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고 험한 곳의 그 마을에는 밉상으로 낙인 찍힌 편식쟁이 영감이 있었다.

젊었을 적 부터 주변 이웃이 좋은 마음으로 나누어 주는 고기 반찬을 마다하고, 보신이나 하라며 들려 보내면 기어이 썩혀 고기 썩은내를 풀풀 풍기고 다녔다고 한다.

영감은 제 나름대로 양반 혈통의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는 것이 틀림 없었다. 천한 것들의 손이 닿은 고기는 입에도 댈 수 없다 하는 오만이요 모욕인 것이었다. 그는 마을 사람들의 미움을 한 몸에 받았다.

가죽이 뼈에 달라붙어도 눈빛은 소름끼치리만큼 형형한 그 영감은 마을 꼬마들에게 공포이자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고기 귀한줄도 모르는 괴팍한 편식쟁이 영감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마라” 하고 일렀다. 허나 어떤 철부지 녀석들은 영감에게 돌을 던지는 장난을 시작으로 나중에는 기어이 영감의 고양이를 때려 죽였다. 영감은 양지 바른 곳에 고양이를 묻어주러 곧장 산으로 향했고 꼬마들은 호되게 혼나 종아리가 부르텄다.

고양이를 묻고 돌아온 편식쟁이 영감은 곧 죽어버렸다. 아이들은 사실 그 영감, 고양이에게 혼을 빼앗겨 조종당하고 있었고 고양이가 죽자 혼도 고양이에게 끌려 저세상으로 간게 분명하다며 수근댔다. 마을의 어른들은 짐짓 미소를 짓곤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과연 틀림없구나, 했다.

그리고 꼬마들은 하나둘 사라져갔다. 남은 녀석들은 그 편식쟁이 고양이 영감의 얘기를 하다보면 영감귀신에게 잡혀가는게 분명하다며 벌벌 떨었다. 마을의 어른들은 만족스럽게 웃으며 역시 틀림없구나, 했다.

영감의 집은 텅텅 비어있었고 그의 시체는 감쪽같이 사라져 누구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가 어디서 어떻게 죽었는지도 아무도 보지 못했다. 아무도 내가 보았노라 말하지 않았고 아무도 누구 본 자 없느냐 묻지 않았다. 하지만 편식쟁이 영감은 죽은것이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