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누구나 거짓말을 한다.


나는 어릴 때 부모님이 이혼을 했다.


어머니는 나를 할머니에게 맡기고 '엄마가 돈 많이 벌어서 금방 올게.' 라고 했다.


이게 내 인생의 첫번째 거짓말이였다.


며칠이 지나도 오지 않는 어머니가 보고싶었던 나는 할머니에게 엄마가 보고싶다고 칭얼댔고


할머니는 '우리 똥강아지가 할미 말 잘 듣고있으면 금방 온다.' 라고 했다.


이게 내 인생의 두번째 거짓말이였다.


뭐, 이해는 한다. 아직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어린 아이한테 '엄마는 널 버리고 다신 오지 않을거고, 할머니랑 쭉 살아야한다' 같은 진실을 말한다는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선의의 거짓말이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겠지.


할머니 밑에서 자란 나는 성공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었고, 열심히 노력한 끝에 명문 P 대학에 수석으로 입학했다.


그 뒤로는 정신 없는 나날을 보냈다.


신입생 OT부터 시작해서 MT, 전공수업, 교양수업, 과제, 시험, 동아리 활동, 각종 행사...


세세하게 적자면 끝도 없는, 중고등학교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내 앞에 산더미처럼 쌓여나갔다.


나는 효율적인 일처리를 위해 필요할 때마다 거짓말을 해나갔고, 인생의 몇번째인지도 모를만큼 거짓말이 쌓이고 나서야 졸업을 했다.


뭐, 거짓말이 꼭 나쁘진 않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자면.. 그냥 술 먹기 싫을 때, '제가 오늘은 일이 있어서' 같은 것도 엄연히 거짓말이다.


물론 술자리를 거절한다는 의사표현이지만 실제론 바쁜 일이 없음에도 자연스럽게 저런 말을 하는 것처럼 우리는 모두 거짓말을 쌓아간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고,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지위를 쌓아가고,


그 모든 과정에 거짓말은 함께 쌓여간다.


어느 날 퇴근길에 있던 일이다.


초췌한 여성이 전단지를 건냈다.


아이 사진이 붙어있다. 실종아동 포스터였다.


초췌한 여성은 '혹시 이 아이를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라고 물었다.


실종아동 포스터를 찬찬히 훑어보던 나는 이내 고개를 젓고 '죄송합니다. 이런 아이는 본 적이 없네요.' 라고 답하고 가던 길을 재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