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이곳에 오셨는지 모르겠군요.
이곳은 그리 평범한 곳도, 귀중한 것이 있는 곳도 아닙니다.
호기심을 가질 만한 곳이 아닙니다.
당신이 올 곳은 더욱 아닙니다.
이곳은 오래된 도서관입니다.
이름마저 지워진 이곳에 오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의 결과일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라며,
다음 숫자의 항목 중 본인에 해당하는 항목에 따라 우선적으로 행동해 주십시오.
1.
지인 및 타인에 의한 소문, 책이나 SNS 등의 기록 매체 등을 통해 의도를 가지고 찾아오신 경우,
글을 읽는 즉시 돌아가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대개 이 항목을 포함하여 이곳에 오게 된 방법 및 경로에 대한 모든 항목을
전부 인지하신 시점으로부터 약 1~2분 정도의 시간을 드리고 있습니다.
이곳으로부터 멀어지십시오.
문을 통해 들어오셨다면 문을 통해 나가십시오.
길을 따라 걸어오셨다면 길을 따라 돌아가십시오.
오고자 하였으나 완전히 닿지 않았으니, 도로 돌아가고자 하면 닿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당장 왔던 길로 돌아가시어, 이곳을 영영 잊어주십시오.
2.
이곳 이외의 장소에 대해 1번 항목의 의도를 가지고 찾아오신 경우,
역시 글을 읽는 즉시 돌아가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그곳이 아닌 이곳이 나타난 것은, 어쩌면 큰 행운일지도 모릅니다.
1번 항목과 동일하게 이곳을 벗어나십시오.
아직 늦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고자 하였으나 닿지 못한 이곳에서 굳이 더 손을 뻗어 억지로 닿으려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당신의 운에 감사하며 돌아가, 여느 때처럼 평범한 삶을 살아가십시오.
3.
의도를 가지지 않고 이곳에 오게 된 경우,
이 경우에는 왔던 길을 돌아가시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이곳으로 오고자 한 것이 아님에도 오게 되었으니, 이야말로 필연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돌아가고자 하실 경우, 매우 운이 좋다면 왔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르나,
대부분의 경우 이곳으로 돌아오거나, 혹은 다른 곳으로 향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오고자 하지 않았음에도 거의 닿게 되었으니, 돌아가고자 하더라도 쉬이 닿지 않을 것입니다.
차라리 문을 열고 들어가시기 바랍니다.
필연으로 이어진 길을 계속 따라가십시오.
이곳은 오래된 도서관입니다.
대문을 넘어 이 글을 보고 계시다는 것은,
이름마저 지워진 이곳에 끝끝내 닿게 되어 문을 열고 들어오셨다는 것이겠지요.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왔던 길은 사라졌습니다.
들어온 곳으로 나갈 수 없으니, 나가는 곳으로 들어가야만 합니다.
아래는 도서관에서 지켜주셔야 할 항목들, 그리고 하셔야 할 항목들입니다.
아직 이 문을 열지 않으셨다면 시간은 충분합니다. 찬찬히 읽어보고 들어가십시오.
문을 여셨다면, 지체없이 들어가 조용히 문을 닫아주시기 바랍니다.
가.
도서관 내에서는 정숙해 주시기 바랍니다.
가장 좋은 것은 침묵입니다만, 쉽지 않을 것을 알고 있습니다.
최대한 정숙한 상태에서 행동해 주십시오.
발소리는 어느 정도 허용되나 되도록이면 이 역시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혹시나 소리가 날 만한 물건이 있다면, 되도록 들어오기 전에 처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원을 차단하거나, 아예 버리고 오는 것을 권장합니다.
나.
도서관 내에서는 음식물 섭취 및 흡연을 금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되도록 관련된 물품은 이곳에 놓아두고 들어가시기 바랍니다.
가지고 들어가는 것 자체로 문제되지는 않습니다만,
혹여나 냄새가 나는 것 또는 그럴 우려가 있는 것이라면
조금 더 신중히 생각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어차피 이곳에서는 무언가를 먹을 일도, 담배를 피울 만한 여유도 없을 것입니다.
다.
도서관에서 나가기 위해서는 특정한 책을 찾아 출구로 나가야 합니다.
