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가축화란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오, 역시 웬만한 분들은 다 알고 계시군요?
그래도 모르시는 분들이 계시니까 간단하게 설명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아주 단순하게 말하자면 가축화란 동물을 길들여 우리에게 유용하도록 만드는 일을 말합니다.
이렇게 가축화 된 동물은 그들의 조상인 야생종과 다르게 아주 우호적으로 변합니다.
여기에는 특별한 비밀이 있는데요, 가축화된 종은 영구적인 유전적 변형이 일어나 우리에게 우호적인 유전 형질을 가지게 된답니다.
이 때문에 가축화는 단순히 길들이는 것 과는 명백한 차이를 보이게 되죠.
따라서 여러분들은 처음 보는 고양이와 친해질 수 있는 것이며 그들 또한 여러분들에게 친근함을 느끼게 됩니다.
어때요? 신기하지 않나요?
전혀 다른 여러 종들이 어느 한 종에 대한 맹목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되는 유전 형질을 가지게 된다니 말이죠.
우리에게 가축화된 동물은 많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모든 가축화된 동물을 식용으로 썼었지만 현재는 어느 한 종만 제외한 나머지 종을 모두 다 애완용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어느 한 종에게서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필수 단백질이 그 어느 종보다도 많이 있었기 때문이죠.
아무리 과학이 진보 하여도 그 필수 단백질 만큼은 합성할 수가 없어서 우리는 여태 필수 단백질이 함유된 다른 종들을 가축화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젠 그럴 필요가 없는거죠. 그 종만 가축화 한다면 나머지 종들은 우리가 식용으로 쓸 필요가 없으니까요.
우리가 유일하게 식용으로 가축화한 종이 뭔지는 다들 아시죠?
네. 바로 인류입니다.
그들은 놀라운 종입니다.
그들은 우리와 비슷한 고등 두뇌를 가졌음에도 우리에게 단 한번의 저항도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인류를 침공할 당시 그들의 거센 반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전의를 상실한 건지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순순히 항복했죠.
우리가 정복한 수많은 종들과 다른 상황에 처음에는 인류라는 종이 무척 평화로운 종인 줄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역사를 보았을 때 우리는 인류가 무척 호전적인 성향을 가진 종이란 사실을 알았죠.
그렇다면 도대체 무슨 이유로 그들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우리에게 투항했을까요?
제 수업을 잘 들으신 분들은 그 이유를 눈치채실 겁니다.
네 맞습니다. 앞서 제가 얘기한 내용 기억하시나요?
답은 바로 유전 형질에 있었습니다.
인류에게 공통적으로 있는 발현되지 않는 유전자 속에는 우리 종에 대한 맹목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유전자가 있었습니다.
그 유전자를 인류는 CRD1809 라고 부르고 있더군요.
인류가 우리와 처음 조우한 그 순간, 모든 인류의 CRD1809 유전자가 활성화 되었고 그들은 아무런 저항 없이 투항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인류는 그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을까요?
인류와 우리는 처음 조우한 날 이전까지는 서로의 존재조차도 몰랐는데요?
이건 가설이지만 몇몇 학자들은 우리의 먼 조상들이 인류의 조상이 살던 행성으로 가서 그들에게 가축화 실험을 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영양소인 필수 단백질이 인류의 뇌에 있는 회백질에서 많이 발견된 것이 주요 근거이죠.
아마도 우리의 먼 조상은 과거 성간 전쟁 당시,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보급품을 전달하기 위해 수많은 행성을 개척했을 겁니다.
그러던 중 어느 한 행성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단백질이 비교적 많이 함유된 뇌를 가지고 있는 한 종을 만나게 된 것이죠.
우리의 조상들은 즉시 그 종을 가축화 하게 됩니다.
실험을 통해 뇌 속의 필수 단백질의 함량을 최대한까지 올려 식량 문제를 해결할 셈으로 말이죠.
그 종은 고등한 종족이 아니라 가축화가 쉬울 거라 예상했겠지만 그들의 호전적인 성격 탓에 쉽진 않았을 겁니다.
그러다가 무슨 이유에선지 우리의 조상은 그 행성을 급히 떠나야만 했고, 가축화에 성공한 개체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학살하게 됩니다.
남겨진 가축화에 성공한 개체들은 필수 단백질의 부작용으로 고등한 두뇌를 가지게 되죠.
그리고 그들은 기나긴 세월 동안 진화를 거듭하여 지금의 인류가 된 것입니다.
그러나 인류의 유전자 속에는 우리에게 가축화된 유전 형질이 그대로 남아있었고,
최초의 조우 이후 유전 형질이 발현된 그들은 우리에게 복종을 하게 된 것입니다.
어떤가요? 꽤나 흥미로운 가설 아닌가요?
불행하게도 성간 전쟁 당시 대부분의 역사적 자료가 없어졌기 때문에 자세한 내막은 알 수가 없습니다.
언젠가 잃어버린 데이터를 우주 어딘가 에서 찾게 된다면 우리는 그제서야 비로소 사실을 알게 되겠죠.
자 수업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가축화된 인류가 분화하여 어떤 종으로 진화를 했는지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멍!멍! 끼잉.. - dc App
보나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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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이 세계관에서 가축화되지 않은 인간들이 살아남는 내용도 재밌겠다
오 아이디어 ㄳ
낑 낑... 주인님 그거하자 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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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 딱 이거 생각났음
올 투모로우 생각난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