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크리스마스트리 계획은 어떻게 되십니까?”

나는 시장님께 번화가 한복판에 세울 트리 계획을 여쭤보았다.

어떤 시민이 봐도 합당하게 여길 트리를 세울 계획이라네.”

시장님은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나에게 역으로 질문하셨다.

자네는 현생 인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현생 인류요?”

시장님의 말씀이 의아했다.

현생 인류는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친 사람이라네. 누구보다 이기적으로 산 사람의 후손이지. 고대 인류는 이기적이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었어. 이타적으로 보이는 행동도 결국 본인을 위한 것이지.”

최근 시장님은 사고로 따님과 사모님을 잃었는데 이후로 시장님의 정신이 이상해진 것 같다.

 

시민들에게 싫어하는 사람의 이름을 적어내게 하게.”

싫어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적어내면요?”

그들의 목을 잘라서 트리 장식으로 삼는 거야. 싫어하는 사람의 얼굴이 걸린 트리라니 상상만 해도 환상적이지 않은가.”

제정신이 아니군요.”

맞아 제정신이 아니야. 하지만 누구보다 인간스럽지. 내키지 않으면 부순다. 부족하면 뺏는다. 그게 인간이 살던 방식 아니겠나? 왜 현대에 들어서는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거지? 우리는 싫어하는 사람을 제거함으로써 만족을 얻을 걸세.”

왜 저에게 이런 일을 맡기는 거죠?”

자네 말고는 내 말을 이해해줄 사람이 없어.”

맞는 말이다. 나는 소시오패스다. 이 사람은 내 본질을 꿰뚫고 있다.

그럼 시민들에게 싫어하는 사람의 이름을 적게 하겠습니다.”

 

시민을 대상으로 싫어하는 사람을 조사한 결과, 그 수가 차고 넘쳤다.

부부는 한 쌍으로 배치하면 좋겠다. 그나저나 별의 위치에는 누가 있어야 하지?”

난 별의 위치에 시장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 책임자다.

책임자가 빛나는 건 당연한 이치다.

난 시장님의 이름을 적어서 냈다.

 

그렇게 번화가에 사람 머리 장식 트리가 세워졌다.

그러나 시장님의 예상과 달리 트리를 본 사람 모두 경악했다.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 인물은 다른 사람에게 미움을 받고 이것이 반복되어 트리에는 타인을 미워하는 사람만이 매달리고 타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트리에 매달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도 트리에 매달렸다.

눈을 번쩍 떠서 옆을 바라보니 평소에 날 아니꼽게 보던 상사가 있었다.

그러나 난 나의 죽음보다 시장님의 죽음이 궁금했다.

시장님은 잘 계시려나. 후회하는 얼굴이 보고 싶었는데.”


그 순간 누가 아래에서 외쳤다.

이 머리 장식들을 떼서 땅에 묻어줍시다.”

마음씨 착한 사람들이 우리의 장례를 치러 줄 모양이다.

 

우리는 트리에서 떼어져서 땅에 묻혔다.

가끔 묻힌 자리에서 사람 비명이나 탄식이 들린다고 하던데

믿거나 말거나.

 

난 눈을 떴다.

옆에는 시장님의 머리가 있었다.

시장님이 말했다.

트리는 기뻐해 주던가.”

아뇨 다들 패닉에 빠져서 어쩔 줄 몰라 하던데요?”

내 프로젝트는 실패인가.”

그래도 지상에 서로 사랑하는 사람만 남았는데 시장님이 기대했던 바는 아니지만 좋게 끝난 거 아니겠어요?”

아니 그들도 서로 죽이고 빼앗을걸세.”

그 순간 위에서 땅을 파는 소리가 들렸다.

내 머리 위로 툭 봉투가 떨어졌다.

봉투는 축축하고 따뜻했다.

 

내 입가에 미소가 지워지질 않는다.

역시 시장님은 본질을 꿰뚫어 보는 사람이다.

나는 이 사람을 존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