이곳의 책 대부분은 내용은 물론이거니와 표지의 정보조차 이해할 수 없는
형태의 문자로 씌어져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종종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문자로 씌어진 책이 책장 어딘가
꽂혀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가장 좋은 것은 내용의 상당 부분 해독이 가능한 책이지만, 제목이나 저자 등
표지 부분이라도 해독이 가능하다면 상관은 없습니다.
댜.
다만 이곳의 문자들 중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비슷하나
잘 보면 해독할 수 없는 문자의 책이 존재할 수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또한 책을 한번 꺼냈다가 다시 돌려놓을 경우,
무조건 원래의 자리에 돌려놓아 주시기 바랍니다.
라.
도서관 내에서 다른 층으로 이동할 수 있는 계단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처음 문을 열고 들어온 층을 1층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올라가서 책을 찾는 것은 상관없으나, 내려가는 계단일 경우
내려가지 않는 것을 권장합니다.
그곳은 매우 어두워 자신이 고른 책이 올바른 책인지 제대로
분간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으며, 또한 길을 찾기도 힘들 것입니다.
광원이 있다면 위 항목이 크게 문제되지 않겠지만, 차라리 1층을 끝없이
헤매는 것이 지하로 내려가는 것보다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마.
도서관에 들어온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도서관의 불이 모두 꺼질 것입니다.
그 전에 다 항목에 따라 출구로 나가주시기 바랍니다.
도서관은 영업이 종료됨과 동시에 출구가 닫히게 되며,
그때까지 나가시지 못했을 경우에는 사서의 지시를 따라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도서관의 운영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입니다.
시계나 휴대폰 등 시간을 확인할 수단이 있다면 수시로 시간을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바.
출구는 1층의 무작위 위치에 나타납니다. 전술했듯 여러분이 처음에 들어온 층이 1층입니다.
출구에 가까워질수록 타자기 치는 소리가 가까워질 것이니, 이를 따라가십시오.
책을 가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아무리 찾아도 출구를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드물게 사서가 서고 정리를 위해 도서관 내부를 돌아다닐 때가 있는데,
이때는 사서에게 최대한 예의바른 태도로 "도서 대출을 하려고 합니다"라고 말씀하십시오.
이후 사서를 따라 이동하면 출구가 나올 것입니다.
책을 가지지 않은 상태로 사서를 따라갈 경우, 역시 책을 찾아내기 전까지는
아무리 걸어도 출구가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이 점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
책을 가진 채 출구로 나왔다면 사서에게 도서 대출을 받아야 합니다.
이때 사서는 대출을 위해 도서관 회원증을 요구할 것입니다.
당연히 여러분에게 회원증이 있을 리 만무합니다.
이 경우, 자신의 신체 부위를 사서에게 지불하고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체 부위는 무작위로 지정되나, 도서관 내에서 가~마에 해당하는 항목들을
얼마나 잘 준수했는가, 가져온 책이 몇 권인가, 가져온 책의 상태가 얼마나 좋은가 등에 따라
생명에 직결되지 않는 부분을, 더 적은 양만큼 맡길 수 있을 것입니다.
14일 이내에 반납하실 경우 해당 신체 부위는 다시 복구해드릴 수 있으나,
이곳에 오신 이상 반납과 별개로 신규 대출을 하지 않으면 나가실 수 없으니
이 점 참고 바랍니다.
샤.
간혹 사 항목의 절차를 따르던 도중 도서관의 운영이 종료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사서의 지시에 따라 주시기 바랍니다.
운이 좋다면 절차를 마저 진행하고 도서관을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서.
저희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에 대해 누적 3회 이상 연체하였을 경우,
이후 방문 시 추가 연체료를 강제 징수하는 것을 방침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점 참고 바랍니다.
여기까지가 오래된 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 숙지해야 하는 항목들입니다.
추가로, 도서관 운영 시간 이후에 방문하시거나 입장을 시도하는 것은
권장드리지 않습니다.
그럼, 충분히 숙지하신 후에 저희 도서관을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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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됩니다 - dc App
한번 대출하고 영원히 안갈수있나? 강제로 언젠간 가게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