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를 하다 무서운 상상을 해버린 것이 원인이었다.
얼굴에 잔뜩 거품이 껴있어,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급하게 여동생을 불렀다.
"윤서야 -!!!"
손톱이나 발톱을 깎는지, 밖에서는 '틱, 틱'하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왜!!!!"
"잠깐 와봐!!!!"
윤서는 투덜대며 화장실 문 앞까지 다가왔다.
"왜 불렀어?"
"무서운 상상 해서 너무 무서워! 잠깐 같이 있어주라!"
"아니 언니는 뭔..."
내가 한심한 듯 피식, 실소를 터뜨렸지만, 그래도 윤서는 화장실 문 너머에 서준 듯 하다.
"아무 말도 없으니까 더 무서워! 뭔가 재밌는 이야기라도 해봐!"
"무슨 얘기?"
"음... 너 뭐 하고 있었어?"
"그냥 핸드폰 보고 있었지."
"뭐 보고 있었는데?"
딱히 궁금했던 것은 아니라, 얼굴에 있는 거품을 빠르게 씻어내었다.
"-보고 있었는데, 좀 재밌었어."
"미안! 잘 못들었는데, 뭐가 재밌었어?"
"그거 있잖아. 웃긴 이유로 죽은 사람들."
"큭큭큭...넌 뭐 그런걸 다 보냐?"
"똥싸다가 힘을 너무 줘서 뇌출혈로 죽은게 그럼 안 웃겨?"
"헐.... 불쌍한데 좀 웃기긴 하네."
"그리고...."
살짝 눈을 뜨려다, 눈가에 있는 거품이 덜 씻겼는지 눈이 따가워졌다.
미지근한 물을 눈가에 적시며 윤서의 말을 더 들으려 했으나, 물소리 때문에 잘 들리지는 않았다.
턱-
세면대의 수전을 내리자, 주위가 갑작스레 조용해지며, 밖에서는 '틱, 틱'하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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