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그 건물에서 나오시길 바랍니다 - 나폴리탄 괴담 마이너 갤러리 (dcinside.com)

->해당 세계관을 이용한 2차 창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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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찬 (24, 편의점 야간알바)의 경우.


새벽의 편의점 알바란 으레 그렇다, 시간을 때우고, 취한 개들을 맞이하고.

그리고 새벽은 대강 나가 피우는 담배 한두대, 혹은 잠깐의 화장실 타임 따위로 구성되어 있다.

다를건 없었다. 그러나 그는 운이 좋았다. 낡아빠진 그 건물에서, 낡아빠진 변기 위, 낡아빠진 핸드폰으로 대강 시간을 때우다 발견한, 건물을 탈출하라는 글.



마치고, 손을 씻고, 어둑어둑하고 으스스한 편의점으로 돌아갈 생각에 치를 떠는 찰나,

역설적이게도 너무나 화사한 그 환경에 그의 발은 '좆됐다.'를 외치며 달음질하기 시작했다.

달리는 그의 두 발. 그는 잽싸게, 야발야발 거리며 쌀포대를 옮기던 그 잔근육을 이용하여, 땅딸막한 이 술집들을 지나치면 나오는 빌라까지 순식간에 뛰어갔다.


마주친 수많은 취객들의 헛소리도, 유난히 도를 아냐고 더 물어보던 사이비들도, 어깨빵을 치고갔다고 노발대발하던 그 떡대의 발악, 분명히 다 무시했다.

이 빛나는 하루를 보자마자, 잽싸게 빼서 입에 넣었던 명찰도 그 원인은 아니였다.

향한 곳 또한 너무나도 익숙하지만, 또 유난히도 고요하고, 기괴할 정도로 주변 사람이 없는 바로 그 빌라였다.

표지도 읽을수 없었을 리가 없다. 이것 또한 원인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까먹고 있었다.



문제는, 그의 발 밑동에 달려있었던 것이다.

, 편의점 알바의 일마냥 으레 그렇듯이, 신발은 한 쌍이, 한 켤레를 이루고, 한 짝을 이룬다.

하지만 그의 신발은, 일어나면서 그런걸 확인해주지도 못했던 그 환경에 삐진것마냥, 새초롬한 연인마냥 그 으레를 반박하고 싶었던 것이다.

고등학교 때 사서, 튼튼하게 버텨주어 대학생활까지도 그와 같이하던 그 슬리퍼였다.

다른건 디자인 알아보기도, 사기도 귀찮고, 나름 쓸만해서 그냥 똑같은걸 몇개정도 대충 사서 쓰던, 바로 그 슬리퍼였다.

오늘은, 너무나 유감스럽게도, 양 발에 왼쪽만 신고 있던 바로 그 슬리퍼였다.

"씨발... 왼쪽이랑 오른쪽을 바꾸라고?"

물론 한쪽은 오른발이다. 당연히 오른발에 있으니, 오른쪽에 신고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이게 오른쪽 신발인가?

그냥 되는대로, 대강 신는 그였다. 왼쪽 신발 오른쪽 신발 그딴게 어딨었겠는가. 밤과 낮이 바뀌어버린 그는 졸렸다.

그냥 대충 일어나서, 대충 오후의 버스를 타고, 대충 편의점까지 휘적휘적 오는 것이였다.

대충 슬리퍼를 신는건 그의 생각 회로에 있을 것이 아니였다.


'좆됐다'를 30번정도 외치며, 의류수거함을 부랑자마냥 뒤져보아도, 신발, 혹은 그 비스무레한거라도 나올리는 없었다.

누덕누덕 기웠음에도 그를 비웃는, 아주아주 대칭적이고, 직각의 반듯한 티셔츠들 뿐이였다.

주변에 지나가는 사람 따위는 없다. 아까 그 사이비도, 취객도, 떡대도, 증발한 듯 사라져버렸다.


'좆됐다'와 '좆같다'를 섞어 추가적으로 50번정도 반복한, 그는 생각한다.

오른쪽에 신고 있으면, 내가 오른쪽 신발로써 현재 기능하고 있는 왼쪽 신발이라면, 이건 오른쪽 신발이냐?

아니면 이건 원래 만들어진대로, 그리고 일반적인 시각으로 대부분 생각하는, 왼쪽 신발이냐?


...



그는 걸어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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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비 첫글입니다.

제일 흥미로웠던 세계관을 더 읽고싶어 직접 써봤습니다.

재밌게 봐주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