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유난히 고요한 새벽,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잠을 뒤척이는 경험을 당신도 가지고 있을겁니다.


유독, 그런 날에는 나를 감싸는 어두운 정적이 공포 영화의 한 순간을 담아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오늘 하루의 피로와 고단함이 내 불안을 잠재워 줄테니까요.


그렇게 하루가 시작될 겁니다.











2024. 01. 11




오늘도 평소와 똑같은 아침을 맞이하는게 썩 달갑지는 않다.


백수일 때는 그렇게나 가고 싶었던 회사가 이제는 내 몸과 마음을 좀먹는 바이러스가 되어가고 있다.


대체 왜 이런 병신같은 일을 꿈 꾸고 목을 메고 살았는지.. 이제는 그 시절의 내가 참 원망스럽고 부럽다.






8시 30분까지 회사에 도착하기 위해선 최소한 7시에는 일어나야 하지만, 미녀는 잠꾸러기라고 하지 않는가..


역시, 평소와 같이 '5분만 더'라는 안일함으로 늦장을 부린 결과,


07시 30분. 내가 일어난 시간이다.


세상은 넓고 한심한 사람도 많지만.. 오늘의 병신은 내가 제일이다.






대충 씻고 기본 세팅만 갖춘 후, 큰 길에 나와 택시 앱으로 다급하게 배차를 요청해보았다.


"아, 하느님! 제발.. 진짜 오늘 아침 회의, 전무님도 들어오시는 월간 회의입니다.. 오늘만 이렇게 빌게요.. 택시 좀 내려주세요.."


그러나, 역시 안 풀리는 날은 끝까지 안된다고 하던가.. 배차 가능한 기사님이 없다는 알람만이 반복될 뿐이였다.






머리를 부여잡고 발을 동동구르길 어언 10분.. 이 이상 지체되면 조용히 체념하고 사직서를 준비하려던 찰나,


검은색 SUV 하나가 내 앞에서 멈추고 창문을 내렸다.


"저기요.. 저기요?! 네, 그쪽이요~ 실례지만 어디 급한 일 있으신가요? 왜 버스정류장도 없는 대로에서 이렇게 갈팡질팡하고 계세요??"


모르는 사람의 갑작스러운 부름에 순간적으로 당황했지만,


검은 SUV 차량 속 남성의 쾌활한 물음에 나도 모르는새 하소연을 하게 되었다.


"아.. 저요?.... 네, 회사에 늦어서 택시를 잡으려고 하는데.. 오늘이 무슨 날인지 차가 단 하나도 보이질 않네요.."


내 이야기를 들은 남자는 작게 웃음을 터트리곤 멋적은 듯 황급히 말을 이어갔다.


"흠흠.. 혹시 가시는 방향이 서울 방향이시면 제가 태워드릴까요?"


"아.. 마음만은 정말 감사한데, 아마 곧 택시 잡힐거 같아요. 권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낯선 사람의 차에 덜컥 탑승한다는 것에 거부감을 느낀 나는 정중히 그의 말을 거절하였다.


하지만 그는 내 거절이 인사치레라도 되는 듯, 가볍게 넘기며 대화를 이어갔다.


"괜히 저한테 미안해서 그러시는구나~? 저 정말 괜찮아요. 급해보이시는데, 민폐 아니니까 조수석에 탑승하세요."


"네? 아니 저는.. 택시 타고 가면 되.."


"에이~ 저 캐슬아파트 1206동 19층 살아요. 제 아랫층인 18층 사시는 분 맞죠? 이웃끼리 돕고 돕는거죠~ 걱정말고 타세요!"


"저 진짜 괜찮아요.. 미안해서 그런거 아니니까.."


"아!! 진짜 이러시다가 저도 늦습니다! 빨리 타세요~~!!"


마음 한 켠에 가지고 있던 불안감은 자칭 이웃집 남자의 재촉에 뭉개져버리고,


나는 누군가에게 쫓기듯 뒷좌석에 올라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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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뒷좌석에 올라탄 나는 금새 후회했다.


[아.. 발 밑에 뭐 이리 잡다한게 많아.. 조수석 완전 깨끗한데..


