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즐거운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해 방을 꾸미고 만찬을 준비했다.

 

오븐에서 닭을 꺼내던 그때 경수에게서 연락이 왔다.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못 가겠어. 미안.”

창밖을 보니 눈이 정말 많이 내린다. 그럴 수 있지.

 

닭을 정성스럽게 세팅하고 반찬을 놓던 그때 민수에게서 연락이 왔다.

오늘 할머니가 얼음길에서 넘어지셨단다. 미안.”

요즘 날씨가 춥다. 그럴 수 있지.

 

모든 준비가 끝났다. 그때 희수에게서 연락이 왔다.

차 사고가 났어. 좀 늦을 거 같다.”

차 사고? 많이 다치진 않았어?”

“...”

희수는 대답이 없다.

 

4명끼리 모이기로 했는데 아무도 못 온다니 슬프다.

거실에 계신 부모님이라도 초청해야겠다.

방문을 열고 거실에 들어서자

새하얗다. 아무도 없다.

 

새하얀 그곳에 눈사람 세 명이 있었다.

눈사람은 부서져 이리저리 흩어져 있었다.

누가 이런 양심 없는 짓을.”

나도 왠지 부서진 눈사람 사이에 누워야 할 것 같아서 누웠다.

 

 

 

■■

자분

환자분!!”

 

또 이러시네. 병원 바닥에 누워계시면 안 된다니깐요.”

병원이요? 무슨 소리세요.”

 

창문 너머로 어머니가 보였다.

옆에 아버지가 서 있었다.

쟤가 작년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어쩌다 사고를 당해서.”

 

눈이 많이 오는 날.

얼음길에 미끄러져

차 사고?

머리가 저릿하다.

무언가 생각날 것 같다.

그러나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머리가 아파진다.

 

뒤를 돌아봤다.

벌써 닭이 다 식었다.”

나는 닭을 질겅질겅 씹어 먹는다.

에서 고무 맛이 난다.

 

누군가 내가 먹고 있던 닭을 뺏었다.

저 사람은 누군진 모르겠지만 특정 시간마다 내 집에 들어와서

내 물건을 빼앗는다.

나쁜 사람이다.

 

다음에 오면 기필코 가만두지 않으리라.

다음에 오면 기필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