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인면어다.

사람의 얼굴을 한 물고기라는 뜻이다.

최근 우리의 별미는 인간이다.

인육은 부위 별로 특색이 있어서 인기가 좋다.

특히 인간은 지상의 지배자라는 명칭답게 뇌가 농밀하고 맛있다.


인간을 사냥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그들은 모험을 즐기는 종족이다.

우리가 바위 위에서 모습을 비추기만 해도

그들은 홀린 듯이 다가온다.

이 방법은 예로부터 사용되었는데

인간은 우리를 볼 때마다 인어다!!”라며

함성을 지른다.

그렇게 인간의 배가 가까이 다가오면

주위에 숨어있던 동료들이 튀어나와 배를 뒤집는다.

사람들은 살려달라며 허우적대지만

물속에 빠지면 얼마 못 가 죽고 만다.


<산 사람 고기가 죽은 사람 고기보다 낫다.>

최근 인면어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이다.

죽은 사람 고기는 빠른 속도로 부패하고 차가워져

맛이 떨어진다.

그들이 아직 살아있을 때

회를 쳐서 먹는 편이 더 맛있다.


우리는 인간을 전문적으로 조리한다.

사람이 물에 빠지면

인면어 세 명이 한 팀이 되어 사람에게 달라붙는다.

한 명은 허우적대는 사람을 붙잡고,

다른 한 명은 사람의 목에 빨대를 찔러 피를 뺀다.

마지막으로 남은 한 명이 사람을 부위 별로 분해한다.

이 과정은 신속 정확하게 이루어진다.


사람 고기 중에서는 특히 새끼 고기가 별미다.

양이 적고 뇌는 덜 농밀하지만

말랑쫀득한 식감에 새끼 고기를 찾는 인면어가 많다.


인육을 맛있게 먹으려면 구워야 한다.

이 사실은 인간을 통해 알게 됐다.

한 번은 그들의 배에서 어떤 액체를 얻었는데

그 액체는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이었다.

또 그 배에 탑승해있던 인간의 배를 갈라봤더니

인간의 뱃속에는 구운 소고기가 있었다.

그래서 한 인면어가 아이디어를 냈다.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에 인간을 구워 먹자고.

구운 사람 고기는 감칠맛이 돌아 아주 맛있었다.


인간의 배에는 인간과 곁들여 먹으면 좋은 것이 많이 실려 있다.

예를 들면 토마토, 감자, 샐러드, 돼지, 소 등이다.

채소는 가니쉬로 인간 고기를 돋보이게 한다.

돼지와 소는 혼합육으로 이용되어 인간 고기를 더 맛있게 만든다.

인간 고기는 마블링이 부족하다.

이럴 때 소나 돼지를 섞어서 구워 먹으면

맛이 더 좋아진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철장 속에 갇힌 인간이

통곡하며 소리를 지른 적이 있었다.

임산부를 불에 구워

어미와 새끼를 같이 먹는 너희는 괴물이 분명하다고.

그래서 인간도 물고기와 알을,

닭과 계란을 같이 먹지 않느냐고

반론했더니 아무 말도 못 하고 울기만 하더라.


우리의 관점에서는

물고기와 알을 먹는 행위가 더 징그러워 보이는데

인간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그 일이 있고 나서

인간은 참 재미있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고차원적인 존재라 나름의 윤리의식도 있는 모양이다.

새끼, 어미, 아비 순으로 고기를 조리하면

너무 시끄러운 데다가

아비 고기의 맛이 떨어져서

꼭 아비, 어미, 새끼 순으로 고기를 조리해야 한다.


고기를 조리하는 순서에 따라 맛이 바뀐다니

인간은 참 복잡하다.

그러나 바다는 미지의 세계이다.

그러니 바다가 무대라면 우리가 이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