐르고)

병원에서 한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당신은 수백 년이 지나 어둠 속에서 눈을 떴습니다.

인간은 어둠 속에서 태어나 어둠을 두려워하다가 어둠을 지나 죽습니다.

이번의 당신은 몇 번째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