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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걷는 길에 놓인 책 한 권.

그 책의 표지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네마'

당신은 책을 펼쳐 그 내용을 읽어나간다.




12월 11일 금요일

오늘은 일기쓰는 날



12월 31일 금요일

아저씨가 나를 집으로 초대했다
아저씨를 따라오면 아주아주 맛있는 밥을 해주겠다고 했다
밥은 언제쯤 먹을 수 있을까?



1월 2일 금요일

배고프다
벌써 20일이나 기다렸다
여긴 달력밖에 없어서 너무 심심하다
아저씨가 빨리 오면 좋겠다



1월 6일 금요일

쾅쾅쾅 아저씨가 오는 소리


1월 59일 금요일

살색 크레파스가 필요하다
하얀색과 빨간색은 아무리 섞어도 분홍색밖에 나오지않는다



3월 11일 금요일

아저씨가 맛있는 햄버거를 사줬다
다음번엔 피자를 사준다고 약속했다



6월 45일 금요일

아저씨가 밥을 먹고나면 집없는 달팽이들이 나온다
빨갛고 하얗고 분홍색이다



7월 1일 금요일

아저씨가 수학 숙제를 도와주었다
1 빼기 1은 0
1 빼기 0은 1
1 빼기 1은 0
1 더하기 5은 6
3 빼기 2는 1
12 빼기 4는 8
5 더하기 7은 12
29 더하기 8은 47
1 빼기 1은 0

엄마가 보고싶다



8월 8일 금요일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10월 30일 금요일

아저씨에게 살색 크레파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11월 17일 금요일

아저씨가 장난감을 가져왔다
같이 가지고노니 시간가는 줄 몰랐다
나는 의사였고 아저씨는 환자였다
나는 아저씨에게 아픈 곳이 없는지 물었고 아저씨는 없다고했다
아저씨는 나에게 아픈 곳이 있는지 물었고 나는 있다고 했다
아저씨는 나에게 주사를 놓아주었다



11월 44일 금요일

더 이상 아프지않다
배고프다



11월 59일 금요일

색이 이상하다
하얀색과 빨간색을 섞었더니 초록색이 되었다
이제 나는 아프지않다
빨간색 크레파스가 필요하다
아저씨는 아주아주 맛있는 밥을 해주었다

배고프다




...

책을, 일기장을 덮었다.

시곗바늘은 정각을 가리키고 있다.

더 이상 글을 읽을 수 없다.

더 이상 글은 쓰여질 수 없다.

오늘은...




_____________

소녀의 일기장같은 글을 써보고 싶었음

아직 글 쓰는게 미숙해서 별루인거같다.

훈수, 피드백 환영이니까 언제든지 해줘

읽어줘서 ㄱ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