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할아버지는 누가 착한애인지 나쁜애인지를 다 알고 있어."


30대 후반쯤 되어보이는 남자가, 자신의 앞에 자그마한 여자아이를 앉혀놓고 말을 이어갔다.


"심지어 잠잘 때나 일어날 때, 짜증날 때나 장난할 때도 모든 것을 알고 계신다고 하지 않니?"


남자가 으스스한 목소리로 말하자, 천진하던 표정의 아이에게서 미소가 점점 사라졌다.


"게다가 몰래 굴뚝으로 들어오는 이유가 뭘까? 산타할아버지의 옷은 공교롭게도 새빨간 색이지? 원래는 빨간색이 아니라..."


남자의 말이 이어지자, 여자아이는 으앙!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내가 못 산다 못 살아!"


부엌에서 뛰어온 30대 중반쯤 되어보이는 여자가 남자의 등짝을 퍽퍽 후려쳤다.


"어음마!"


아이가 서럽게 울며 여자의 품에 가서 안겼다.


"애 선물 뭐 받고 싶은지 물어보랬더니 무슨 헛소리를 하고 있어!"


여자가 남편을 향해 빽-소리를 질렀다.


"아빠 바보야!"


"어구 우리딸 무서웠지~ 멍청한 너네 아빠는 놔두고 엄마랑 방에 들어가자."


한바탕 소란과 함께 두 사람이 방으로 들어가 문을 쾅! 닫아버렸다.







거실에 덩그러니 남은 남자가, 어딘가 먼 곳을 응시하며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나도... 나도 이게 헛소리면 좋겠어 여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