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은 웨스턴브릿지다.
웨스턴브릿지는 매년 실종신고가 끊이지 않는 다리다.
나는 그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이곳에 왔다.
웨스턴브릿지에서 실종 사고가 하도 일어나다 보니 웨스턴브릿지를 둘러싼 소문이 무성하다.
특정 단체가 연루되었다든지,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이 있다든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실종 사고 범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특이한 점이 있다면 실종 사고는 주로 새벽에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새벽의 웨스턴브릿지는 으스스하다.
‘우선 다리를 한 번 쭉 지나가 볼까.’
카메라를 켜서 가슴팍에 붙인 뒤 다리를 왕복했다.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역시 세간의 소문은 다 거짓말인가.”
이래선 곤란하다. 난 특종을 쓰기 위해 새벽에 여기까지 왔다.
허무한 마음에 다리 한가운데에 서서 메모장을 꺼냈다.
취재 결과, 다리에 서서 3시간을 보내봤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음. 수상한 낌새도 없음.
새벽의 웨스턴브릿지는 도시 전설로 판명됨.
“후, 돌아가 볼까.” 그 순간이었다.
ㄷ..주세요
“무슨 소리지?”
다리 밑에서 다급하게 부르는 소리가 났다.
웨스턴브릿지의 밑은 웨스턴 강일 터였다.
나는 스마트폰 라이트를 켜고 다리 아래를 비춰보았다.
그 순간 직전의 소리가 분명하게 났다.
도와주세요!!
강물에 떠내려가는 사람이 소리를 지르고 있는 게 틀림없다.
내 머리는 복잡해졌고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손은 사람을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어떤 사람도 발견할 수 없었다. 내 손이 파르르 떨렸다.
“일단 신고를 해야겠지.”
나는 절망을 느끼며 사람 찾기를 그만두었다.
‘새벽에 웨스턴 강의 떠내려가는 사람이라.. 어쩌면 웨스턴브릿지의 비밀과 관련된 사람일 수 있겠다. 그 사람을 꼭 구조해야 된다.’
그렇게 생각하며 다리 밑 보기를 그만두고 집에 가려고 뒤를 돌아보았다.
...
나는 말문이 막혔다.
내 뒤에 검은 형체가 우뚝 서 있었다.
검은 형체도 나를 보더니 깜짝 놀랐다.
검은 형체는 당황한 눈치였다. ‘어떡해야 하나.’ 머뭇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무언가 결심한 듯이 갑자기 나를 향해 달려오더니 나를 붙잡고 그대로 다리 밑으로 떨어졌다.
나는 저항했지만 검은 형체의 힘이 얼마나 좋던지 제대로 된 저항 한 번 못해보고 다리 밑으로 휘말려 떨어졌다.
빠지직. 이상하다. 웨스턴브릿지 밑은 강일 터였다.
'어째서 물소리가 나지 않는 거지?'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본 나는 그 비밀을 알 수 있었다.
애초에 내가 바라보고 있던 건 강이 아니었다.
수많은 사람이 그것도 실종된 사람들이 겹겹이 쌓여 떼를 이루며 강처럼 유영하고 있던 것이다.
‘아, 이곳은 지옥이다.’
그 순간이었다. 누군가 내 발목을 붙잡았다.
“비켜 나는 위로 올라가야 해.” 내 밑에 깔린 사람이 나를 붙잡고 올라오려 했다.
‘절대 안 된다. 사람 밑으로 파묻힐 수 없다.’
나는 본능적으로 위협을 느끼고 내 주변 사람을 붙잡았다.
주위를 둘러봤다. 사람이 사람을 붙잡고 탑을 쌓다가 쓰러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바벨탑 같았다.
그러나 어떤 바벨탑도 하늘에 닿지 못하고 쓰러졌다.
그 순간 내 머리에 좋은 생각이 스쳤다.
‘아 조금만 더 사람이 떨어지노라면 그러면 올라갈 수 있겠다.’
나는 주위 사람들과 목청이 터질 듯 외쳤다.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나는 강의 일부가 되어 흘러간다.
꺄아아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