걍 앞에 탈 껄.. 재수 진짜 드럽게 없는 날이다..에효]


이런 내 마음 속 칭얼거림을 알아챈 듯, 남자는 가벼운 잔소리와 함께 회사 위치를 물어보았다.


"아니 조수석 깨끗하게 치워놨는데.. 굳이 정리안된 뒷자리에 앉으시네.. 허허


쨋든, 일단 서울 방향으로 가는 길이긴 한데, 회사 주소가 어떻게 되세요?"


"판교역에 내려주세요, 거기서 내리면 회사 바로 근처에요."


"생각보다 가깝네요, 몇 시까지 도착해야하나요? 제가 최대한 맞춰보겠습니다."


"8시 30분까지 출근이에요.. 30분 정도 남았으니까 아슬아슬하게 도착할 수 있을것 같아요."


그렇게 지각을 면하게 되었다는 안도감과 함께 큰 한 숨을 내쉰 나는 긴장이 풀어짐과 동시에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하암~ 어제도 유튜브를 보다가 늦게 잠들어서 그런가 아직도 졸리네.. 그래도 뒷좌석에서 자는건 예의가 아니지.. 정신차리자]


그러나 내 마음과는 다르게 손과 발에는 힘이 풀리고 눈에는 어둠이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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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잠이 들기 직전, 내 모습을 보던 남자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늦잠 주무셨다고 하셨던거 같은데 아직도 많이 피곤하신가 보네, 평소에 잠을 잘 못 주무시나봐요..?"


"아니요.. 잘 잤는데.. 오늘따라 이상하게 피곤하네요.."


"요즘 새벽에 아파트 단지 내에서 소음 민원이 잦다는 소문이 있던데, 1802호 아가씨도 밤 귀가 밟으셔서 깨시거나 하시는거 아닌가요?"


"저는.. 잘 때.. 유튜브 보면서... 잠들ㅇ... ■■■■...■■... __ .."


"아.. 다■■■요.. ■■■세■. ■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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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세요... 일어나세요..!! 다왔어요!! 지금 8시 25분이에요!!"


눈을 떠보니, 판교역에 도착해 있었다.


참는다고 참았는데.. 나도 모르는 새에 잠이 들어버렸나보다..


그래도 짧은 시간이지만, 푹 잠들고 나서 그런지 몸이 붕 뜨는 듯 가벼웠다.


"헤헤.. 죄송해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잠이 들어버렸네요..


그리고 차 태워주셔서 감사해요! 제가 꼭 보답할게요~ 히히..."


"아닙니다! 저도 이웃사촌과 친해지는 계기가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네요.


다음에 아파트에서 뵈면 종종 인사해요~ 그럼 바쁘실텐데 언능 들어가세요"


나는 친절한 이웃의 배려 덕분에 한결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회사에 정시 출근할 수 있었다.


[역시, 운이라는 것은 나쁜 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있는 법이라니까~]







기세에도 물살과 같은 흐름이라도 있는 것인지. 불운의 물살을 떨쳐낸 이후의 내 하루는 매우 순조로웠다.


오전, 월간 회의에서 프로젝트 발표를 완벽하게 해내 임원들의 박수와 칭찬을 받고


오후, 고객사 미팅에서 화려한 언변으로 대형 계약을 따내기도 하며,


심지어 평소에는 졸음과의 사투였던 사무 업무까지도 오차없이 깔끔하고 재빠르게 처리하는 등,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을 넘어 실제로 해내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가 느낄 수 있었다.







"와.. 오늘 뭐에요?! 일 더 할 것도 없어요, 오늘 전무님께서 ++씨 인상 깊었다고 특별히 퇴근 일찍하래요. 고생했어요. 화이팅!"


나 혼자만의 착각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오늘의 나에 대한 주위의 놀라움과 함께 특별 반차를 받아 평소보다 일찍 퇴근하게 되었다.


