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상에서 악마상점이 화두이다.

진짜 악마가 운영하는 상점이라든지 사장이 악마상점을 운영하는 목적이 따로 있다든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어찌 됐든 기자로서 화젯거리가 생긴 건 좋은 일이다.

아래는 기사를 쓰기 위해 취재한 내용이다.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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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악마상점에 입문했다. 원래 상점이라면 입구 부분에 포인트를 주기 마련이다.

그러나 악마상점은 그런 게 없었다. 오히려 입구 부분이 썰렁하다.

또 다른 특징이 있다면 벽에 액자가 빼곡히 달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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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 부분 천장에 이상한 글씨가 쓰여 있었다.

돌아와서 조사해본 결과 길이라는 뜻이었다.

난 의미심장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줄 알고 기대했다.

길에 길이라고 쓰여 있다니 너무 식상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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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품을 파는 상점을 발견했다. 장미, , 연필깎이 등 판매하는 물품이 다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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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비둘기 떼를 발견했다. 한 마리가 유독 컸다.

비둘기들은 한데 모여 점액질을 쪼아 먹고 있었다.

상점에서 점액질이라니 어디서 유출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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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해시태그로 <#악마상점의 마지막 층>을 달아놓고 마지막 층을 촬영해 SNS에 올리는 것이 유행이다.

누구는 지하 30층이 마지막이라고 하고 누구는 지하 33층이 마지막이라고 한다. 사람마다 의견이 엇갈린다.

나도 마지막 층이 몇 층일까 궁금해져 무작정 아래로 내려갔다.

그러나 20층을 넘어갔을 때 산소가 희박한 느낌이 들어 다시 지상으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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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쉬니 아픈 게 괜찮아졌다. 지하 16층에서 악마를 발견했다.

악마의 모습은 새하얀 ■■가 돋보였고 ■■가 솟아있었다.

돌아와서 메모를 확인하니 특정 부분이 지워져 있었다.

악마의 모습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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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상점이 살아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유포된 영상에 의하면 갑자기 촬영자 앞으로 액자가 떨어졌고 떨어진 부분이 꿈틀거렸다고 한다.

나도 같은 장소에 가봤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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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마지막 층으로 내려가 보기로 했다.

지하 22층에서 끔찍한 광경을 목격했다.

상반신은 성인 여성, 하반신은 남자아이로 추정되는 기이한 것을 발견했다.

둘은 어쩌다 합쳐지게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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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동안 속이 안 좋아서 악마상점에 방문하지 못했다.

오늘은 조금만 돌아다녀 보기로 했는데 신기한 광경을 목격했다.

천사가 악마상점에서 물품을 구매하고 있었다.

촬영하려고 카메라를 들이댄 순간 내 쪽으로 다가와서 도망쳤다.

아쉽게 물증을 확보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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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9층에서 박쥐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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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특별할인행사를 한다. 정신없이 돌아다니다 보니 길을 잃었다.

두 갈래 길이 나와서 왼쪽으로 갔는데 지렁이 같은 악마를 만났다.

악마를 찍는 순간 악마가 나를 공격했다.

가까스로 피했지만 팔에서 끊어지는 고통이 느껴졌다. 팔을 쳐다보니 왼쪽 팔이 없었다.

지렁이 악마가 내게 다가왔다. 악마가 다시 나를 공격했다.

그러나 뜯어먹는 소리만 들리고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일어나려는데 몸이 한층 가벼워졌다.


그대로 몰래몰래 이동하려는데 갑자기 숨이 막혔다. 뒤에서 무언가 다가오는 게 느껴졌다.


일곱 번째, 길을 지나가다가 악마를 마주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악마가 먼저 지나가도록 두십시오. 지성이 없는 악마는 상호작용하는 모든 물체에 적대적입니다. 당신이 마주친 악마는 지성이 없는 악마일 수 있습니다.”

상호작용은 대화를 거는 행위, 몸을 부딪치는 행위 그리고 사진을 찍는 행위를 포함합니다. 일곱 번째 규칙을 어기셨군요.”


악마가 말을 했다. 뒤를 돌아봤는데 거미같이 팔이 여러 개 달린 악마가 있었다.


당신의 몸이 가벼워졌습니다. 옆을 보시기 바랍니다.”


옆에는 내가 있었다. 나는 지렁이 악마에게 뜯어먹히고 있었다.


당신은 악마상점에서 죽었습니다

저를 따라오셔서 새 삶을 부여받으시겠습니까

아니면 평생 여기를 떠도시겠습니까?”


나는 거미를 따라가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경험한 것들을 기사로 작성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 삶을 부여받아야 한다.

거미를 따라가니 커다란 문이 나왔다.

커다란 문 위에 주머니라고 적혀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참혹한 광경이 펼쳐졌다.

악마들이 인간을 조리해 탕에 빠뜨렸다.

그런데 조리된 인간 일부분은 탕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포장되어 어디론가 이송되고 있었다.


거미, 저 포장들은 뭐죠?”

바알제붑 님께 먹일 식사입니다. 곧 바알제붑 님이 깨어나실 겁니다.”

바알제붑이 깨어난다고요? 그럼 어떻게 되는 거죠?”

인간의 세상은 멸망합니다.”

그럴 수가.”

제가 이걸 당신께 말씀드리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 이제 새 삶을 얻을 시간입니다.”


눈을 감았다 뜨니 악마들이 내 주위를 둘러쌌다.

악마들은 손에 칼, 도마, 웍 등을 들고 있었다.


악마들은 연신 외쳐댔다.

레비아탄이 깨어나는 날 바알제붑 님이 도래할 것이다.”

특유의 멜로디로 흥얼거리며 계속 외쳐댔다.


나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입구 천장의 길이 의미하는 바는 식도(食道)이다.

주머니는 소화를 시키는 위() 주머니다.

악마상점은 인간을 먹는다.

악마상점은 살아있다.


레비아탄이 깨어나는 날 바알제붑 님이 도래할 것이다.”


악마들이 인간을 조리해 탕(위산)에 빠뜨리는 이유. 그것은 누군가 영양분을 얻기 위해서.


레비아탄이 깨어나는 날 바알제붑 님이 도래할 것이다.”


영양분을 얻는 건 바알제붑만큼 중요한 악마.


거미가 날 보더니 웃었다.

맞습니다. 악마상점은 레비아탄입니다.”

악마들이 외쳐댔다.

악마상점은 레비아탄이다. 악마상점은 레비아탄이다.”


악마상점은.. 레비아탄..”

악마들이 내 몸을 붙잡았다.

거미가 날 흘겨봤다.

내 몸이 차례로 분리되는 것을 느끼며 나는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