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예, 말씀하십시오.)
저기... 저, 자수하려고 하는데요,
(침묵)
듣고 계시죠?
(듣고 있습니다.)
잘 들어주셔야 해요. 정말로,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제가 방금 저를 죽였습니다.
(어째서 죽이셨죠?)
처, 처음부터 그럴 의도는 아니었어요! 저도 피해자란 말입니다, 제가 죽었을 수도 있었잖아요!
(어떻게 죽이셨죠?)
.... 그건 과거의 저였습니다.
(침묵)
아니요, 단순히 힘의 차이를 말하는 게 아니에요. 시간이 중요한 겁니다.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구분일 뿐이지만, 절대적인 차이가 되기도 하니까요.
(다시 묻겠습니다. 어째서 죽이셨죠?)
이미 아시지 않습니까? 그건 유일한 기회였습니다... 도망칠 기회요.
미래로부터 선고로부터 추락으로부터! 그 모든 가변성과 유한함과 실재와! 희망과 사유 고뇌 깨달음과 절망! 그리고 끝없는 부조리...
(듣고 있습니다.)
너무 추워요. 너무 어두워... 이제 어떡하면 좋죠?
(그는 비가역적인 행위에 대해 말한다.)
알아요,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저기...
(예.)
여긴 너무 외로워요. 부탁인데, 뭔가 좋은 얘기를 좀...
(이 대화는 당신이 들을 수 없다. 이것은 ____이다.)
감사합니다.
(침묵)
지금 처음 알았는데, 저는 여태 계속 외로웠던 거였나 보군요.
(침묵)
침묵
(당신,)
네?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저요? 아 저, 그러니까... 여기는, 저는 줄곧,
아, 잠시만요. 여기가 어디죠? 저는 도대체 어디에 있나요?
맛있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