그러나 모처럼 완벽한 하루를 일찍 마무리하기 아쉬웠던 나는, 근처 빌라에서 살고 있는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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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민아 너 밖이야?>

<ㄴㄴ>

                                            <그럼, 나와 이년아>

<ㅗ>

                                    <앙칼진 년.. 매 좀 맞자ㅎ>

                <지난 주에 클럽 갔던거 남친한테 보.낼.겜.>

                                                                 <5>

                                                                 <4>

<내가 살게♥>

                                  <웅~ 5시까지 삼겹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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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없는 문자를 주고 받으며, 나는 옷을 갈아 입기 위해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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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도착해 지하2층에서 올라온 승강기를 타려는 순간,


열리는 승강기 문 너머에 오늘 아침 나를 데려다 주었던 남자가 파란 이사 박스를 든 채로 서 있었다.


나는 반가운 마음이 들어 18층을 누른 후, 그에게 인사와 함께 감사를 전했다.


"어? 안녕하세요! 덕분에 오늘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한번 정말 감사해요!"


"....."


나의 감사 인사는 주인을 찾지 못하고 그저 승강기 안을 멤돌다 사라졌다.


미묘하게 달라진 공기를 느끼며, 나는 조심스레 남자를 살펴보았다.


쾌활하게 웃으며 나에게 말을 걸어오던 아침 속의 남자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나를 뚫어지게 응시하며 건조한 대답만을 내뱉는 무언가를 나는 마주하게 되었다.


"저,, 기요,,?"


"... 일찍 오셨네요?"


"아.. 네"


"....."


"....."


어색한 공기 속, 알 수 없는 이질감은 내 심장을 옥죄었다. 그 순간,


"....오늘의 하루는 어떠셨나요?"

침묵을 뚫고 내게 전해진 부드럽고 침착한 목소리는 내 심장이 다시 뛰게 만들었다.


"아.. 네..? 네..! 오늘 덕분에 무사히 지각도 안하고 회의도 잘 마칠 수 있었어요!


음.. 어.. 그리고.. 차에서 조금 잤던게 효과가 있었는지, 아주 최고의 컨디션으로 하루를 보냈습니다."


따뜻한 목소리에 안도감을 느낀 나는, 이질감에 대한 변명이라도 하듯 주절주절 답변을 내뱉은 후, 다시 한번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는 기괴한 비웃음과 함께 나를 조롱하듯 따뜻한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다행이네요.. 앞으로는 주무실 때, 유튜브 너무 많이 보지 마시고, 출근길 잠 때문에 늦지 않도록해요"


평소였다면 애정의 잔소리로 넘겨들었을 내용이었지만, 비웃음으로 나를 응시하는 그의 표정에 나는 이질감을 넘어 섬뜩함을 느꼈다.


"저기요? 혹시 제가 뭐 당신한테 잘못했나요?!! 제가 몇시에 자든 뭘하고 자든 그 쪽한테 피해 안끼칠테니까! 신경 끄..."


>띵동, 18층 입니다.


".....킥킥..키..킥.."


"후.. "


승강기 알람음과 함께 나는 하던말을 멈추고 급하게 현관문으로 향했다.


분명 그리 화낼만한 내용은 아니였다.


하지만 나의 두려움을 숨기기 위해.. 본능적으로 언성을 높혔던 것일지 모르겠다... 아마 그러했던 것 같다..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 안에 들어와 현관문을 닫아 보았지만,


[킥킥.. 킥..] 분명 들릴리 없는 웃음 소리가 내 귓속을 끊임없이 맴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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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탄 글을 재밌게 읽었던 기억 덕분에 게시글 써보는게 버킷리스트라 4~6부작 도전!


문제점 지적, 단순 쌍욕, 칭찬, 패드립까지도 허용


안녕~ 2일 간격으로 돌아올겜~





추가로 유튜브 검색으로 BEAUTIFUL NOISE - Sleep Exhibition 들어보시는거 추천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0F6EQCfoi0o&t=290s

BEAUTIFUL NOISE 단편영화 - Sleep Exhibition (OFFICIAL)Beautiful Noise presents:'Sleep Exhibition'Zior Park, Sion Jung, Wonstein, Kim Seungmin, Chanju, MommysonSpecial Thanks to:조현철 배우님, 이승연 배우님Produced by Syndromezwww.youtub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