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은 흑암에 싸여 있었다. 산뜻한 달빛마저도 세상을 떠나버린 듯, 어둠이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밤이 더욱 깊어지면서 나는 낡은 골목길을 따라 걸어가고 있었다.
그 골목은 하늘과 땅 사이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이 시간에는 누구도 다니지 않는 곳이었다. 골목 양쪽으로는 높이, 높이 솟은 벽이 있었고, 그 사이로는 찹찹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길을 걷다 돌아보니 그저 바람이 불어오는 소리만이 들렸다.
"슬슬 집에 가야겠다. 내일은 밖에 나가는 날이니깐."
집에 가서 배부받은 지침서를 읽으며 짐을 준비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최종 수정: 270.3.15
안녕하십니까, 이 지침서는 밖에 나가는 분들께 ■■ 에서 배부한 지침서 입니다.
현재 이 지침서는 "밖" 의 상황이 지속적으로 변함에 따라 계속 업데이트 되는 중이란 점 참고바랍니다.
1. "밖" 에 나가기 전, 지침서와 함깨 배부된 것들을 착용하시길 바랍니다.
그것을 착용 하셔야만, "밖" 을 안전하게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2. "밖" 의 존재가 당신에게 말을 건다면, 최대한 웃으며, 친절히 대하십시오.
대부분 짧은 시간 내에 대화가 끝난 후 갈 것입니다.
3. 작업 시간이 되면, 그것들이 전혀 없는곳(높은 곳을 추천합니다) 에서 이동을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4. 작업 시간이 5시간을 넘어선 안됩니다.
모든 작업은 5시간 내에 마무리 해야 하며, 작업을 끝내는 즉시 "밖" 에서 돌아오시길 바랍니다.
5. 모든 작업은 배부된 위치명단에 따라 진행하시길 바랍니다. 절대로 다른 곳에 작업해서는 안됩니다.
5.1 혹여 다른 곳에 작업을 시행하였을 경우,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도구"를 사용해 작업을 되돌리십시오.
반드시 "도구" 를 먼저 사용한 후, 작업을 시행하십시오.
6. 작업 중 불의의 이유로 그것과 마주쳤다면, 핑계를 댄 후 신속히 해당 장소를 나오시고,
■■ 에 해당 장소를 폐쇄하였다고 연락하십시오.
7. 모종의 이유로 작업 이행이 불가능 할/했을 경우, 모든 책임은 당신에게 질 것입니다.
8. 지시한 해당 작업 시간이 그것들의 활동이 뜸할 시기이고,
작업 시간 경과 시 발생할 변수에 대해선 확인되지 않았으니 참고 바랍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 지침서는 업데이트 한다고 해놓고 지금까지 업데이트를 안하네. 거긴 상황이 안 변하는 건가?"
나는 지침서와 함께 짐을 싸고, 잠을 청한 후 "밖" 으로 갔다.
"뭐야, 시작 지점이 달라졌네"
이곳은 한 건물 안 이였다.
문제가 있었다.
왜 그것들이 벌써 내 앞에 있는거지?
처음 시작부터 그것들이 있는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변수였다.
나는 2번대로 대처하였다.
달라진 점은 짧은 시간 내에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것들은 나에게 관심을 가졌다.
나는 최대한 핑계를 대며 그곳을 빠져나왔다.
작업 시간에 지장이 갈 정도로 지체되었다. 속히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나는 어서 작업을 속행하였다.
이미 여러번 작업을 해온 나였기에, 작업은 서둘리 마칠 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하며 작업을 할 때였다.
'시발, 이건 또 뭐야'
자동으로 육성이 터져나올 뻔 했다.
분명히 지시한 시간에 작업하였고, 그 시간에 그것들을 마주친 적은 한 두번 밖에 없었다.
마주친 그것들도 당황했었고, 그렇기에 쉽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런데 저것은 다르다.
왜인지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다.
저것은 대화를 걸지 않았다. 그저 쳐다보고 있었다.
작업중 마주친 그것들은 전부 먼저 말을 걸었고, 그렇기에 대화가 이어나갈 수 있었고,
따라서 핑계를 댈 수 있었다.
저것은 그저 쳐다보고 있다
'돌아버리겠네'
내가 먼저 접근했을 경우에 대해서는 지침서에 언급되어 있지 않았다.
'혹시 위치를 잘못왔나?'
명단을 확인해보니 올바른 곳이다.
겪은 적 없는 일이다. 이미 절반 이상 작업했는데, 조금만 더하면 되는데
우선 "도구" 를 쓴 후 제빨리 장소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 에 폐쇄하였다는 글과 함께 지침서에 없는 변수 발생 이라고 신속히 연락했다.
해당 사항의 대처법을 모르기에 난 그냥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작업을 속행 하였다.
이 일 때문에 작업이 더욱 지연되었다. 어느덧 4시간이 넘었다.
신속히 작업을 수행 하며 어느덧 마지막 장소까지 작업을 마치었다.
시간은 작업 시작 후 4시간 48분이 경과했다.
나는 서둘러 복귀 하려 했는데, "도구" 가 작동하지 않는다.
이 "도구" 의 작동 조건은 작업을 다 마쳤을 때.
"진짜 오늘 왜이래 진짜아아아아"
다급해진 나는 서둘러 위치명단을 펴고 기억을 거슬렀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생각나는건 두번째 변수였다.
정말 ㅈ같았지만 시간을 안 지켜도 그 다음엔 어찌 될지 모르기에 그곳으로 이동했다.
이동 중에 ■■ 에 연락한 게 생각나 확인해봤다.
ㅡ 폐쇄처리 완료하였습니다. 현재 말하신 변수에 대해선 조사 중이니 답변을 기다려 주십시오. 4:39
폐쇄처리 하였다고 하니 안심하고 그곳으로 갔다.
그런데 왜, 어째서, 도대체, 어떻게
저것은 그 장소에서 날 보고 있는것이지?
분명히 나는 폐쇄 처리 과정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 받았었는데,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연락이 도착했다.
ㅡ 현재 귀하가 언급하신 변수에 대해서는 확인이 되지 않았습니다. 4:54
ㅡ 그리고 현재 폐쇄처리 한 곳은, 작업시도가 시행되지 않은 장소였습니다. 이 책임은 귀하께 물겠습니다. 4:54
"도대체 이게 무슨 개소리냐고"
저것은 날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말없이, 지긋이
나는 그저 되돌아가자는 생각밖에 없었다.
'돌아가자. 돌아가자. 패널티고 나발이고'
처음 시작한 곳으로 향했다.
그것들이 있었다. 처음 봤을때보다 더 많이
시간은 5시 2분이였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2022.12.25 오전 8:00
"헐 엄마아!!!! 이거봐봐 이거봐바!!! 산타 할아버지가 나한데 엄마한테 사달라고 조르던 인형 줬어!!
대박 대박 산타할아버지 감사합니다!!!!"
아이의 엄마와 아빠는 딸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괴이 꼬마야 행복하렴...
인형이 돼버린건가ㄷㄷ
270이 뭔가 했더니 성 니콜라오 출생연도였노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